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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의 공포 ㅣ 지그재그 22
다니엘르 시마르 지음, 카롤린 메롤라 그림, 이정주 옮김 / 개암나무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왜 월요일은 빨리 돌아오는 걸까? 특히 어김없이 돌아오는 월요일 아침은 무척 힘들다.
알람도 맞추지 않고 늦잠을 자기도 하고 주말내내 하루종일 뒹굴뒹굴 거리며 책을 읽거나
컴퓨터를 하는 자유시간을 만끽하다 5시에 맞춘 알람으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월요일은 공포스럽다.
여기 나처럼 월요일이 공포스러운 아이가 또 있다. 책 표지에 나와있는 모습으로도 충분히
월요일이 두려워보이지 않는가?
얼굴이 동그랗고 머리카락이 삐죽삐죽 솟은 이 소년의 이름은 줄리앙 포트뱅이다.
공부도 잘하고 숙제도 열심히 해서 선생님께 사랑받는 모범생인 줄리앙에게 특별한 일이
일어났다. 바로 완벽주의 엄마가 출장을 간 것이다.
그동안 엄마때문에 먹지 못했던 패스트푸드점에 가기고 하고 매일 저녁 아빠랑 게임기를
갖고 놀았다.
꿈같은 일주일의 마지막날인 일요일 저녁이 되서야 고래에 대해서 조사해 오라는
오딜선생님이 내주신 숙제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은 줄리앙은 아빠가 주무시면
숙제를 하려고 생각했지만 그만 잠이 들어 버렸다.
천장이 머리 위로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월요일 아침을 맞이한 것이다.
천장이 무너져서 온 몸을 박살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줄리앙이 이 난관을 어떻게
헤치고 나가지? 일단 아빠에게 아프다고 핑계를 댔지만 아빠를 설득할 수 없었다.
어쩔수없이 학교를 향하던 줄리앙에게 무시무시한 동네형들이 나타났다. 가방을 뺏기고
다치기도 했지만 덕분에 숙제를 해결할 좋은 방법이 마치 요술방망이로 머리를 툭 친것처럼
생각났다.
불량배에게 가방을 뺏겨서 숙제를 낼 수 없다고 핑계를 대서 위기를 모면한 줄리앙은
월요일 챔피언 별을 갖고 싶은 욕심에 고래에 대해 조사한 내용을 발표해서 별을 받았다.
하지만 거짓말로 얻은 챔피언 별은 너무 무겁게 느껴졌다.
엄마가 두려움은 넘어서기 힘든 벽과 같지만 그래도 그 벽을 올라가서 그 뒤에 뭐가 있는지
봐야한다고 말을 떠올린 줄리앙은 결국 용기를 내서 선생님께 사실을 말하고 별을
돌려드렸다.
학창시절에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스스로 잘못된 것들을 해결해가는
줄리앙의 모습을 보니 한뼘씩 자라는 아이들 모습이 떠올라 흐뭇한 미소를 내내
띠우며 책을 읽었다.
잠을 자지 않으려고 베게를 물어뜯는 모습이나 아빠에게 적당히 둘러댈 말을 찾느라
머리속에 겁에 집린 생쥐가 뱅글뱅글 도는 모습 등 줄리앙의 심리를 꿰뚫는 생생한 묘사가
있어서 더욱 내용이 공감이 갔다.
특히 내가 없을때 몰래 라면과 아이스크림을 사다먹으며 행복해하는 가족들 모습을 떠올리며
줄리앙 가족이 패스트푸드와 게임을 하며 느꼈을 해방감에 웃음이 나왔다.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이라도 이렇게 즐겁게 먹는다면 그다지 나쁠 것도 없을 것 같다는 위험한(?) 생각도
들정도로 유쾌한 에피소드였다.
챔피언 별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언제가는 줄리앙과 내 아이가 스스로 알아가는 것의
즐거움을 느끼며 숙제를 할 수 있었으면 하고 소망하는건 아무래도 엄마입장에서 바라본
욕심일까^^
이 책을 읽고 많은 어린이들이 두려움을 이겨내고 옳은 결정을 스스로 내리는 수많은 줄리앙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