한국단편소설 70 -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개정증보판 수능.논술.내신을 위한 필독서
박완서 외 지음, 성낙수.박찬영 엮음 / 리베르 / 201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방학동안 고등학생인 아이가 읽을만한 게 없을까 하다 발견한 책이 바로 이책이다.

수능,논술,내신을 위한 필독서라는 대학입시를 대비하고 있는 학부모의 취향에 쏙

들어오는 문구와 한 권으로 16종 국어 교과서에 실린 단편소설70편을 모두 볼 수 있다는

선명한 빨간색 띠지가 관심을 끌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든 것은 주요작품들의 줄거리와 해설을 MP3 파일로 제공한다는 거였다. 

작품 내용은 책으로 보고, 줄거리와 해설은 MP3로 들을 수 있으니 학원 왔다갔다할때

시간절약도 할 수 있겠다 싶었다. ( http://blog.naver.com/liber_book 로 들어가면

다운받을 수 있다.)

 

 

일단 아이에게 읽으라고 주기전에 내가 먼저 읽기 시작했다. 학창시절에 나름 문학소녀라

자칭했기에 꽤 많은 책을 읽었었고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 단편소설은 내 문학적 감수성을

유지하게 했던 큰 자산이였다.

<빨간 머리 앤>이나 <키다리 아저씨>같은 세계문학전집보다 <소나기>,<봄봄>같은

한국소설들이 더 끌렸던 것은 아마도 공감할 수 있는 서정적 느낌에 묘하게 남는 정서적

떨림과 여운이 오래 남았기 때문인 것 같다.

 

이 책에 수록된 소설을 훝어보다 이태준 작가의 이름을 발견하고 깜짝놀랐다.

광복을 맞이한 뒤 친일파들이 애국지사로 뒤바뀐 채 마구 설치는 남한이 꼴보기 싫어

어쩔 수 없이 월북했던 작가라 우리때는 언급조차 금지되었던 작가였는데 이제는

버젓이 그의 작품이 교과서에 다뤄지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이 책의 구성은 안국선의 <금수회의록>이 발표된 1908년에서 박완서의 <그 여자네 집>

이 발표된 1998년까지의 작품을 수록하고 있다.

이 시기를 <개화기>, <1920년대>, <1930~1944년>, <1945~1949년>,<1950~1959년 >

등으로 세분화 시켜서 시기에 맞는 작품과 시대별 소설의 경향과 역사적 배경을

설명해주고 있어 한국 단편 소설의 흐름과 역사를 제대로 짚어볼 수 있게 하였다.

또한 작품말미에는 작가와 작품세계, 그 작품의 배경과 시점,주제들을 담은 작품정리,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구성에 따른 줄거리가 소개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작품의 한계나 의의, 또는 상징하는 것이 무엇인지, 당시 사회현실에 비추어

보아 작가의 의도는 무언지 등등 '생각해 볼 문제'를 던져주는 부분이 마음에 쏙 들었다.

작품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서 작품을 분석하고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어

논술대비에도 유용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문학작품을 읽는데 늘 딜레마가 있다. 문학작품을 분석하는 것이 옳은가, 단순히

감상만 하면 안 되는가 . 이렇듯  논리적 분석과 작품에 대한 감상적 접근을 어떤 비율로

나눠야할지 늘 따라다니는 고민이다.

하지만 아무리 내용을 이해했다해도 거기에서 정서적 교감과 감동적 떨림을 느낄 수

없다면 제대로 책을 읽었다할 수 없겠고 큰 감동을 받았더라고 구체적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면 다른 사람에게 감상을 전달할 수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일제강점기라는 암울했던 시대와 마주해야만 했던 작가의 답답한 내면을

이해할 수 없고서는 그 작품에 쓰여진 단어나 문장을 이해했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문학작품에 있어서 분석과 감상은 함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이 책처럼 한국 단편소설의 흐름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게 감상과 분석이

알맞게 버물여진 책들이 좋다.

단순히 학습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의 사고의 폭을 넓히고 정신의 자양분을

쌓는데 이 책이 도움을 줄뿐만 아니라 한국 단편소설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형성되었는가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거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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