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세습 - 중산층 해체와 엘리트 파멸을 가속하는 능력 위주 사회의 함정
대니얼 마코비츠 지음, 서정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엘리트 세습>은 아마도 그럴 것이라고 막연히 추측만 하던 사회 계층의 실질적인 세습에 대해 아주 구체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중산층 해체와 엘리트 파멸을 가속하는 능력 위주 사회의 함정'으로 축약된 부제가 이 책이 하려는 말을 단숨에 전한다. 



사실 중산층이라는 단어는 어원이 애매하다. 경제학에서 시작되었다고는 하나 경제학에서는 백분위로 나눴을 때 소득 수준이 이 정도 되는 정도를 구분 지어서 중간 계급 소득으로 지칭했다. 중간 계급의 소득을 지닌 사람들이 어떤 방식의 생활을 유지하는지 살펴보면서 중산층이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로 인식되었다. 



한국에서는 중산층이 인구분포에서 넓은 편이었다. 그런데 왜 요즘 모두 다 가난하다고, 중산층은 어디 있냐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것일까? 연구 조사하니 중산층에 대한 개념이 극도로 좁아졌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강남을 기준으로 일정 수준의 아파트에 살아야 하고, 자산 규모는 어느 정도 되어야만 중산층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 한국에서의 중산층이 사라진 이유다. 실제로 없어지지 않았으나 SNS 같이 타인의 삶을 볼 수 있는 기회가 과도하게 넘쳐나는 지금 상대적인 박탈감이 스스로를 실제의 계층보다 훨씬 더 낮게 인식하게 한다. 강남 기준으로 만들어진 기준은 실제로 상위 5%에 가깝다. 당연히 중산층이 아니다. 박탈감은 절대적이지 않다. 



<엘리트 세습>은 미국에서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이 겪고 있는 실정을 냉정하게 기록했다. 사회적인 안전장치가 거의 없는 극단적인(?) 자본주의 사회가 미국이다. 의료체계, 교육체계, 노력에 대한 판타지까지. 영어 단어에서도 나타난다. FAMOUS AND RICH. 유명한 것과 부는 한국에서는 절대적인 연관성이 없지만 적어도 미국에서는 유명해지면 돈이 따른다. 자본주의 그 자체다. 그래서 지친 이들이 샤이 트럼프가 되어 지난 대선에서 역대급으로 낯선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는가. 



귀족. 사실 다른 게 무엇인가 싶다. 돈이 사람을 결정하고 돈이 사람을 판단하는 실정에 변화가 가능한 부분이 어디가 있단 말인가? 사람이 섞여야 하는데 교육에서조차 어렵다. 더 나은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사립학교에서 그들만의 교육을 진행하는 나라에서 자유는 있을지 모르지만 평등은 글쎄....



한국도 실패한 미국의 세습을 따라가는 형국이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돈돈돈.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까? 혁명이 아니라면 무엇부터 점검하고 다져야 한단 말인가. 책 한 권에 생각이 너무 많아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상담자가 건네는 말
하혜숙 지음 / 에피스테메(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부)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을 보고 에세이류가 아닐까 지레짐작했다. 어쩌다 보니 야매 상담자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라 혹시라도 실수를 해서 상대를 아프게 하지 않을까 싶어 예방 차원으로 읽게 되었다. 잘 듣는 귀를 가지고 싶었달까. 말이야 잘하는 사람이 수두룩한 세상에서 듣는 귀라도 섬세하면 힘들다 차마 말도 못 하고 눈물도 흘리지 못한 채 무덤덤하게 사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픈 마음이었다.


<상담자가 건네는 말>은 상담 전공서를 일반인용으로 풀어낸 반전문서적이다. 상담을 하면서 발생하는 많은 경우를 크게 '나를 보기', '변화하기', '관계 맺기'로 나누어 설명한다. 살면서 문제가 외부에서만 발생하지 않는다. 어쩌면 외부의 문제는 내부에서 기인한 걸 수도 있다. 많은 경우가 그렇다. 그래서 저자 하혜숙 교수는 스스로를 바라보는 것부터 접근한다. 


상담 전공서를 보는 것처럼 전문용어가 난무한다. 밑줄 치고 외워야 할 것 같은 주옥같은 권위자들의 말이 줄줄이 쓰여있다. 그런 부분은 책을 읽다가 부담처럼 다가올 수도 있다. 일반 독자라면 그럴 가능성이 높지만, 이 책을 선택하는 독자가 상담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이 있다면 상담에 대한 내용을 깔끔하게 정리해 준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어쩌면 급할 때 펴보는 요약본처럼 보인달까?


상담에 대해 관심은 있으나 정확히 어떤 내용인지 궁금한 독자라면 이 책이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다. 전공서의 목차를 봐도 비전공자의 눈에는 뭐가 중요한지, 핵심인지, 그래서 어찌해야 하는지 감이 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 교수의 말처럼 쉬이 전달하고 싶었다는 표현이 딱 맞다. 


혹은 마음이 불편해 어떤 이유에서 기인하는지 찾아보고 싶었다면, 어떤 문제였는지 가늠해보는 시간이리라. 딱딱한 느낌은 있지만 핵심 단어 설명 사이의 내담자와의 내용이 거리감을 줄여준다. 내 문제도 이럴 수 있겠구나 묵직하게 다가오는 글귀가 있다.


