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꽃이 봄에 피지는 않는다
이다지 지음 / 서삼독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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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기 있기, 없기?! 이다지 쌤 이러기 있기 없기! 사랑하는 짹짹이(저자의 수업을 듣는 학생을 이렇게 부름)를 보는 시선에도 학생을 예뻐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책에서도 느껴지다니. 이를 어쩌면 좋을까.


힘내, 잘하고 있어, 너만의 시간이 올 거야. 이런 유의 에세이는 정말 차고 넘친다. 너무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많아서 지쳐서 그런 걸까. 온라인에서도 진짜 많다. 동기부여 강의, 짤도 많고 이래저래 제대로 살라는 류의 책은 정말 흔하다.


그런데 왜 이다지 쌤이 거기에 보탰을까? 강의로 충분한데 굳이 왜....? 잘나가는 일타강사의 자랑인가? 워낙 경쟁이 치열한 만큼 살아남으면 보상이 엄청나게 주어지는 시장에서 오랜 시간 최고의 자리에 있었기에 뭐지... 싶었다.


선생님. 죄송해요. 그런 생각 안 할게요. 역사가 그대들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포부. 그저 잘하고 싶다가 아닌 구체적인 큰마음. 어떤 동기부여, 심리학, 그런 책보다도 마음을 추스르게 한다. 다잡은 마음 흐트러지면 또 부여잡게 한다. 나이를 거슬러, 학생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상대에게 맞춰 위로하는 법을 너무도 잘 안다. 위로는 토닥토닥이지만 현실도 촤악 뿌리면서 잘 전한다.


공부하는 한민족이라 했던가. 끝나지 않은 공부. 공부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으나 좋기만 한순간은 아니다. 지루하고 고단한 시간을 삼키고 불편한 마음을 주름처럼 접어 넣기를 숨 쉬듯 하고 나야 결과가 등장할 수순이다. 견뎌야 한다.

공부나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가? <모든 꽃이 봄에 피지는 않는다>를 펴보길. 학생을 대하며 오랜 시간 응원한 이의 진심을 담은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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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바꾸는 질문의 기술 - 말할 때마다 내가 더 똑똑해진다
엘커 비스 지음, 유동익.강재형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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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다. 글도 쉽고 번역도 말끔하다. 그런데 실제로 행함에 있어 걸림돌이 자꾸 튀어나온다. 알면서도 못하는 부류가 아니라 처음 해보는 도전이다. <삶을 바꾸는 질문의 기술>은 당연하다 여겼던 질문에 대한 개념을 바닥부터 다시 세운다.


'SOCRATES OP SNEAKERS(스니커즈 신은 소크라테스)' 소크라테스 문답법 전문가인 엘커 비스의 실전편이라고 볼 수 있다.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을 안다면 대화에 대한 개념부터 무너지는 경험은 안 해도 된다.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이 처음이라면? 대화의 목적이 설득이 아니라는 점부터 당황스럽다. 내 의견을 피력하고 상대에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게 대화라고 생각했다면 이 책은 참으로 '뭔가?' 싶다. 내가 더 똑똑해진다는데 그게 무슨 말인지 책을 넘기는 동안 쉽게 손에 잡히지 않는다.


책은 5장으로 구성되었다. 뻔한 질문에 대한 이유, 소크라테스처럼 질문하는 법, 좋은 질문의 조건,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질문의 기술, 질문한 후 대화를 이어가는 법, 이렇게 질문에 대해 설명한다.


대화에서 공감이 중요하다고 일관적(?)으로 배웠건만, 이 책에서는 공감이 깊이 있는 사고를 방해한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감정을 빼고 문답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의구심이 들지만 대화의 흐름을 천천히 살펴보면 그 속에 담겨 있는 생각 자체를 바라볼 수 있다. 신기하다.

짜증을 짜증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방법을 익힐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여기서의 짜증은 핵심에 가까워지고 있으니 마음에 담지 말라고 한다.


소크라테스 문답법을 해보고 싶다면 반드시 상대에게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아무에게나 하면 인간관계가 단숨에 정리될 거라는 부분이 진지하면서 웃겼다. 맞다. 아무리 좋아도 상대의 동의가 있어야 뭐든 할 수 있다. 과감한 질문으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면 물어라. 그리고 동의를 구하고, 지혜의 동굴로 함께 들어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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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가 필요한 날, 친절한 상어 씨를 만나 봐
안드레스 J. 콜메나레스 지음, 최지원 옮김 / 코리아닷컴(Korea.com)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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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유행이 있듯이, 책도 흐름이 있다. 사람들의 관심사에 따른 책이 봇물처럼 매대를 채우고 바뀐다. 요즘은 지친 이들이 많은 걸까? 위안을 주는 책이 정말 많다. 문장으로, 그림으로 쉼을 전한다. 활자 속의 공감이라도 있어야 하는 순간, 이 책은 어떨까?

<위로가 필요한 날, 친절한 상어 씨를 만나 봐>도 시든 마음을 달래는 책이다. '아마존 베스트셀러 힐링툰'이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유명하다. 그림체도 귀엽고 어투도 아기자기하다. 국내 서적이라고 봐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깜찍하다. 국가마다, 문화마다 그림체가 차이가 있기 마련인데 이 책은 그런 구분이 없다. 그래서 서슴없이 마음에 다가오는 걸까?

상어가 정말 귀엽기도 하고 등장하는 다른 해양 생물도 익숙하지 않은 생물이어서 새롭기도 하고, 상어처럼 귀엽다. 곁에 있는 이를 설득하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머무른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 아니 받아들인다. 편견도 지적도 없다. 


