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반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20
압둘라자크 구르나 지음, 황가한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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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반』

압둘라자크 구르나(저자) 문학동네(출판)

보시다시피 이 이야기에는 '나'가 있지만 이것은 나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것은 우리 모두에 관한 이야기, 파리다와 아민과 우리 부모님에 관한 이야기, 자밀라에 관한 이야기다. 하나의 이야기 안에는 여러 개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는 것, 그 이야기들은 우리의 소유물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무질서한 흐름의 일부라는 것, 그리고 이야기가 어떻게 우리를 사로잡고 영원히 얽매는가에 관한 것이다.

본문 중에서

자신의 마음속에 늘 자리 잡은 그 무언가는 곧 그것이 조국에 대한 배반이었고 그런 죄의식 속에 살아갔던 작가 구르나는 어쩌면 자신의 삶을 소설 속 화자를 통해 세상에 알리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고향 잔지바르를 떠나 영국으로 망명을 하기까지 그는 얼마나 많은 생각과 고민에 빠져있었을까? 나라를 뒤로한 채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려 했던 그에게 가족도 친구도 모두 남기고 떠났을 그에게 고향은 이제 마음 한곳에서 지울 수 없는 그림자가 되어 있었다.

2021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는 수천 명이 학살당하고 모든 공동체가 축출되고 수백 명이 감옥에 갇혀 징벌적 테러가 삶을 지배했던 잔지바르에서 태어나 그 혼란기를 거쳐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탕가니카와 합쳐져 지금의 탄자니아가 된 곳이 고향이다. 하지만 탄자니아가 아닌 잔지바르가 그의 고향이라고 그가 말하는 것을 보면 탄자니아는 그가 조국으로 여기기엔 역사의 상처와 그 트라우마가 가득한 곳에 마음이 머물러 있기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러니하기도 하지만 그의 마음이 왜 그토록 잔지바르에 있었던 것인지 소설 속 주인공이자 작가 일 법도 한 라시드를 통해 조금은 알 수도 있었다.

배반은 1899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오늘날의 탄자니아 케냐의 어느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사건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라시드는 학업을 마치고 조국으로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줄리어스 니에레레가 인도하는 사회주의 정권 아래 아무런 비전이 없다고 생각한 라시드의 가족들은 그가 영국에 머물 것을 권유하고 그렇게 어쩔 수 없이 영원한 이방인이 되어버린 라시드! 구르나 자신의 삶이 라시드를 통해 엿보이기도 한다.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을 떠나, 작은 도시의 대학에 일자리를 얻은 라시드는 그렇게 과거와 분리되어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벌어졌던 사건들의 진상과 마주하며 그것을 기록으로 남기기 시작하는데...

라시드! 그는 곧 압둘라자크 구르나가 되다!

구르나의 묘사에 사로잡히다!

배반의 기본 베이스는 사랑이다. 레하나와 피어스의 사랑과 자밀라와 아민의 파국적인 사랑 그리고 아민과 라시드에 대한 가족들의 폭력적인 사랑, 그들의 조상이 디아스포라 이방인이었던 것처럼, 그들의 후손 역시 타지에서 뿌리를 내려야 하는 그런 이방인이 될 수밖에 없는 안타까움이 이 소설이 얼마나 슬픈 소설로 내게 다가왔는지 말해준다.

배반은 구르나가 그동안 발표했던 소설 중에 자신의 이야기 요소가 가장 많이 담겨있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잔지바르 혁명의 여파로 영국으로 망명하였고 라시드 역시 잔지바르가 독립을 눈앞에 두고 있을 때 런던으로 공부를 하러 감에 따라 혁명을 피할 수 있었다. 소설을 읽어나감에 따라 라시드가 작가 구르나를 대변한 인물이라는 상상 속에 구르나가 당시 처했던 상황들이 라시드의 상황과 겹치는 것을 느낄 수 있으리라. 많은 소설을 읽으며 느끼지만 이번 작품이 더 슬프게 다가온 것도 이 때문이 아니었을까?

모든 것은 어쩌면 순식간에 소멸하는지도 모른다. 긴 순간동안 존재했다가 바로 사라져버리는 , 단지 기억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과정인 것이다.

p264~265

폭력과 억압이 가득했던 고향 잔지바르 그곳을 떠나 자유롭게 공부를 하며 자신의 위치를 점점 높여가며 삶의 질을 높였던 구르나. 하지만 그가 늘 지니고 있던 한 가지, 자신만의 삶을 살기 위해 모든 걸 버렸다는 죄책감과 죄의식 그것은 곳 배반이라는 소설을 낳았고 금전적인 이유로 조국을 배반했다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던 구르나 작가. 하지만 노벨문학상은 그런 그에게 작은 보상이 되었으리라. 배반이라는 소설을 그가 어떤 마음으로 썼는지 그 마음이 전해져 오는 듯하다. 정치적 혼란으로 인하여 자신의 고향을 떠나 조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구르나의 마음 그 모든 고통으로 인한 자신의 삶을 이해하며 이야기로 남기고자 택했던 마음 그것은 어쩌면 조국에 대한 배반이 아닌 조국에 대한 그리움과 기억이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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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르미날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16
에밀 졸라 지음, 강충권 옮김 / 민음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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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르미날1』

