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문송한 사람의 과학 공부

도전골든벨에서 최후의 1인까지 올라갔던 학생은 태양 폭발이라고 적어야 할 자리에 문과라 죄송해요라고 썼다(2016626일 방영됨). 이를 줄인 문송합니다.’는 하나의 유행어가 되었고, 대중에게 잘 알려진 논객은 이 말을 방송에서 사용하여 이 말을 확산시키는 데 일조하였다(유시민은 2018118일에 JTBC 뉴스룸의 암호화폐 관련 토론에서 문송하다라는 말을 썼다.). 2016년 전후로 1분과학, 안될과학, 과학드림과 같은 과학 유튜버들이 출현했으며, 실력과 능력을 갖춘 과학 커뮤니케이트들이 방송계와 출판계에 입성했다. 지금 우리에게 과학은 필수 상식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 글은 과학에 대해서 알고 싶으나 문송한 분들을 위해 과학 입문서 몇 권을 소개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나탈리 엔지어, <원더풀 사이언스>(지호, 2010), 이정모의 <과학이 가르쳐 준 것들>(바틀비,2023), 유시민의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돌베개, 2023)가 그것이다. 나탈리 엔지어는 과학 공부를 통해 우리가 일상적으로 범하는 비과학적 태도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한편, 확률, 척도, 물리, 화학 등과 같은 것들이 우리 사회에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해 말한다. 과학을 하는 사람들이 어떤 태도를 지녔는지를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이정모의 책을 권한다. 내용은 어렵지 않고, 문장은 쉽다. 읽고 나면 이런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이것이 정말 과학자의 태도라면 존경할 만한 걸. 유시민은 자칭 지식 소매상답게 자신이 읽은 과학 서적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경제학뿐만 아니라 철학, 정치 등의 인문학을 과학 이론에 접목시켜 설명한다.

이런 책들을 무작정 읽는 것도 좋겠지만, 과학이 무엇인지, 과학자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인지, 과학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등을 알아 두는 것도 좋을 듯하다.

 

과학이란 무엇인가?

과학이 무엇인지 묻기 전에, 종교, 미신, 신화, 음모론, 괴담, 과학의 공통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이런 것들의 공통점은 이야기라는 것이다. 또 이러한 이야기들은 어떤 현상의 원인을 설명하기 위해 창작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생했을 때를 떠올려 보자. 코로나가 신의 심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고, 세계 최고의 부자인 로스차일드 가문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퍼뜨린다는 음모론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코로나는 초유의 사태였고, 이로 인해 강금당하다시피 한 사람들은 자신의 인지능력을 총동원하여 사태를 이해하고자 했고, 그리하여 이런 괴담이나 음모론이 만들어졌고, 매우 직설적이고 흥미로운 이야기, 증명하기는 어려우나 말하기는 좋은 이런 이야기에 사람들은 현혹되었을 것이다.

탈리 엔지어는 보스턴 대학교의 과학자들이 들려준 이상한 이야기 하나를 소개한다. 그 이야기의 내용은 빨간눈청개구리의 알은 가까이에 뱀이 접근하면, 잡아먹히는 걸 피하기 위해 예정보다 일찍 부화한다는 것이다. 이런 해괴한 말을 믿어라고?

 

알이 예정보다 일찍 깨어나는 이유가 다른 환경 요인 때문이 아니라 다가오는 뱀 때문이라고 그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그래서 과학자들은 정확히 알아내기 위해 뱀의 접근을 비롯해 사람의 발자국이나 빗방울 등 강도가

 같은 다양한 진동을 알에다 가해보았다. 개구리 알은 뱀이 다가올 때만 부화했다.

원더풀 사이언스, 62

 

명심해야 할 것은 과학자들은 얼토당토 않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분명하고 명확한 증거를 첨부한다. 개구리 알은 뱀이 다가올 때 부화할지도 몰라라는 생각을 검증했을 때 비로소 다른 이야기들과 구분되는 과학적 이야기가 된다.

과학계에서 만들어 낸 코로나에 대한 이야기로 말미암아 백신을 만들 수 있게 되었고, 병세를 완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약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그리하여 우리는 코로나를 감기쯤으로 치부할 수 있게 되었다. 오늘날 사람들이 종교나 음모론에 의해 배태된 이야기보다 과학 분야에서 도출된 이야기를 더 신뢰하는 이유는 과학적 이야기가 문제 해결에 실질적 도움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과학자는 무엇을 하는가?