생각의 꼬리만으로 마주하기 힘들 때는 이렇게 도움이 되는 책을 펼치면 어떨까. 괜히 돌아서 가지 않도록 길잡이가 되어줄 테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의사의 생각 - 이 세상 가장 솔직한 의사 이야기
양성관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평범(하다고 주장하는) 한 가정의학과 의사의 진료실 이야기다. 이 <의사의 생각>이 몇 번째 에세이다. 응급실의 생사를 가르는 긴급한 이야기나 가슴 아린 이야기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하긴, 가정의학과에서 무슨 험악한 일이 있겠냐마는, 의사가 독립해서 일을 하려면 무수히 많은 환자를 만난다. 그 길에 있었던 일도 나타나기도 한다. 



책장을 넘기다 보니 같은 동네 지역주민인 걸 알게 되었고, 근무지는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신도시 느낌의 아파트 지역이 어딘지도 짐작이 된다. 그래서 더욱 친숙하게 느껴졌다. 


열이 나는데 감기인가요?

열이 나는데 독감인가요?

열이 나는데 코로나인가요?

....


열은 수백 가지의 이유로 발생한답니다. 환자분들!


배가 아픈데 위염인가요?

배가 아픈데 장염인가요?

배가 아픈데 식중독인가요?

배가 아픈데 식도염인가요?

....


뱃속에는 장기가 많습니다. 검사를 해봐야 아는 거예요, 환자분들!



그리고 의사는 셜록 홈스가 아니랍니다.라는 부분은 웃음이 나와 한참을 실실거렸다. 1차 진료기관이자 멀티플레이어에 해당되는 과에서 진료를 하다 보니 당연히 다양한 환자를 만나고 진단을 한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을 의사의 입장에서 들으니 새롭다. 다시 보인다고나 할까?



진료실에서 만나는 의사들의 속내가 궁금하다면 한 번 펴보길 권한다. 글밥도 넘치지 않고 글결도 따스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NASA 과학자 아빠가 들려주는 우주생물학 자음과모음 청소년과학 1
이문용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10월
평점 :
품절



생물학? 그것도 우주생물학? 우주에 생물이 산다고? 제목만으로 질문이 꼬리의 꼬리를 잇는 우주에 대한 이야기. <NASA 과학자 아빠가 들려주는 우주생물학>은 우주에 대해 궁금한 무언가를 아이들과의 대화체로 구성한 책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과학이긴 하지만 우주에 대해 궁금한 어른도 충분히 재밌게 볼 수 있다. 



NASA에 일하는 한국인이 있다는 것도 신기했고, 전공이 생물이라는 것도 신기했다. NASA가 플로리다에도 있고 다른 지역에도 있으며 구성 조직을 따져보면 준공무원에 가깝다는 점도 새로이 알게 된 정보다. 발사체를 우주로 보낼 수 있는 국가가 미국과 러시아, 프랑스 등 다른 나라에도 있다는 소소한 이야기도 있다.



우주인이 입는 옷은 어떻게 개발되었는지 비용은 얼마인지, 우주인의 신체적인 변화는 어떤지, 무슨 준비를 하는지 신기한 것 투성인 우주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해 준다. 왜냐하면 아이에게 설명을 하긴 하는데, 그 아이가 바로 사춘기이기에 약간만 재미가 없거나, 뭔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대화가 어렵다는 시기이니 당연히 친절하게 대하고 그게 맞는 정보를 제공한다. 유치하지 않아서 읽는데 지루하지 않다. 



어린 시절 한 번이라도 우주를 꿈꿨다면 우주선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 궁금했다면 이 책을 펼쳐보시길. 무중력이라고 부르는 공간이 실제로는 무중력이 아니고 미소중력이란다. 정말 중력이 존재하지 않으면 우주 미아가 되는 것인가? 



좋다. 이런 궁금증을 한 번에 전문가의 설명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니! 좋다. 또 읽어야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모 이밸루쿠스 - 평가지배사회를 살아가는 시험 인간
김민주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민주 교수의 <호모 이밸루쿠스>는 현시대를 '평가'를 기준으로 진단한다. 전작 2016년도에 출간된 <평가지배사회>에서는 평가에 대한 '사회'의 입장을 다뤘다면, 이번 <호모 이밸루쿠스>는 그 안에 사는 사람을 주제로 삼았다.



태어나서 몸무게와 키부터 외모까지 누구를 닮았는지 정상 범위인지 타인의 평가를 받는다. 그 안에서 자신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을 하면 좋으련만 불행하게도 그렇지 못하다. 학교를 다니고 사회에서 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도 평가는 너무도 익숙해져 체화된 수준이 아닐까 싶다. 어느 학교를 다니는지, 졸업을 하고 무슨 일을 하는지, 연봉은 얼마큼인지, 사는 지역은 어디인지, 얼마짜리 집에 사는지 등.



교육은 학교에서 장악하고 있으며 평가가 핵심적인 도구가 되었다. 평가를 통해 피평가자의 수준을 파악하고 평가자의 교육 정도를 가늠한다. 평가는 좋은 점도 분명히 있지만 사회 전체가 평가가 아니면 뭘 제대로 하지 못하는 건 아닐까 싶은 정도로 평가에 매달린다. 직장을 다닌다고 해도 승진을 위한 도구로 평가가 사용된다. 정성평가든 정량평가든 평가 자체에서 전혀 자유롭지 못하다.



투자를 했다면 결과를 바라는 것이 인지상정. 당연히 평가를 한다면, 그 평가의 결과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면 평가에 열을 올리게 된다. 현재 대한민국 사회는 그렇게 굴러가고 있다.



어디서부터 인지 알 수는 없지만 공무원 열풍이나 비슷한 현상에 대해 파악을 해보고 싶다면 <호모 이밸루쿠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보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