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단편들 가운데 개인적으로 작품의 제목인 '다른 사랑'과 가장 잘 어울리는 이야기는 「그곳」이라고 생각한다.물살에 휩쓸려 죽을 위기에 처했다가 타인의 도움으로 구조 된 '나'.그녀는 그날의 기억을 품은 채,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어 한다.쉽게 마음을 내어주는 그녀의 모습을 따라가기 버겁다가도,그 밑에 자리한 결핍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정전과 극심한 더위, 그리고 탈출한 곰이 배회하는 산속 체육관.꿉꿉한 여름을 떠올리게 하는 공간은 묘한 불안과 불쾌함을 자아낸다.그 속에서 완전히이해할 수 없는 그녀의 사랑은 내가 알고 있던 사랑과는 다른 형태를 하고 있어, 그오히려 그 낯섦에서 묘한 매력을 느끼게 된다.결국 탈출한 곰이 붙잡히고 그녀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지만,마음 한편에는 여전히 체육관인 '그곳'이 남아있다.그녀가 그곳에 남겨두고 온 것들은 어쩌면 오랫동안 채워지지 못한 결핍의 흔적일지도 모른다.그래서인지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하면 씁쓸함과 안타까움이 함께 밀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