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cm+ 일 센티 플러스 - 인생에 필요한 1cm를 찾아가는 크리에이티브한 여정 1cm 시리즈
김은주 글, 양현정 그림 / 허밍버드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제일기획 카피라이터, NHN 마케팅센터를 거쳐 현재 TBWA 카피라이터로

'즐겁게' 일하고 있다는 김 은주씨가 쓴 일종의 힐링서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쟁쟁한 회사들만 다닐 만큼 실력있는 카피라이터라서 그런지

기발한 내용, 재치있는 구절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새로운 놀잇거리가 아닌 새로운 걱정거리를 만드는 데

자신의 상상력을 사용한다면 당신은 어른이 된 것이다.

상상 이별, 상상 실패, 상상 질병, 상상 새드 엔딩, 상상 낙방,

상상 고통들을 멈출 것.

나를 괴롭히는 것은 대부분 현실보다는 상상이다. 

 

여러 가지로 부족하고 채울 게 많은 저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한참

멀었다고 생각했는데 위의 글을 읽고보니 오갈데 없는 어른인 것 같습니다.

쓸데없는 상상, 잡념들로 자신을 괴롭히고 시간 낭비할 때가 많았으니까요.

오늘은 뭐하고 놀까..라는 고민 외에는 걱정이 없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기는

불가능하겠지만 온갖 상상의 고민들을 마음속에서 끄집어내 휴지통에

집어넣고 삭제해버리는 상상을 하면서 상상고민 버리는 연습을 해야겠습니다.

오늘 할 일 할 시간도 빠듯한데 고민까지 상상으로 만들어가면서 어른 노릇 하느라

그동안 무지하게 힘들었지 멈니까.

 

TV홈쇼핑에서도 배울 게 몇 가지 있다는 채널 13번의 철학,

이 책에서 가장 유머스럽고 재치있고 크리에이티브하면서 "거 참 그럴 듯하단

말이야" 싶은 부분을 꼽으라면 단연 이 챕터가 아닌가 싶습니다.

TBWA카피라이터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라는 거..

 

후회는 기회라는 도마뱀의 꼬리다.

붙잡고 있다고 해서 기회가 돌아오지는 않는다.

 

후회를 도마뱀의 꼬리에 비유한 것이 그럴 듯한데 여기서는 글보다도

그림이 인상적입니다. 벽을 타고 올라가는 꼬리잘린 분홍색 도마뱀과

잘린 꼬리를 들고 아쉬워하고 있는 귀여운 검은 고양이..

벽 아래에는 깜찍한 꽃 몇 송이도 피어 있네요.ㅎ

 

쇼퍼홀릭의 명언도 너무 재미있습니다.

특히 이 말,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 켤레의 하이힐을 사겠다."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저는 '내머리 사용법 댓글 이벤트'에 당첨되서 받은,

아직 먹지 않고 구경만 하고 있는 허니삼총사를 다 먹어치우겠습니다.

 

(내가 하려는 어떤 일을 어느 정도 마칠 때까지는 먹지 않을 생각입니다.

댓글 이벤트 신청했던 건 책이 탐나서라기보다는 그 저명하고 유명하신 허니버터칩님을

당첨으로 모셔오게 되면 그 분과 함께 행운도 따라올 것 같아서였습니다.

내가 할 일에는 노력도 노력이지만 행운도 많이 따라줘야 하거든요.

그럼 딱딱한 머리 말랑해지게 만들기 위해 먹고 싶다는 건 거짓말이었냐구요?

아니죠. 그 용도만으로 먹는 건 굳이 나무수제과(^^)에서 보내온 허니님들이 아니어도

상관없으니 그냥 수퍼에서 사먹어도 되지 않겠어요?

(원래는 오자마자 먹으려 했는데 먹기 아까와서..)

 

이 우주에 나 홀로, 라는 말은 아주 외롭다.

이 우주에 단둘이, 라는 말은 아주 낭만적이다.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듣고 보니 정말 그럴 듯합니다.

제일기획 전직 카피라이터도 아무나 되는 게 아닌 것 같아요.ㅎ

 

다음 조건을 충족시키는 단 한 사람은? 에서 그 조건들을 충족시키는 한 사람은

아마도 저자의 남자 친구인듯한데 약간 특이하면서 훌륭한 인물인 것 같습니다.

