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빈손 사기 맹상군열전 - 사람을 품은자, 천하를 얻으리니 신나는 노빈손 동양고전 시리즈 1
박은철 글.그림, 이우일 그림 / 뜨인돌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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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빈손이 동양고전의 정수인 사기에까지 그 마력을 뻗쳤다. 청소년 책이지만 누구보다도

노빈손 시리즈를 열심히 봤기 때문에 노빈손의 사기가 나왔다는 소식이 무척 반가웠다.

사기 중에서도 청소년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열전부터 시작했다는 점은 짐작할

만했지만 수 많은 인물중에서 맹상군을 선두로 내세웠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흔히 우리가 잘 아는 <백이와 숙제>나 <관중와 포숙>부터 시작하지 않고 앞 선 인물보다

덜 알려진 맹상군부터 포문을 열었다.

 

그러나 내가 사기열전을 읽었을 때도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것이 맹상군열전이였던 터라

기대가 되었다.

 

맹상군이 누구인가? 맹상군은 전국시대 제 나라 왕족으로 뛰어난 리더십으로 

3,000여명의 식객들을 귀천을 막론하고 모두 평등하게 대우하며 선비들의 인심이

자신에게 기울어지도록 만든 사람아닌가?
한결같이 똑같은 대우를 했기에 비록 죄를 짓고 도망쳐온 사람이라도 남다른 재주가

있기만 하면 반겨 식객으로 맞이했기 때문에 몰려든 식객 중에는 개 짖는 소리를

잘 내는 도둑과 닭 우는 소리를 잘 내는 사람도 있었다.

하찮은 재능같았지만 맹상군이 위기에 처했을때 그들의 활약으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그래서 하찮게 여기는 재주가 크게 쓰이는 경우를 빗대 쓰는 말

계명구도(鷄鳴狗盜, 닭소리로 개모양을 해 도적질한다)가  생겨난 연유다.

 

사기에 나오는 수많은 한자성어중에서도 특히 나는 계명구도가 마음에 든다.

닭 울음소리를 잘내거나 개 흉내를 잘 내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그다지 훌륭한

재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쩌면 쓸모없는 재능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상엔 쓸모없는 물건이 없는 것처럼 길가에 버려진 똥도 긴요하게 쓰임새가

있다. 하물며 인간은 말해 무엇하랴? 저마다 숨은 재능이 있기에 그 재능을 찾아내서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맹상군처럼 하찮은 재주인 닭울음소리, 개 흉내를 가진 자를 식객으로

받아들일줄 아는 식견에 대해서도 사람을 버리지 않는 사고방식이 맹산군을 전국

4공자중 으뜸으로 올려 놓은 것이라 생각한다. 요즘처럼 다양성이 요구되는

시대에 그러한 사람을 미리 알아볼 줄 아는 것이 리더의 중요한 자질일 것이다.

 

이렇듯 사기에는 인간의 삶과 여러가지 문제를 현명하게 풀어나갈 수 있는 지혜로

가득하다. 특유의 유머로 버무려진 이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고전이 지니고 있는

철학과 지혜를 한아름에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계명구도 뿐만 아니라 동고동락, 분기충천,발본색원,오합지졸 같은

100여개의 고사성어가 적제적소에 재미있게 풀이되어 있어 한자성어와 그에 얽힌

이야기를 읽다보면 자연스레 한자에 대한 자신감도 키울것 같다.

 

특히 이 책 마지막에 등장하는 사마천과 이릉과의 카카오톡의 짝퉁 가가오토

(울음을 더하여 오명을 토해낸다)같은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는 이 책만이 갖는

매력일 것이다.

사기열전의 원전을 크게 해치지 않으면서도 즐거움과 지혜로움을 모두 배울 수

있는 노빈손의 동양고전 시리즈가 계속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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