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문학 오디세이 - 유럽문학을 읽다!! 고전에서 현대작품까지
김정자 지음 / 작가와비평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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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의 많은 나라들은 저마다 독특한 개성과 매력을 갖추고 있다. 세계사에 굵직한   

획을 그었던 그리스, 이탈리아,프랑스나 음악과 문학의 무대가 되었던 독일,영국등  

유럽 어느 곳에 있더라도 특별한 감성을 자아낸다.

 
이 책은 그런 유럽문화가 살아있는 여행을 떠나듯 유럽문학의 발차취를 더듬어보게 하는

안내서이다.

 

흔히 유럽 문화의 3대 요소는 그리스 신화와 기독교 정신, 게르만 신화라 한다.  

이들은 각각 유럽문화의 특징을 규정하는 일부이자 싹이다.

 
역사가인 토마스 불핀치는 "신화와 전설을 모르고는 깊이 있는 서양문학을 이해할 수도

감상할 수도 없다."라고 했듯이 이 책의 시작은 고대그리스신화다.

책은 총10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어서 고전 그리스문학부터 게르만신화가 살아있는  

중세문학을 거쳐 현대문학까지 만나볼 수 있었다.

우리에게 친숙한 괴테의 <파우스트>나 <젊은 베르터의 슬픔> 같은 작품도 있지만

드레스테-휠스호프의 <유대인의 너도밤나라>나 슈토름의 <임멘호수>같은 익숙치 않은

문학작품도 있다.

 

저자가 독일문학을 전공한 탓인지 소개되는 작품들이 대부분 독일어권 작가들이며  

일부 영국 작가들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보면 <유럽문학오디세이>라는  

제목에는 사실 걸맞은 느낌은 아니다.

 
또한 브론테 자매,드로스테-휠스호프,버지니아 울프, 엘프리데 옐리넥 등 여성작가들  

작품들이 상대적으로 많다. 차라리 유럽문학과 여성이라는 관점에서 다루는 것이  

더 좋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편중되어 있다. 그런면에서 오히려 여성작가들  

위주로 유럽문학을 짚어보는것이 어떨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문학과 여성이라는 주제는 워낙 많이 회자되어서 이젠 식상해 보이기도 하지만  

문학속에서 여성의 지위나 생각들이 고대, 중세, 현대를 거치며 변화되는 과정을  

가치와 사회상, 연애관등을 서술해 그 시대의 다양한 관점에서 풀어놓았으면 오히려  

이 책이 빛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왜냐하면 저자가 앞뒤로 배치한 <메데아>의 고대와 현대적 관점에서 상이하게 달라지는  

해석을 실었기 때문이다.

전면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고대 그리스 비극 시인인 에루리피데스가 쓴 자식까지  

죽이는 비정한 여인이자 복수심에 넘치는 잔인한 악녀로 묘사된 <메데아>를 배치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로 넘어가면 거칠고 악독한 악녀 역할의 메데아의 모습을 분별력과 통찰력과  

주체성을 갖춘 지혜로운 여인 메데아로 탈바꿈시킨 크리스타 볼프의 <메데아>를 싣고 있다.

이것은 2천여 동안 서구사회를 지배해 온 남성중심주의의 탐욕과 폭력, 그리고  

비인간화의 과정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해 온 여성주의적 시각의 표출이다.

수천년 동안 잘못 이해되었고 달리 해석되었던 메데아의 운명과 그녀의 진실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메데아를 신비하고 매력적인 동시에 모순에 찬 인물로 묘사된 이 부분이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었고 마음에 드는 해석이었다.

 
사실 이 책은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만만한 책은 아니다. 마치 대학강의록을 들춰보고  

있는 것 같은 딱딱한 문체와 문학작품에 대한 저자의 생각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해석이  

담긴 인용구가 더 많이 보일 정도로 강의를 듣는 듯한 느낌이 강하다.

신선한 해석이 없다는 점이 단점일 수도 있겠지만 반면에 작품에 대한 다양하고  

보편적인 시각을 볼 수있는 장점이 되기도 한다.

이런 식의 세계명작 다이제스트가 유럽문학의 흐름을 한권의 책으로 훝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 나와있는 고전문학을 챙겨보야 겠다는 생각이 들고, 시대에 따른 문학의  

주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면 유럽문학을 감상하도록 안내하겠다는 

이 책의 소기의 목적은 이룬것이라 생각한다. 

 

ps)그런데 이 책은 오타가 눈에 많이 밟힌다. 꼼꼼한 교정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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