책을 중간부터 읽는 습관이 있다는 건 약간 특이하고 페르시안 고양이보다

코리안 쇼트헤어를 선호한다는 점에서는 훌륭해 보이구요.

(코리안 쇼트헤어를 선호한다는 것은 길냥이들을 아끼고 이뻐해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의미니까요. 불쌍한 길냥이들에게 많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줄쳐가며 귀 접어가며 읽은 구절들이 많은데 그걸 일일이 다 언급할 수는 없어

그 중 몇 가지만 골라 인용, 감상을 말해 보았습니다.

이제 약속한 다섯 편 중 마지막 후기를 마무리할 때가 다가왔군요.

 

언젠가부터 당신이 후회스러운 과거로, 걱정스러운 미래로 이동해 다니느라

멀미를 느낀다면, 잠깐 진짜 멀미를 느낄 수 있는 여행을 떠나기를 추천한다.

떠나는 동안의 멀미는 뒤로 하고, 여행하는 내내 내 발이 닿아있는 현실에

온전히 머무르기, 힘을 얻기, 여행이기에 가능한 일들이다.

이제 출발해야 할 시간, 토요일 오후 1시 20분 터키행 비행기는 과거도, 미래도,

호그와트도 아닌, 현실로 떠난다.

 

토요일 오후 1시 20분 터키행 비행기, 타보고 싶습니다.

후회스러운 과거, 걱정스러운 미래로 여행하느라 느꼈던 멀미,

모두 뒤로 하고 진짜 여행 떠나보고 싶습니다.

나무수제과의 허니님들이 조만간 그 행운을 가져다 주시리라 믿어보고 싶습니다.

허니버터삼총사!

그것은 아마도 과자처럼 생긴 보석이거나 혹은 로또일 수도 있으니까요.^^

 

 

p.s.

책의 그림들도 아주 어여쁘고 사랑스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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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첫 번째 걷기 여행 - 머리를 비우고 마음을 다독이는
김연미 지음 / 나무수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1년 중 300여일을 전국 곳곳의 길 위에서 서성인다는 여행작가 김 연미씨의

오리지날 여행서적입니다.

오리지날이란 이 책 전에 읽은 '잘 지내나요, 내 인생'과 비교했을 때의

상대적인 개념입니다. '잘 지내나요..'는 여행 자체를 목적으로 했다기보다는

여행이 곁들여진 삶에 관한 에세이라는 느낌이 강했지요. 반면 이 책은 에세이가

조금 첨가된 순수한 여행서적의 이미지로 다가옵니다. 그것도 일반적인 여행이 아니라

걷기 좋은 코스 위주로 구성된 걷기 전용 여행책이라고 할까요.

그야말로 저자가 걸었던 장소를 순서에 따라 자세하고도 꼼꼼하고 섬세하게

기록해 놓았습니다. 특이하면서 기발한 것은 단순히 경치 좋고 걷기 알맞은 장소를

그냥 주욱 나열한 게 아니라 계절별로, 그리고 기분 상태별로 분류를 해놓았다는 점입니다.

이런 식으로 말이지요.

아등바등 사는 자신을 돌아보고 싶을 때는 서울 남산을,

주말 약속이 취소되어 우울할 때는 용인의 한태 식물원 꽃길을,

(꽃길 산책하다보면 웬만한 우울은 하늘 저 멀리 날아가버릴 것 같죠?)

무뎌진 열정을 되찾고 싶을 때는 충주 하늘재,

고통에 영혼이 병들고 있을 때는 완주 화암사 가는 길,

상실감으로 마음이 허할 때는 부산 이기대 해안 산책로,

애인 없는 크리스마스가 두려울 때는 제주 올레길..

 

'애인 없는 크리스마스..'는 마지막 챕터의 제목인데 보는 순간

쿡! 하고 웃음이 터졌습니다. 크리스마스에 올레길에 혼자 온 여행자들이 있다면

그들은 틀림없이 이 책을 읽고 그대로 실행하는 기특한 독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만일 우연히 한 장소에 모이게 된 그들이 동성이 아니라면 같은 책의 독자로

서로의 감상을 이야기하며 자연스럽게 가까와질 수도 있지 않을까, 그래서 갈 때는

혼자였지만 돌아올 때는 둘이 되는 기적(?)을 이룰 수도 있지 않을까 상상해봅니다.