-난 친구가 하나도 없어.
-어이, 내가 좋은 가격에 팔게.
-난 땡전 한 푼 없는걸.
-친구는 돈이 아니라 우정으로 사는 거야.

돈으로 다 되는 세상 아닌가? 친구는 우정으로 산다는 만타가오리의 당연한 듯한 반응에 한 방 먹었다. 시절이 하 수상하여 당연한 것이 있나 싶은 시대를 살기에, 우정이라는 단어조차 낯설다. 거기에 친구는 우정으로 산다니. 작가의 멋진 지적에 감사하다.


-나는 왜 직선도 똑바로 못 그리는 걸까. 그림에 소질이 없나 봐.
-어이, 친구! 멋진 바다를 그렸구나!


-우리 같이 놀까?
-난 맨날 누워만 있는 거 너도 알잖아.
-누워 있는 놀이 좋지.

살면서 이런 친구를 만나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그런 친구이고 싶다.

<위로가 필요한 날, 친절한 상어 씨를 만나 봐>는 제목 그대로 위로받고 싶은 그런 날 펼치면 된다. 손에 잡히는 페이지를 열고 상어와 그 친구들이 전하는 온기를 온전히 받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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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애플 공부법 - 세계 무대에서 잠재력을 발휘하는 상위 1% 공부력의 비밀
최하진 지음 / 스타라잇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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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참 귀에 꽂히게 지었다. 개성 넘치는 공부법이 많으니 기억에 남으려면 그래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드는 제목.


저자 최하진은 만방학교의 설립자다. 만방학교는 중국 하얼빈 시에 있는 국제 학교다. 국제 학교의 특성상 해외 대학으로의 진학이 많다. 흔한 풍경 중 이 책을 펴낸 이유가 뭘까?


파. 긍정의 힘

인. 人性 훌륭한 인성 애.

愛 사랑을 베푸는 인재

플. PLAN, 실천 가능한 계획


개인의 욕구 충족을 위한 공부는 한계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타인에게 베푸는 마음이 있어야 폭이 좁은 공부만 잘하는 사람에서 넓게 쓰이는 사람으로 확장된단다.


일반적인 대한민국의 초중고와는 결이 다르다. 국제 학교라는 특성도 있겠지만, 설립 목표 자체가 함께, 같이, 그 뜻에 동의하고 실천해야만 입학이 가능하기 때문이리라. 입시, 그 속의 상대평가가 지배하는 한국의 교육 구조는 학습 자체로 즐거움을 얻기 어렵다. 그게 사실이다. 입시까지도 성장하는 공부가 아닌 쪼개고 나눠서 더 많이 외우면 되는 과정이 없다.


습관과 태도에 많은 방점을 찍는 만방학교만의 강점이 부럽다. 너무도 당연한 교육인데 일부에게만 가능한 교육이라는 사실도 슬프다. 다행인 점은 존재하기는 한다는 점이다. 미네르바에 입학한 학생이 여럿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이 학교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교육서나 양육서에 보면 나오는 이야기지만 학교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대다수의 시야가 좁아진다. 이 책은 그러지 않아도 충분히 커다란 인재로 자랄 수 있다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한국의 교육도 이런 방향으로 흘러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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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착한 미술사 - 그동안 몰랐던 서양미술사의 숨겨진 이야기 20가지
허나영 지음 / 타인의사유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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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시절, 분명히 서양미술사를 교양수업으로 들었다. 백지에 가까운 상태였기에 시험 점수나 잘 받을 요량으로 수업에만 충실했다. 결과는 교양수업이라도 미술사는 내 영역이 아님을 절절하게 깨달았다.


성공한 자들의 기록, 남자들의 이야기. 그렇게 뇌리에 남았다. 현대미술은 고사하고 이해를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지만 도저히 마음으로 느껴지는 건 없었다.


포기하다가 도전하고 그렇게 반복하기를 여러번. 그림이 위안이 된다는 데 그 위안은 내게는 다가 오지 않았다. 느낌이 뽝! 하고 온다는데 무슨 그림을 봐도 그림이려니 싶은 정도. 잘그렸다는 말이 사실처럼 그렸다는 건지, 마음을 울린다는 건지. 뭐라는 건지 도!대!체! 알수가 없었다.


최근에 <방구석 미술관>을 읽고 그간에 뿌옇게 떠 있던 부유물이 약간은 의미있는 객체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 마음으로 화가가 그림을 그렸구나. 그래서 고갱은 그런거구나.


그래도 화가 중심의 해석은 미술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는데 부족했다. <다시 쓰는 착한 미술사>는 그간에 지식과 정보의 영역에서 알고만 있었던 부분을 제 자리로 돌려놓았다. 아 그래서 이렇게 유행이 된거구나.


<다시 쓰는 착한 미술사>는 책이 길다. 미술 역사이니 당연히 짧지 않으며 글씨도 작다. 집중하고 봐야 한다. 가볍게 소설처럼 보는 책이 아니다. (미술이 어려운 이들이라면)


아하 모먼트가 워낙 여럿이라 굳이 적어야 할까 싶은 정도다. 시대가 변하고 그 안에서 권력을 주도하고 그 흐름 속에 사람이 사는 모습을 감안하고 그 속에서 예술가들이 표현하는 모습을 보는 건 참으로 흥미롭다. 키워지는 재주에서 스스로 떠오르는 재주라니. 그 차이는 어디서 온걸까. 뜬금없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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