빨간눈청개구리 알과 관련된 이야기는, ‘아직 빨간눈청개구리 알이 부화할 시기가 아닌데 왜 벌써 빨간눈청개구리 알이 부화한 거지라는 물음에서 시작했을 것이다. 그래서 뱀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고 안 잡아 먹히려고 이 알은 일찍 부화하는 것일 거야’, 라는 이야기를 만들어 냈을 것이다. 납득하기 어려운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논리성, 합리성을 가진 이야기, 이것을 과학자들은 가설이라고 부른다.

물론 종교도 문학도 이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이야기만 만드는데 그치지 않는다. 여러 개의 알들을 그룹 지은 후, 한 그룹에는 뱀이 접근할 때 발생하는 진동을, 다른 그룹에는 사람의 접근할 때 발생하는 진동을, 또 다른 그룹에는 빗방울이 수면에 떨어질 때의 진동을 가해보았을 것이다. 이러한 진동의 강도는 서로 엇비슷하며, 빨간눈청개구리 알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성격의 진동이었을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를 통해 뱀이 다가올 때만 빨간눈청개구리 알이 부화함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과학자들은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실험군과 대조군으로 나누어 실험을 한다. 과학자들은 실험이라고 불리는 행위를 통해 가설이 현상을 설명하는 올바른 방법임이 밝혀지면, 가설은 과학적 사실 또는 이론이라는 지위를 획득하게 된다. 이 과정은 지난하다. 그래서 이정모는 과학은 쉬운 게 아닙니다. 과학 연구는 전혀 신나는 과정이 아닙니다. 어렵고 지루합니다. 똑똑함보다는 끈기가 더 필요합니다.”(과학이 가르쳐 준 것들, 73)라고 말한다.

왜 사과가 떨어지는지를 물었던 뉴턴의 후예들은 당연한 것을 당연하다는 말로 얼버무리지 않는다. 당연한 현상을 세밀히 관찰하여 현상의 원인이나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애쓴다. 이러한 노력이 번번이 실패하더라도 그러한 실패가 오히려 정상이라는 듯이, 실패를 반복한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며, 자신의 모름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견해를 수용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과 협업을 통해 올바른 결론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하여 올바른 결론에 이른다고 하더라도, 어떤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견고한 과학적 이론을 세운다고 할지라도,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믿고 싶어하는 매력적인 이론을 만들었다고 할지라도, 그 이론이 아무리 오랜 기간 사람들이 믿어왔다고 하더라도, 현상을 더 합리적이고 더 논리적이고, 더 풍성하게 설명하는 방법이 제시되면, 기존의 결론은 얄짤 없이 폐기된다. 천동설이 지동설로, 창조론이 진화론으로 대체된 것처럼 말이다. 이정모는 이렇게 말한다.

 

과학에 정답은 없습니다. 과학 지식은 시대에 따라 계속 변해왔습니다. 과학 지식은 인류가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일시적인 답일 뿐입니다. 과학자들은 정답보다 좋은 질문에 관심이 많습니다. 물음을 던지고 논리적 과정을 따라 자신만의 답을 찾아낸다면 그것이 과학이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이 가르쳐 준 것들, 45

 

다시 과학이란 무엇인가

과학은 현상의 원인을 밝힌다.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다양한 사실들을 수집한다. 그래서 화학과에서는 118개의 원자를 설명하는 주기율표를 외우고, 물리학과에서는 물질의 운동과 관련된 법칙들과 관련된 공식들을 배운다. 그렇다고 해서 과학이 사실들을 외우고 정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과학은 단순히 사실의 집합이 아니다. 과학은 마음의 상태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이며 본질을 드러내지 않는 실체를 마주하는 방법이다. 가장 정교한 발톱으로 문제를 공격해 느낄 수 있고 음미할 수 있는 조각으로 갈기갈기 찢는 기술이다.