 

이 책은 '잘 지내나요..'를 읽을 때보다 조금 더 바쁘게 읽었습니다.

각 챕터마다 소개해주는 음악 일일이 찾아 들어보고 (유튜브에 안 나와 못 들은 곡과

1분 듣기로밖에 들을 수 없던 곡이 몇 있음) 책도 '다 읽어주고 싶은데..'라는 생각을

해가면서 읽느라 말이지요.^^

저자가 소개한 책 중 읽어 본 것은 '파이 이야기' 하나밖에 없더군요.

(넓은 바다 위, 조그만 배 안에 함께 있게 된 소년과 호랑이 이야기인데

읽기 전에는 그 협소한 배경과 단촐한 탑승자에게서 무슨 얘기를 한 권 분량

뽑아낼 게 있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몸은 배 안에 있어도 생각은 우주를 떠돌아

다닐 수 있는 게 인간이라 그런지 이야깃거리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더라구요.

온갖 종교에 관한 이야기까지 포함되어 있고 말이지요. 드믈게 흥미진진하고 재미나게

읽은 책입니다.)

 

저자가 소개해준 책들은 거의 다 호기심을 동하게 합니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는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눈에 뜨일 때마다 언젠가

읽어야지를 다짐하던 책이었는데 죽기 전에 반드시 읽어줄 작정입니다.^^

 

러시아의 락뮤지션 알렉산더 이바노프를 알게 된 것도 이 책을 읽은 보람 중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대 발 아래 하늘을 깔겠어요'는 담대해 보이는 제목과

달리 조용하고 우울해보여 그리 내 취향은 아니지만 다른 좋은 곡들이 많아 보입니다.

특히 어려운 곡을 부를 때 이바노프의 가창력, 끝내 주는군요.

전에는 러시아 뮤지션하면 오로지 빅토르 최였는데 이제 알렉산더 이바노프가

그 애정을 나눠가지게 생겼어요.ㅎ

두 사람의 나이도, 여정도 다소 비슷합니다. 빅토르 최가 권력자에게 협력하지 않아

자동차사고로 운명을 달리 했다면 이바노프는 구소련 체제에 저항해 민중 운동을

전개하는 바람에 여러 차례 정치 감호소에 투옥된 바 있다 합니다.

심한 고문을 당하지는 않았는지, 건강은 이상없는지 염려됩니다.

 

우르나 차하르 톡치의 '요람'이란 곡 차암 좋군요. 그녀의 음성을 저자는

'바삭바삭 마른 잎들을 건드리고 가는 바람처럼 들리는 맑은 목소리'라고 묘사했는데

저는 그렇게 문학적인 표현을 할 능력은 못되고 그냥 '맑고 청아하고 들으면 마음이

순수해지는 듯한 목소리' 정도로 하겠습니다. 노래 너무 좋아요. 계속 반복해 듣고 있습니다.

만일 내가 남자였다면 이 목소리의 주인공을 사랑하게 되었을지도 모르겠어요.

가사가 궁금해 네이버에 물어보니 네이버뮤직에 이렇게 나와 있군요.

 

사람들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봅니다
인식하고 싶은 것만 인식할 수 있죠
나는 내가 보고싶은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보고 있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내가 인식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봄빛에 숨을 쉬며 깨어나는
가녀린 연두빛 새싹들이 보입니다
인식된 현상 속에서
그것이 진실임을 알려하지만
결국은 그도 변화 속에 있는
존재하지 않는 것임을
무엇이 진실로 존재하는 것일까요
보고 듣고 느끼고 인식하는 그 순간
모두 사라지는 것을
사라진 그것들을 붙잡고
나는 그것이 전부였다 아직도 가슴 졸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허공에 빈 손..
아직 당신을 부르고 있음을..
아직 당신을 부르고 있음을..

 

가사 내용이 참 철학적이네요. 허무하고 애달픈 느낌..

 

여행책이니 만큼 책만 읽을 게 아니라 갈 수 있는 곳은 가봐주는 게

책에 대한 예의 아닐까 싶어 어제 오전 11시 경 집에서 가장 가까운 남산을 향해

집을 나섰습니다. 전철 타고 한 시간 쯤 가서 광화문역에서 하차했어요.

