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있는 계절
이부키 유키 지음, 이희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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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있는 계절』

이부키 유키(지음) 이희정(옮김) 소미미디어(출판)

세 번째 여름, 마침네 유카는 오지 않게 되었다. 그제야 간신히 깨달았다.

주시강 강가 벚나무에 꽃봉오리 냄새가 나면 이곳을 떠나가는 아이들이 있다.

그들은 이곳에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여름이 올 때마다 만나러 와준 유카가 특별했던 것이다.

p103

일본에는 전국의 서점 직원이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을 뽑는 서점 대상이라는 문학상이 있다고 한다. 개가 있는 계절은 2021년 서점 대상 3위에 오른 작품이기도 하다. 이부키 유키의 고향 미에현 욧카이 치시에 위치한 모교를 배경으로 쓴 청춘소설인 이 작품은 실제 작가 11년 동안 키우던 개를 모델로 쓴 책이다.

개 고시로의 시선으로 바라본 열여덟 고등학생들을 바라보고 작품 배경인 1988년 2000년까지 변해가는 일본 시대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까지 어쩌면 우리나라에서 방영되었던 응답하라 드라마가 생각나기도 한 작품이다. 20년 동안 변하지 않는 청소년들의 그 반짝임을 통해 작가는 독자들에게 무엇을 말하고자 했던 것일까? 무엇보다 주인공 개 시로의 시점에서 바라본 이야기가 독특했다.

하치료 고등학교의 미술부실에 나타난 유기견 개를 학생들은 고시로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학생들은 고시로를 돌보는 모임을 만든다. 고돌모라는 이름으로 이제 고시로를 돌보게 되는데...학교에서 시로를 둘러싸고 많은 이야기들이 펼쳐지고 청소년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장면들도 등장한다.

하지만 고등학생들의 피할 수 없는 입시로 인하여 시로가 마음을 주고 따랐던 유카가 더 이상 학교에 오지 않게 되고... 시로는 해마다 변해가는 자신의 주위의 학생들이 변해감에 따라 유카의 흔적을 찾곤 하는데... 시로는 이제 더 이상 유카를 볼 수 없는 것일까?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진 요즘 그들이 가족들에게 주는 기쁨과 사랑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 주인이 설령 버렸다 해도 그곳에서 꼼짝하지 않고 주인만을 기다리는 개들을 보면 마음 한구석이 아파진다. 개가 있는 계절은 어쩌면 과거보다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는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청춘들의 이야기 진로에 대한 고민, 친구관계, 가족관계, 사랑 꿈 희망! 시대가 변해도 그들의 변하지 않은 이야기에 고시로는 어쩌면 우리에게 커다란 울타리가 되어준 것은 아닐까? 개가 있는 계절을 몸과 마음으로 충분히 느껴보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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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유럽 - 당신들이 아는 유럽은 없다
김진경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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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유럽

김진경(지음) | 메디치미디어(출판)


지금까지 내가 알던 그 유럽의 모습이 아니다. 전 세계가 마치 우러러볼 것만 같았던 유럽은 적어도 이곳엔 없었다. 코로나19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유일하게 재일교포에게까지 마스크 수급에 힘썼던 나라도 유럽이 아닌 우리나라였다. 아시아인이라는 많은 차별과 불평등한 관계 속에서 오히려 유럽에 대한 실망감이 더 크기도 했다.


오래된 유럽은 스페인 남자를 만나 스위스 취시리에 살고 있는 한때 기자로도 생활했었던 김진경 작가님의 책이다. 그녀는 일하는 여성, 다문화 가독 등을 주제로 한 시리즈 인터뷰 기사를 스위스 현지 매체에 연재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유럽의 민낯을 낱낱이 파헤친다. 중국에서부터 퍼졌다는 우한 폐렴으로 인해 아시안 혐오는 극에 달았다. 아시아인을 보며 코로나바이러스라고 도망가자는 아이들부터 겉으로 드러내는 혐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독일에서는 중국인 여성 두 명에게 물리적 폭력도 있었다고 한다. 차별에는 무한 속성이 있다. 강자와 약자, 다수와 소수, 가해자와 피해자는 고정 불변의 법칙이 아니라고 한다. 어느 곳에서건 차별은 이루어져 있고 그로 인한 피해는 온전히 상대방 몫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들. 코로나 이후 불평등 사회는 나날이 더 심해졌고 대면 업무는 그야말로 폭격을 맞았다. 사실상 업무 마비인 곳도 많았다. 자영업자들은 하나둘 폐업에 이르렀고 실업자 수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니 말이다.


다수가 최고라 생각했던 유럽에서 마저도 불평등은 민감한 주제이다. 일부가 많은 부를 독점하고 재분배를 위한 정치적 법적 장치는 한계를 보인다고 한다. 스위스에 살고 있는 작가로부터 유럽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아울러 유럽과 한국 또 다른 나라들과의 상대성은 내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우러러만 봐왔던 유럽이 아닌 그저 평범한 이웃이었음을 다시금 알게 해주었다.


