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빛나는 밤 - 아빠와 함께 천문학 여행
울리히 뵐크 지음, 전대호 옮김 / 봄나무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내 아이에 대한 가장 사랑스러운 기억은 무엇일까?

백일때 동자승처럼 머리를 밀었던 귀여운 모습? 아니면 뒤뚱거리며 첫 발을 디덛던

감격스러운 장면? 그 모든 것이 사랑스러웠지만  내가 기억하는 가장 인상적이였던

기억은 달을 볼때마다 조그만 입으로 '달님안녕'이라는 그림책 내용을 오물오물 말을

하던 모습이다.

 

"구름아저씨! 안돼요.나오면 안돼요.달님이 우니까요"

구름에 가린 달님 모습에 아쉬워하며 빨리빨리 달님 모습을 보고 싶어 했던

모습은 늘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그래서일까? 책의 작가도 딸이 한 살 반쯤되었을 때 처음으로 달을 발견한 순간-

작은 팔을 치켜들고 흥분한 표정에 반짝이는 눈망울로 저녁 하늘을 가리키며 "어!어!"

하던 모습- 을 기억하고 있다는 구절을 보니 아이와의 추억이 떠오르며 밤하늘에

떠있는 달님의 모습을 새삼스럽게 쳐다보았다.

 

하늘에 있는 해와 달과 별을 연구하는 학문인 천문학은 이처럼 하늘을 쳐다보며 경탄하는

아이처럼 바라본다면 어려운 학문이 아니다. 하늘에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발견할 때

감격한다는 점에서 천문학자는 아이와 같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놀라운 하늘과 우주의 모습을 아이에게 들려주고 보여주고 싶은

천문학자이자 아버지의 사랑이 담긴 이야기다.

 

천문학자의 딸에게 가장 어울리는 이름을 가진 슈텔라(Stellar, 라틴어로 별이라는

뜻이다)는 천문학을 가르치려는 아버지에게서 망원경을 선물받는다.

 

별들이 밤하늘을 반짝이며 수놓은 것들을 망원경으로 관찰하며 스텔라는 하늘과
우주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드러내며 아이만의 깜찍한 질문을 한다.
"어째서 우주인들은 아래로 떨어지지 않지?"
"내 별이 멀리 날아가 버리면 어떻하지?"
"왜 시간은 10시가 아니라 12시까지 있어? 손가락과 발가락은 10개잖아.
12보다 10이 알아보기도 훨씬 더 좋을텐데."
 
그럴때마다 아빠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쉬운 말을 골라가며 천문학적 설명을 
해주기도 하고, 월식을 보여주기 위해 지붕위에 올라가기도 하고 조개껍데기로
해시계를 만들기도 한다. 때로는 아이들만의 꿈꾸고 상상할 수 있는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 과학적 지식을 슬그머니 내려놓는 모습도 보여준다.
 
이러한 아빠의 노력은 낯설고 어려운 천문학에 대해 친근하고 설득력있게 풀어준
지식책의 역할뿐만 아니라 천문학이 얼마나 즐겁고 흥미로운 학문인지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어하는 아빠의 사랑이 절절히 느껴지게 하는 감동을 준다.
 
"갈릴레이가 목성의 위성들에 메디치의 별이라는 이름을 붙인 까닭은 메디치
가문이 갈릴레이의 연구를 아주 잘 지원해 주었기 때문이야."
아이는 잠깐 동안 생각하더니 나로서는 쉽게 잊을 수 없는 말을 해주었다.
"그럼 나는 내 별을 '아빠의 별'이라고 불러야겠네.아빠 생각은 어때? 멋진
이름이지.안그래?"
 
아마도 슈텔라도 이런 아빠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아빠와 함께한 천문학 여행이
일생동안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을것이 틀림없다.
  
이 책을 읽고나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별인 아이와 함께 밤하늘을 바라보며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슈텔라와 아빠처럼...
 
 "아빠는 무슨 소원을 빌었어?"
"더 많은 시간." 내가 말했다.

"시간?왜 그런 걸 빌어? 시간은 항상 있잖아. 시간을 더 달라고 빌다니. 아빠는 소원을
낭비했다."
 "시간은 소중해. 어른들은 그걸 느낀단다. 아빠는 이를테면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너와 함께 보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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