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 달에 한 도시 - 에어비앤비로 여행하기 : 유럽편 ㅣ 한 달에 한 도시 1
김은덕.백종민 지음 / 이야기나무 / 2014년 9월
평점 :
아마도 부족했나 보다. 떠날 수 있다고 외치던 내 모습은 바램과 말, 그리고 허세뿐이었나보다. 이렇게 직접 다녀온 이들이 두껍고 가벼운 책을 낸 걸 보니. 여행책자에 나오는 관광지를 그저 사진에 담고 다음 예정지로 종종걸음으로 떠나야 하는 뻔한 여행따위는 매우 절대 진심으로 싫어하는 나같은 사람이 머릿속에만 담아둔 그런 여행을 직!접! 두 발로 다닌 여행자라니! 그것도 부!부!가 말이다! (이 느낌표의 속내를 아는 사람은 이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얼마나 치열하게 노력했는지 조금은 알 수 있을 듯)
사실 하루 이틀 유명한 관광지를 돌아다닌다고 해서 그 나라의 속내를 혹은 그 풍경을 얼마나 눈에 담을 수 있겠는가. 며칠이라도 머물러야 하지만 실제로 실천하기 가장 어려운 이유가 바로 주머니 사정이다. 숙박비와 비행기삯. 이게 가장 큰 난관이다. 식비야 여행을 가지 않아도 소비하는 비용이라고 간주하면 이 두 가지만 해결된다면 당장이라도 떠나는 건 선택의 문제가 된다.
그래서 에어비앤비(https://www.airbnb.co.kr/)는 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여행자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아주 든든한 배경이다. 물론 숙박의 특성을 잘 알아야 한다. 그저 저렴하다고 선택하면 곤란하다. 세상 어디에나 좋은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으니까. 그리고 기본적으로 이들은 호텔같은 곳이 아니다. 내 친구, 우리의 이웃이 살고 있는 집을 빌려서 머무는 개념이다. 그렇기에 사람과 사람이 갖춰야 하는 예의만 갖춘다면 더할 나위 없이 여행이 풍족해질 것이다. 우리네 선조들이 사랑방을 내어주던 그 느낌일까?
여행을 꿈꾸는, 혹은 준비하는 이들에게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낸 이들이 있었다. 부부. 용감하다. 연인도 아니고 부부가 여행을 2년이나 함께! 다니다니! 다툼은 일상이요, 본인의 치부와 속내까지 어느 순간 노출이 되는 여행이라는 도전을 기꺼이 하는 이들 부부는 역시 결혼식도 그들 다웠다.
여행지의 기록이야 다른 많은 여행자들이 다닌 흔적처럼 설렘을 유발하지만 이들 부부의 문장은 꽤나 투박하다. 가감없이 남긴 찰나의 치열함이 불편한 사람들도 있을거다. 그러나 여행은 그런 속내를 온전히 마주해야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으니 관계의 진정성을 시험해보고 싶으면 추례한(?) 장기 여행자가 되어 보는 것도 꽤 효과가 좋을 것이다.
말레이시아, 터키, 프랑스, 영국 등 여러 나라와 함께한 기억 중에 나중에 이탈리아에 가게 된다면 꼭 스테이크를 먹어보리라 다짐하게 만드는 구절은 여느 여행서보다 더 심하게 엉덩이를 들썩이게 한다. 크로아티아의 산은 또 어떤가. 역시 남들이 안하는 걸 해봐야 경험치가 상승하는 거다.
한 달. 짦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그들의 용기가 멋지다. 그들의 흔적이 처연하고, 그들의 생활이 현실적이다. 그래서 읽어 볼만 하다. 환상만 심어주는 그런 여행기가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