원더풀 사이언스, 38

 

과학이 사실의 집합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라니, 무슨 말일까? 과학이 현상을 아무리 객관적으로 설명하려고 해도 시대의 지배적인 인식 체계를 벗어날 수는 없는 것 같다. 중세 시대의 사람들은 거룩한 교회의 가르침과 배치되었기에 천동설을 부정할 수 없었고, 아인슈타인과 같은 위대한 과학자도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양자역학을 밀쳐내려 했다. 이렇게 볼 때 과학은 당대의 지식 수준이나 과학자의 인식 범위 안에서 진동하는 우리의 마음의 상태가 반영된 지식 체계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어떤 과학자는 관찰, 실험, 수학적 증명 등을 통해 시대 너머로 도약하며, 우리의 닫힌 마음을 뚫고 비상하여 새로운 진실을 탈취한다. 갈릴레오는 막강한 교회의 권력이 목숨을 좌지우지하던 시대임에도 천동설을 부정하고 지동설을 천명했다. 하이젠베르크는 속도를 알면 위치를 알 수 있고, 위치를 알면 속도를 알 수 있다는 뉴턴 역학이라는 인식론적 압박에서 벗어나 속도를 알면 위치를 확정할 수 없고, 위치를 알아도 속도를 확정할 수 없는, 또는 물질이면서 동시에 파동으로 존재하는, 우리가 경험해 본 적 없는 양자역학의 세계를 열어젖혔다.

어쩌면 우리의 시대가, 우리의 시대에 젖어 있는 우리 마음의 상태가 우리의 사유를 가로막고 있는지도 모른다. 과학자는 과학적 태도를 바탕으로 자신을 가로막고 있는 벽을 부수려 한다. 바위로 계란 치기에 불과한 이 일을 과학자는 묵묵히 수행하여 인간이 한번도 다가서지 못한 인식의 세계로 내닫는다.

 

인문학은 과학이다

과학의 사전적 의미는 보편적인 진리나 법칙의 발견을 목적으로 한 체계적인 지식으로, 과학의 넓은 뜻은 학()이며, 좁은 뜻은 자연 과학이다. 즉 모든 학문은 과학이다. 앞에서 말했던 과학은 사실 자연 과학에 관한 것이었고, 지금부터 말하고자 하는 인문학의 풀 네임은 인문 과학이다.

자연 과학이 현상을 발견하고, 이를 설명할 가설을 세우고, 다시 가설을 검증하는 과정을 거치듯, 인문학 의 메커니즘도 비슷하다. 이를테면, 맹자는 사람들을 관찰하여, 가엽고 불쌍한 지경에 이른 사람을 돕고자 하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을 누구나 지니고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맹자는 사람의 본성이 인()하다고 보았다. 이 인함, 또는 어짊을 오늘날 식으로 번역하자면 남을 위하는 이타심정도일 것이다.

그러니까 맹자는 인간에 대한 관찰을 통해 인간은 본성적으로 이타심을 지니고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다만, 맹자는 가설을 검증할 수 있는 실험을 하지 못했고, 물질적 증거를 내놓지도 못했다. 그래서 일군의 인문학자들은 오히려 이기심이 인간의 본성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유시민은 이 케케묵은 논쟁을 종결시킬 수 있는 근거를 신경과학자들이 제시했다고 본다.

 

거울신경세포는 대뇌피질을 비롯한 뇌의 여러 부위에 분포해 있으면서 다른 사람의 행동을 모방하는 행위를 조장하거나 억제하는 등 여러 일을 한다. 또한 공감과 도덕적 동기 유발의 기초를 제공하며 타인의 고통을 느끼고 염려하고 덜어주는 행위를 장려한다. 거울신경세포가 모방과 공감에 관여한다면 문명을 만든 뉴런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중략

인간 본성이 선하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선한 본성지니고 있다. 거울신경세포 또는 거울신경시템이라는 신경생리학의 증거가 있으니 그렇게 말해도 될 듯하다.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82~83

 

유시민은 인간에 대한 예리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인간 본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으로 나아간 맹자를 고평가 한다. 유시민의 말대로 인문학이 자연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인문학을 심화하고 확장시킬 수 있는 것과 같이, 자연 과학은 인문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더 넓고 심오한 시야를 가질 수 있다.

 

인문학과 자연 과학의 통섭

2023824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되었다. 정부는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말하며, 오염수 방류를 제재하지 않았다. 그런데 과학자 김상욱은 오염수 방류는 초유의 일이므로 데이터가 없다. 그런데 어떻게 100%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나. 이건 과학이 아니다. 그런데 이런 말조차 못하게 하는 지금의 분위기, 이것은 우리 사회가 위험한 상태라는 뜻이다.’라는 취지의 말을 한다. 김상욱의 이러한 말의 배경에는 인문학이 있다.

