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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람 엄금 ㅣ 엄금 시리즈
치넨 미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6년 6월
평점 :
이 보고서를 열람하는 순간, 당신 역시 더 이상 방관자로만 머무를 수 없다.
대낮의 도쿄에서 11명이 끔찍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범인은 야에가시 신야.
경찰은 그가 정신 착란과 피해 망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하고,
정신 감정 전문의 우에하라는 그와의 면담을 진행한다.
그러나 면담 도중, 야에가시는 '도메키의 눈'들을 없애 달라는 부탁을 남긴 채 스스로 눈을 찔러 죽음을 맞이한다.
이후 우에하라는 또 다른 정신 감정 전문의와의 인터뷰를 통해,
'도메키의 눈'을 둘러싼 진실을 추적해 온 과정을 이야기한다.
절대 열어서는 안 되는 『열람 엄금』.
이 책을 펼치는 순간, '도메키의 눈'을 둘러싼 어둠의 진실은
더 이상 '나'와 아무 관련 없는 이야기로 흘러가지 않는다.
이 작품은 독자를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든다.
인터뷰이들의 말속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위화감이 스며 있고,
평범하게 이어지는 대화 속에서도 어딘가 어긋난 감각이 서서히 쌓여 간다.
'분명 평범하게 흘러가는 대화인데, 왜 알 수 없는 이상함이 느껴지는 걸까.'
그 의문이 깊어질수록, 지금껏 당연하다고 믿어 온 전제들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나 역시 책장을 넘길수록 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에 서늘한 긴장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 작품의 독특한 점은 단순히 위에서 아래로 읽어 내려가는 방식으로만 구성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엽기 살인범의 정신 감정 보고서'라는 부제처럼,
보고서와 진단서, 인터뷰 내용, 그리고 소름 끼치는 사진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독자를 거대한 미스터리의 한가운데로 끌어들인다.
단언컨대 이 작품은 단순한 미스터리 소설이 아니다.
누군가를 쉽게 단정하고 낙인찍는 시선,
그리고 진실을 외면한 채 사건을 소비하는 우리의 태도에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독자는 어느새 사건의 바깥이 아닌 그 안에 서게 되고,
끝내 자신은 과연 어떤 위치에 있었는지를 되묻게 된다.
『열람 엄금』을 어기고도 이 보고서를 끝까지 읽을 자신이 있는 사람에게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다만, 이 보고서를 끝까지 읽고 난 뒤에도
자신이 여전히 방관자라고 말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