위드 코로나 시대인 지금까지도 아직 박멸하지 못한 전 세계가 코로나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은 그 어디에도 유럽은 없다. 다만 코로나를 겪고 있는 사람들만 있을 뿐이다. 지금은 그 누구를 비판하기보다 스스로를 진단하며 편견 없는 자세가 더 필요한 시점이지 않을까? 오래된 유럽을 통한 많은 메세지들을 한번쯤은 읽어보면 좋지 않을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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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틀린 집 안전가옥 오리지널 11
전건우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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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틀린 집-호러공포소설

전건우(지음) | 안전가옥(출판)


아이들은 어디 있니?

p36


집은 누구에게나 안락하고 편한 휴식처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뒤틀린 집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다소 섬뜩하다. 호러와 스릴러를 쓰면서도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놓지 않는 사려 깊은 전건우 작가의 뒤틀린 집을 만나게 되었다.


동우 할아버지와 삼촌은 삼촌의 취업문제로 다투다가 그만 살인이나고 둘은 그렇게 장례식장의 주인공이 된다. 그날부터일까? 동우는 삼촌의 영정사진에서 섬뜩한 모습을 보고 부모님과 여동생 둘과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도 오싹한 일들만 가득 생기는데...


소설 시작부터 너무 섬뜩하다! 현민과 명혜는 새하얀 외벽과 파란색 지붕이 돋보이는 세련된 2층 양옥집으로 이사를 오게 된다. 서울과는 사뭇 다른 동화에나 나올법한 집에 동우 희우 지우도 너무 좋아한다. 고가의 가구들을 그대로 두고 한 집. 그런데 어딘가 모르게 서늘한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과연 이 집에는 무슨 일들이 있었던 걸까? 편안해야 할 집이 온통 공포로 가득 찬 집이라면 기분이 어떨까?


동우 아빠 현민과 엄마 명혜는 눈앞에 성공을 앞두고 한순간 무너지는 바람에 서울을 떠나 이곳으로 왔다. 1장 명혜 2장 현민 3장 동우 세 사람의 관점에서 바라본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그들이 이 집까지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는 초반부터 느낄 수 있었다.


명혜는 첫날부터 가위에 눌리듯 소름 돋는 꿈을 꾸며 깨어나는데... 과연 현민은 이 집에서 가족들을 지킬 수 있을까? 이 가족 이 집에 살아도 괜찮을까? 도대체 동우네가 이사 오기 전 이 집에서는 무슨 일들이 있었길래 원혼들은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떠돌고 있는 것일까?


2021년 26회 부산국제 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이미 뒤틀린 집은 상영화되기도 한 작품이다. 책이 주는 공포감과 영화가 주는 공포감은 다르므로 영화도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뒤틀린 집은 그 틈으로 나쁜 기운이 흘러나와 귀신을 불러 모으고 산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게 오기택이라 말하는 법사님,새집을 구해야 한다는 그의 말에 현민은 당황스럽기만 하는데...


부디 이 가족이 무사하길, 뒤틀린 집에서 벗어나 다섯 명의 가족이 안전하게 살아남길 바라고 또 바라며 책을 읽어나갔다. 읽으면서도 내 몸이 서늘해지고 닭살이 돋아났지만 오랜만에 섬뜩한 공포 호러물 책을 만난 기분이다. 뒤틀린 집 때문에 전에 살던 사람들이 변했냐는 현민의 물음에 집터보다 더 문제인 것이 사람의 욕심이라는 법사님의 말이 맴돌았다.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비참하고 끔찍한 결과를 낳게 하는지 다시금 느끼게 해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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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함께한 하루
산더 콜라트 지음, 문지희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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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함께한 하루

산더 콜라트(지음) | 흐름출판

개와 함께한 하루는 15세기 네덜란드 도덕극 만인을 떠올리게 만든다. 작가는 개의 삶으로부터 우리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도덕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한다.

주인공인 간호사 헹크에게 벌어지는 일상적인 일들. 코로나 시대에 의료인들은 위대한 존재지만 왠지 헹크는 그런 존재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50대 중반에 독신의 이혼남 헹크는 반려견 빌런과 함께 살고 있다. 개와 함께한 하루가 누구에게는 그저 평범한 하루일 수 있겠지만 행크에게는 그렇지 않다. 왜일까?빌런에게 무슨일이 있는걸까?