유시민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자연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정치 제도를 수립하고 수정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 사람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실천 가능하며, 지속 가능한 제도를 만들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예컨대 유시민은 다른 생물 개체가 그렇듯 사람도 이기적 또는 자기중심적이라고 말하며(󰡔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84), 인간의 속성이 이기적이라는 것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제도가 민주주의라고 말한다. 그에 반해 인간의 본성과 동떨어진 채 무턱대고 인간을 신뢰하려 하는 사회주의나 공산주의와 달리 민주주의는, 인간을 불신하기 때문에, 권력자가 권력을 독점하지 못하게 하는 삼권분립, 임기 제한, 소환, 탄핵 등과 같은 무수한 장치를 만들었으며, 유시민은 이러한 민주주의를 가장 신뢰한다고 말한다(https://www.youtube.com/watch?v=_lMkmprZ38I&t=2082s, <알릴레오 북's 98거만한 바보가 되지 않기 위한 과학 공부> ). 유시민의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은 자연 과학적 지식을 통해 더욱 견고해진다.

인문학만 자연 과학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 과학 역시 인문학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학문 간의 통섭이 인간의 삶을 지금보다 개선하지는 못하더라도 개악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과학을 내세워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한국 사회는, 인문학과 자연 과학이라는 두 개의 날개를 요구하고 있다.


*이 글은 <기획회의> 592호에 실은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토너가 평범하다고? 스토너가 자신의 삶 같다고? 아니, 당신이 대학원생에게 농락당한다면, 당신의 딸이 알콜중독자라면, 당신이 불륜을 한다면, 그 불륜을 진정한 사랑으로 여겼으나 그 사랑마저 방해를 받는다면, 당신이 아무 죄 없이 암진단을 받는다면… 그래도 스토너처럼 살 수 있겠어요? 스토너는 비범한 삶을 살았으나 그 비범함을 가장 평범하게 대했죠! 그는 그 어떤 누구보다 의연했고 무던했어요. 그의 삶이 평범하다고 느꼈다면 그건 스토너가 삶을 대하는 자세에 당신이 빠져버렸기 때문입니다. 작가가 스토너의 성격을 너무도 잘 구축했기 때문입니다. 이 평이하고 무던한 성격을 구축하는 그럼에도 매혹적인 읽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이 책은 평이함을 실현합니다. 이 위대한 글쓰기가 실현한 마법에 현혹당하여 스토너와 당신을 함부로 비교하지 마시길. 가슴은 뜨거워나 머리는 차가운 이 사람을 당신은 함부로 당신과 닮았다고 말하지 마시길!!!

전쟁은 단순히 수만 명, 수십 만 명의 청년들만 죽이는 게 아냐. 전쟁으로 인해 사람들 마음속에서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뭔가가 죽어버린다네. - P5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원더풀 사이언스 - 아름다운 기초과학 산책
나탈리 앤지어 지음, 김소정 옮김 / 지호 / 201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과학은 사유다. 사유는 시대적 지식 속에서 유통되나 과학자는 시대적 지식을 뚫고 도약하여 새로운 앎의 지평을 열어놓는다.

과학은 마음의 상태이다. - P3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우스터리츠 을유세계문학전집 19
W. G. 제발트 지음, 안미현 옮김 / 을유문화사 / 200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만 있으면 됨!!!

시간이란 인간의 모든 발명들 중에서 단연 가장 인위적인 것이며 자신의 축을 자전하는 행성들과의 연관성에서 보면 어떤 계산보다도 훨씬 더 자의적인 것으로, 우리 스스로를 맞추는 태양일은 정확한 척도를 제시할 수 없는 까닭에 시간 측정이란 목적을 위해서도 운동속 도가 변하지 않고 회전 궤도에서 적도를 향해 기울어지지 않는 환상적인 평균 태양을 생각해 내야만 했다는 사실을 제외하고라도, 나무들의 성장과 석회석이 부식되는 기간에서 출발하는 계산만큼이나 자의적이라고 아우스트리츠는 그리니츠의 천체 관측실에서 설명했다. - P1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토성의 고리
W. G. 제발트 지음, 이재영 옮김 / 창비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문장은 이 책의 첫 문장이다. 어떤 압도감도 없이 압도한다. 압도당감 없는 압도감, 그 압도감에 젖었다고 해야 하나? 작년에 이사오고 이제야 책 정리 중인 날. 너무도 사랑하는 책을 발견한 기념.

한여름이 거의 끝나갈 무렵이던 1992년 8월, 다소 방대한 작업을 끝낸 뒤 나는 내 안에 번져가던 공허감에서 벗어나고자 영국 동부의 써퍽주로 도보 여행을 떠났다. - P1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