402번인가를 타고 남산 아래 위치한 용산 도서관에 들러 '을지로 순환선'과

'도착'을 읽은 후 남산을 오르려 했는데 (저자가 추천한 그 두 권이 동시에

비치되어 있는 곳이 용산도서관이었음) 잠시 후 뜻하지 않은 일로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전날 밤 잠을 두 시간 정도밖에 못잤더니 피곤하고 졸려 남산 등반은 커녕 서 있기도

힘들더라구요. 전철 타고 갈 때까지는 괜찮았는데 말이지요.

그래서 한국에서 가장 이쁜 화장실로 선정됐다는 광화문역 8번 출구쪽 화장실

사진만 좀 찍고는 '광화문에 왜 왔니, 왜 왔니, 왜 왔니? 화장실 보러 왔단다, 왔단다..

'하면서 컴백홈 하고 말았습니다.-_-;;

6월이 가기 전에 남산 재등정에 도전할 것을 책에게 약속합니다.^^

 

책에 나오는 여행지는 한번씩 다 가 보고 싶지만 특별히 마음을 끄는 곳을

꼽아 보자면..

귀여운 하얀 강쥐 캡틴이 있는 인천 강화 동검도,

칸칸마다 밖을 향하고 있어 우리나라 해우소 중 최고의 경치를 자랑한다는

해우소가 있는 충북 제천 정방사,

쭉쭉 시원스레 뻗은 대나무들이 터널을 이룬 태화강 십리 대밭길,

토끼,양,당나귀,사슴 같은 귀요미들에게 먹이주기 체험을 할 수 있다는

태안 볏가리 마을 동물농장,

저자가 '내면의 졸고 있는 감정들이 소름 돋듯 깨어나는 것을 느낀다'는 대관령 등길,

산책로 바위 위로 놓인 계단을 오르면 사람들이 딱 두가지 반응을 보인다는

(와, 바다색이 환상이에요, 오아, 길이 왜 이 모양이야) 경북 영덕 블루로드..

 등이 되겠습니다. (나는 어느 쪽일지 심히 궁금해요)

 

그리고 양페이지에 걸쳐 있는 대나무밭 사진과 307페이지의 하얀눈꽃 만발한

겨울나무들의 모습은 크게 확대해서 벽에 걸어두거나 아예 벽지로 쓰고 싶을

만큼 근사합니다. 나무수 대표님,

그림이나 벽지 사업 한번 고려해보심이 어떠실런지요? ^^

 

끝으로 저자의 궁금증 하나를 해결해주려 애쓰며 본의 아니게

(본의는 가급적이면 짧게 쓰고 싶어함) 길어져버린 후기를 마칠까 합니다.

 

부산에 있는 이기대라는 곳은 임진왜란 때 두 기생이 술 취한 왜장을

끌어안고 바다에 투신했던 곳이라 합니다. 그 두 기생의 무덤이 있어

이기대가 되었다는데 저자는 이런 의문을 제기합니다.

두 기생의 행적이 진주 논개와 비슷한데 왜 주목을 받지 못했는가..

저 나름대로 몇 가지 답을 궁리해봤으니 그 중 마음에 드는 걸 고르시기 바랍니다.

 

1. 이기대의 두 기생이 논개보다 못 생겨서.

2. 이기대 지역을 다스리던 관리의 정치력이 논개네 마을 관리보다 떨어져서.

3. 논개네 마을에서 출세한 사람들이 더 많아서.

 

가능하면 많이 좀 늘어놓고 싶었는데 이 이상은 상상력이 작동을 하지 않는군요.

휴~~

맨날 300자 간신히 넘는 날라리 후기 쓰다가 정성 듬뿍 들어간 서평 쓰려니

진이 다 빠지네요. 이제 하나만 더 쓰면 숙제 완료!

마지막까지 분발하겠습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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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나요, 내 인생
최갑수 글.사진 / 나무수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에는 흔한 여행에세이거니 했습니다.

읽어나가다보니 여행책 같기도 하고, 시 같기도 하고, 단편 소설 같기도 하고,

사랑이야기 같기도 하고, 이별 이야기 같기도 하고, 삶 이야기 같기도 하고..

어디 여행 가서 사진 좀 찍고 있었던 일 얘기 곁들이는 일반 여행서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책이었어요. 뭔지 모르게 심오하고 깊이가 있어 보인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몇 시간이면 후루룩 읽어치울 수 있는 책들과 달리 읽는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이런 표현에서는 감탄도 해가면서 말이지요.