죽음을 앞두고 있는 그의 반려견 빌런과의 하루는 남다르고 특별할 수밖에 없다. 반려견으로부터 삶에 대한 열정이 생기고 그로부터 삶이 무엇인지 다시 깨닫게 되는 순간들이 온다. 반려견은 나이가 많이 들었고 심장은 잘 작동하지 않는다. 빌런에게 점점 다가오는 죽음이 헹크에게는 견디기 힘든 아픔이었을 것이다. 작은 일상속에서도 주인공 헹크는 그저 그런 하루가 아닌 위대한 하루를 만들어 주고 있는 반려견 빌런이 있었기에 그의 삶은 여느 하루와는 달라 보인다.

과연 행크와 빌런은 어떻게 될까? 빌런과 함께하는 하루가 조금은 더뎌지길 바랄 뿐이다. 우리나라도 반려견 시대에 접어들었다. 때론 개로부터 희망을 얻고 용기를 얻기도 한다.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눈빛만으로도 주인의 마음을 알아채는 것만 같은 반려견. 주인은 버릴지 몰라도 결코 개가 주인을 버리는 것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반려견이 주는 기쁨은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더 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와 함께한 하루가 행크에게도 나에게도 어느새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로 다가왔다. 삶은 때론 기쁨과 슬픔 절망과 상실이 가득하겠지만

그 순간이 지나 지금 이 시간을 행복하게 여기며 삶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살아갈 수 있는 존재가 되길...

누구에게나 존재 할것만 같은 그 위대한 존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수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지금도 반려견과 함께 하고 있을 그들에게 이 책도 함께 존재하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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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문열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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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문열(지음) | 알에이치코리아 (출판)

읊어지지도 씌어지지도 않은 시가 시일 수 있을까. 듣는 이도 읽는 이도 없는 시가 시일 수 있을까. 오직 자신만을 목적으로 의식 속에서만 눈부시게 피어올랐다가 스스로 완성됨을 흐뭇해하는 미소 속에 스러지고 마는 시. 그리하여 '짓는'것이 아니라'하거나''사는' 시일 수 있을까. 그런 시를 하고 그런 시를 사는 사람도 시인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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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의 장편소설 시인은 현재 미국, 프랑스, 독일 등 전 세계 20여 개국 15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고 있다. 너무나도 존경스러운 작가 이문열 님의 장편소설 [시인]을 만나보았다. 형제 병하와 병연은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떠나 방랑자의 생활을 하게 되고 이는 곧 김삿갓이라는 특이한 시인 즉 김병연의 이야기이다. 다시 말하자면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아들이 아버지께 드리는 글이라고 해야 하나?

책을 읽다 보면 유독 아들과 아버지가 대립되어 서로가 서로에게 쓰는 편지나 글들로 책이 씐 것도 많이 접할수 있었는데 이문열 작가님의 시인 역시 그것에 가깝다 생각한다. 가족의 몰락과 수난을 가져온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증오는 고스란히 시가 되어 돌아왔다. 이것은 유독 시인뿐만 아니라 이문 역 작가님의 책을 많이 읽어본 사람으로서는 금방 알 수 있었으리라. 아버지란 자체는 어느덧 그의 모티브가 된지 오래인 것 같다.


작품 속에서 동생 병연은 시인이 되어 부모님과 떨어져 상처 많던 유년기를 보내면서 열악했던 그의 모든 상황들이 어쩌면 작가의 유년기를 보는듯했다. 병연은 출세를 위해 권문세가에서 문객 노릇을 했다는 대목과 작가 자신의 강력했던 체제 귀속 의지와 신분 향상 욕구를 드러내는 부분은 그 시대의 시대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부친에 대한 아들의 생각은 작가가 아버지를 생각하며 썼던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보통 소설을 읽다 보면 허구 속에서도 자신의 감정이나 자신이 겪고 느낀 것이 소설 속에도 침투되는 경향을 볼 수 있는데 이 책 또한 그런 구절들을 많이 느낄 수 있는 책이 아니었나 생각 든다. 시인 역시 근대문학의 많은 부분이 그렇듯이 위장된 자서전이라는 국면을 가지고 있다 한다 하나를 듣고 열을 안다는 상상력의 총기와 간접적 정보 활용 능력이 작가의 주요 자산이라는 사실은 위장된 자서전의 요소가 많은 작품의 경우에도 되풀이 강조되어야 할 사항이라고 한다.


난 이문열 작가님의 가장 강력한 소설은 당연 삼국지이다. 하지만 시인이라는 책은 아버지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강렬했던 만큼 마음을 울리는 구절들이 너무나도 많았기에 아버지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을 한 번쯤 다시 해보고 싶은 독자들은 꼭 읽어볼 책이지 않나 싶다.익균의 아버지가 익균에게 전하는 절절한 마음은 너무나도 안타까우면서도 가슴 한구석이 저려왔다. 전설적인 시인 김삿갓의 생애를 독특한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이문열의 장편소설 시인을 만나 아버지에 대한 생각, 글에 대한 열망, 시에 대한 목마름을 느껴보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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