에밀 졸라(저자) 민음사(출판)

프랑스 사회와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기록했던 에밀 졸라. 이번에 읽게 된 작품 또한 노동자의 삶을 통해 인간의 모습을 낱낱히 보여준 제르미날을 읽게 되었다. 에밀 졸라는 특히 제2제국 시기 뒤마와 위고가 망명을 떠난 이후부터 나폴레옹 3세가 망명을 떠나기까지의 시기를 다루고 있는 20권의 소설을 엮은 대작 루공 마카르 총서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특히 그의 대표적인 작품 목로주점은 제르미날을 읽기 전에 있어보면 더 좋았을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프랑스 작품에 많이들 등장하는 귀족이나 부자들이 그의 작품에서는 찾아보기 드물다는 것을 어쩌면 제르미날뿐 아니라 다른 작품 속에서도 충분히 느꼈을 것이다.

『제르미날』노동자가 주인공인 프랑스 북부 탄광촌 이야기이다. 아마도 노동자가 소설 속 주인공인 것은 제르미날이 처음이라 하니 고전 속 주인공들이 대부분 귀족들이었던 시대에 노동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던 에밀 졸라의 용기가 대단해 보인다. 그의 대표작 목로주점에 나오는 제르베즈와 오귀스트 랑티에의 아들 에티엔 랑티에는 직업이 기계공이었지만 철도회사 상사의 뺨을 때리고는 그의 일자리를 잃고야 만다. 그 이후로 르 보뢰 탄광에 운반부로 취직하고 채탄부로 일하지만 술중독 이를 어찌 막으리라... 그의 성격은 가끔 술이 대변해 주는듯하다. 술만 마시면 살인 충동을 일으키니 말이다. 왜 그가 그토록 살인충동을 느꼈는지 소설을 읽어보면 알것이다. 때론 그럴만도 하지 라며 이해되는 부분도 있을테니 말이다.

그는 차츰 진정한 광부로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시작하고 노조 지도자로 변신하기에 이르지만 갱도가 붕괴되고 회사와의 갈등이 일어나면서 파업을 주도하기 시작하는데.... 과연 그는 다시 노조 지도자로 발돋움할 수 있을까? 빈곤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탄광촌의 광부들 그들에게 과연 희망의 빛은 무엇이었을까? 그들에게도 꿈이 있었다. 정의의 나라가 되어 자신들이 주인이 되고 더 이상 고통받지 않는 곳에서 차별받지 않으며 삶의 즐거움을 누리는 것, 누구에겐 평범한 일이 그들에겐 꿈꿔야만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말이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탄광 사고가 일어났었다. 221시간 만의 생환이라는 기적을 안겨준 두 명의 광부들. 탄광이 무너진 순간 그들은 오롯이 하나! 살아야 한다는 희망 하나로 버텼을 것이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부정하지 않고 반드시 살아나간다는 긍정적으로 생각했던 그들 살고자 했던 그들의 외침이 삶을 포기하고자 했던 또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어 주었다. 사회주의 사상에 살아가고 있는 노동자의 처참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에티엔, 높은 임금을 받으며 호화로운 삶을 사는 엔보부부,탄광회사에서 대주주로 일하지도 않으면서 평생을 놀고먹는 그레구아르 가족들은 노동자들의 삶에서 이들이 얼마나 동떨어져있는지를 소설 속에서 느낄 수 있었다. 과연 노동자들은 그들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에티엔이 르 보뢰 탄광을 떠나던 4월을 지칭하는 단어 제르미날! 이제 2권을 펼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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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장난감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3
로베르토 아를트 지음, 엄지영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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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아직도 현실적인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자본주의 삶속에서 숨쉬고 있는 우리들에게 희망의 빛으로 가기 위한 몸부림을 그들은 알까? 가난은 죄가 아니지만 그 가난으로 인해 차별받는 삶은 더이상 있을 수 없다! 가난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 과연 희망으로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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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4
보리스 비앙 지음, 이재형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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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가 되었던 화제작! 그렇기에 더 이끌렸던 고전! 인간의 복수심 그결말은 과연 어떤것일까? 적어도 내가 생각한 그 끝이라면 인간의 잔인함과 질투 복수는 분명 비극일테지! 이제 자극적 그 결말에 다가가보려한다.
무엇이 문제이고 여전히 무엇이 문제인지를 생각해보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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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트레이 귀공자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5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이미애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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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루이스 스틴븐슨의 이번 작품은 그야말로 작은 동전에서 시작된 선과 악도 없는 그 어떤곳에서도 읽어볼 수 없는 작품! 형제에게 과연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잔인하지만 비극적일테지만 그래서 더 그 결말을 예측할 수 없다! 인간의 치밀한 내면과 심리가 곧 현제들에게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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