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무엇보다 사랑해
로라 덕스타 외 / 물음표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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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이 유려하거나 화려해서 톡톡 튀는 문장이 아니라

담백하게 말하는 데도 가슴에 남는 책이 그림책이다.

감성을 자극하는 표현들과 맛깔스러운 문장이 살아있어서  

음미할 수록 가슴을 요동치게 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생기면 부모 연령이 아이연령이 된다고 하더니

초등학교 6학년인 아이때문에 한동안 그림책을 볼 기회가 없었다.

오래간만에 그림책을 보니 그동안 익숙했던 글만 빽빽하게 가득찬 책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그림이 주는 즐거움에 흠뻑 빠질 수 있었다.

 

사진처럼 정교한 것이 아니라 파스텔 톤의 따뜻한 색감이 주는 아련한 분위기가

그림책이 이야기하고 싶은 엄마의 사랑, 아이의 사랑를 포근하게 감싸주는 듯 했다.

 

<이 세상 무엇보다 사랑해> 책은 두 편의 이야기가 책 양쪽에서 시작돼

가운데서 만나도록 되어있어 어느쪽을 먼저 선택해도 느낌은 다르지 않다.

한쪽에선 엄마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다른 한쪽은 아이가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이

각각의 눈높이에 맞춘 사랑표현으로 고백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서로 사랑하는 마음과 표현은 끝이 없어서 어느쪽에서 시작하든

돌고돌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하듯이... 

 

세상에서 제일 높이 나는 새보다 더 높이

세상에서 제일 키 큰 나무보다 더 크게

세상에서 제일 긴 길보다 더 길게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의 사랑은 그랬다.

 

세상에서 제일 조용하게 기어가는 애벌레보다 더 조용하게

세상에서 제일 멀리 뛰어가는 개구리보다 더 멀리

세상에서 제일 큰 비누방울보다 더 크게

엄마를 사랑하는 아이의 사랑은 그랬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을때 느끼는 마음은 뭐랄까

가슴 따뜻함과 가슴아림이 공존하는  미묘한 감정이랄까...

 

어느새 너무 커버려 이제는 무릎에 앉혀서 도란도란 읽어줄 수 없다는 안타까움과

그래도 아이랑 눈 맞추며 나누었던  따뜻했던 시간이 있었음을 기억할 수 있어서

행복한 마음이 엇갈렸다.

 

창문을 통해서 들어오는 상큼하게 내리쬐는 봄햇살을 좋아하는데 

벌써 무더위가 느껴지는 여름이 성큼 다가옴을 슬퍼하다가

이렇게 짧은 봄햇살이 어린 시절의 아이와의  추억으로 느껴져

더욱 아쉬워졌다.

 

<이 세상 무엇보다 사랑해>에 나오는 문장을 외웠다가

아이에게 들려주면 아이가 어떻게 반응할까 하며 은근히 기대하며 물었더니

이마에 여드름이 송송난 얼굴로

"나는 엄마를 명왕성까지 갔다오는 것 만큼 사랑해요" 라며

씩 웃는다....

 

오늘은 키가 나만한 아이를 무릎에 앉혀서 꼭 껴안고

<이 세상 무엇보다 사랑해>를 읽어주고 싶다..

예전에 했던 그대로의 모습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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