어느덧 날씨는 배부른 고양이처럼 순해졌다.

 

순해진 날씨를 배부른 고양이에 비유하다니, 독특하기도 하고 기발하기도 하고..

내가 오다가다 간식 주는 주차장 고양이는 배 고플 때는 막 비벼대다가 배부르면

언제 봤냐는듯이 쌩까고 돌아서 '이그, 저 얄미운 거..' 싶은데 말이지요.ㅎ

보통 고양이들은 먹고난 후 다가와서 고맙다는 듯이 애교를 피우는데

얘는 그 반대더라구요. (새끼 넷의 어미인데 성묘가 되지 않았는데도 출산을 해서

그런지 허벅지가 비쩍 말라 만지면 안쓰러운 마음이 왈칵 일어납니다.

그래서 사료 주는 사람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닭고기나 참치캔을 사서 주곤 합니다.)

 

내가 갖고 싶은 것을 갖는 일은 분명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오래 전부터 가지고 싶었던 것을 포기하는일, 그것 역시

새벽 두 시에 잠들어 세 시에 깨는 것만큼이나 힘든 일이다.

 

새벽 두 시에 잠들어 세 시에 깨 본 적이 없어 체감은 못하겠지만

암튼 굉장히 그럴 듯한 비유라 여겨졌습니다.

모르긴 해도 저자는 그런 적이 꽤 있지 않았나 싶어요.

여행 다니다보니 자야 할 시간에 잠 못 잔 적도 많을 것 같구요.

 

책에 나온 음악들 찾아들어가며 이 글 쓰고 있는데 craig douglas 의 on the sunny of street 는

유튜브에 없어 프랭크 시나트라와 딘 마틴, 그리고 조 스타포드의 목소리로 한번씩 들어봤습니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의 옛날 느낌이 물씬 풍기는 게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슈베르트의 밤과 꿈은 피아노곡보다 기타로 연주한 게 영롱한 느낌이 들어 더 나은 것 같아요.

제목대로라면 영롱한 것보다 뭔가 어슴프레한 것이 더 어울리겠지만요.

 

우리가 두려워해야 하는 건..이라는 챕터의 글은 뭐라 감상을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모자부터 가방까지 온 몸을 브랜드로 뒤집어쓰고 두 시간 내내 자신이 보낸 가장 지루했던 휴가

이야기를 하는 클라이언트의 말을 들어주느라 헤드폰으로 귀를 막아버리고 싶었다는,

더 화나는 건 카페를 나와 그가 모퉁이를 돌아 사라질 때까지 얼굴에 웃음을 짓고 서 있어야 했다는,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배낭을 꾸리고는 그에게 거절 메일을 썼다는 이야기..

 

우리가 진정으로 두려워해야 하는 건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못하는 것이다...라는 것이 그 일에서 저자가 얻은 교훈이라는데

클라이언트가 때려 죽이고 싶을 만큼 싫어도 거절할 입장이 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세상의 비극이 아닌가 싶습니다. 거절해도 충분히 살아갈 자신이, 믿는 구석이 있었던

(글솜씨와 사진) 저자를 부러워할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저자로 하여금 아이슬란드에 가보고 싶어지게 만들었다는, 음악을 듣고 있는 동안

마치 거대한 오로라 아래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는 그룹, 시규어 로스의 곡을 듣고

있습니다.

브릿지경제라는 신문에선 시규어로스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군요.

긴 눈과 얼음의 시간을 음악에 녹여낸 밴드. 팔세토 창법으로 자신들의 언어

‘희망어(Hopelandic)’를 더욱 몽환적으로 전한다.

(팔세토 창법이 뭔가 검색해보니 성악에서 사용되는 발성법으로 높은 음을 내기 위해

내는 가성인 것 같습니다.)

지금 Olsen Olsen 이란 곡을 들었는데 웅장하면서 신비스러운 것이 현대의 교향곡 같은 느낌입니다.

이어서 들은 다른 곡들은 그보다는 덜 웅장하지만 긴 눈과 얼음의 시간을 음악에 녹여냈다는

평에 수긍이 갈 만큼 신선하고 신비하고 몽환적입니다.

Svefn-g-englar 는 차분한 느낌이 좋고 Popplagið 란 곡은 처음에는 조용하더니 나중에는

상당히 박력 있어지는군요.

예전의 프로그레시브록 밴드들의 곡들과 좀 비슷하면서도 그보다는 좀더 진보한 느낌이랄까요.

전체적으로 마녀나 요정이 등장하는 판타지풍의 영화에 나오면 아주 잘 어울릴 듯한 분위기의

환상적인 음악들이라 오로라 밑에서 들어도 정말 딱일 것 같습니다.^^

참 세상은 넓고 음악 세계도 넓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밴드가 아닌가 싶습니다.

 

책에 실린 사진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고양이 사진입니다.

저자는 '저 멀리 어딘가를 응시하는 듯한 망연한 눈빛'이라 표현했는데 눈빛, 각도 포착을

아주 잘 한 것 같습니다. (그저 고양이라면 헬렐레 하는 고양이 매니아.^^)

 

어느 날 인생은 물끄러미..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스스로에게 뭔가 존경할 만한 질문 하나를 가지고 살아 보자..

오늘부터 인류를 위한 걱정도 조금 하면서, 파키스탄 사막고양이와 북극곰의

개체 수에 대한 걱정도 조금 하면서, 만델라의 생일도 축하하면서, 좀 쉬어가면서,

스스로에게 칭찬과 격려와 위로도 날리면서...

 

인류,만델라,북극곰은 몰라도 사막고양이라면 조금 걱정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생긴 고양이인지 찾아보니 얼굴 형태가 우리가 아는 고양이들이랑 약간 다른 것

같네요. 그래봐야 어쨌든 귀여운 고양이지만요.^^

이제 막 여행을 시작한 이들이 저자에게 꼭 하는 질문이 있다고 합니다.

여행 도중 지치고 힘들 때는 어떡하느냐, 처음이라 두려운데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나,

여행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나, 여행이 언제나 즐거운가, 일상은 피곤한가, 훌륭한 여행이란

어떤 것인가 등등...

여행이 언제나 즐겁냐는 질문에 저자는 여행에 관해 말하는 그 자체가 즐거움이라고 합니다.

이건 질문이 좀 잘못됐다고 봐요. 여행이라 해도 결국 삶인데 어떻게 늘 즐거울 수가 있겠어요?

한곳에 붙어 지루하게 사는 것보다야 즐거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어딜 가나 사람 상대는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고 그 사람들이 늘 즐거운 사람들일 수만은 없는데 말이지요.

그리고 부유해서 아무 걱정 없이 맘놓고 자유롭게 여행을 한다면 몰라도 툭하면 등 뒤에서

생계걱정의 바람이 서늘하게 불어오는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겠지요.

느긋하게 여행하고 싶은데 취재를 위해 빨리빨리 다녀야 하거나 가슴에서 우러나지 않는데

마감 때문에 억지로 쥐어짜내듯 글을 써야 할 때나, 사랑이, 우정이 고픈데 주변에 아무도 없을 때나...

막상 여행 다닐 때는 힘들었는데 지나고나서 그 여행에 관해 얘기할 때는 즐거운,

뭐 그런 케이스도 간간이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찰리 해이든과 팻 메쓰니가 함께 한 연주곡 ​The Moon Is A Harsh Mistress 를 듣고 있습니다.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곡..(팻 메쓰니는 조금 알고 조금 호감을 가지고 있지만 찰리 해이든은

처음 들어본 이름인데 작년에 죽었고 특이(?)하게도 베이스 연주자였네요.)

카페 그루브..라는 곳에 올라와 있는 설명글 보니 다소 멋져보이는 인물이에요.

음악과 연주 그 자체보다는 '진보와 혁명'으로 가득한 가치관에 따르는 평가가 우선했던

베이시스트 찰리 해이든은 우습게도 팻 메시니와의 듀엣 앨범 'Beyond the Missouri Sky'

를 통해 본격적으로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녹턴과 볼레로의 미적 감성을

아름답게 조화시킨 앨범 'Nocturne'과 곤잘로 루발카바와의 내한 공연을 통해 국내에서의

인지도와 인기가 뒤늦게서야 올라갔다.

감나무 아래 쌓였던 첫눈이 녹은 날, 저자가 듣고 또 들었다는 파블로 카잘스의

the song of the birds를 듣고 있습니다. 새의 노래가 꽤나 우울해 보이는군요.

이어서 카잘스가 연주한 Bach Cello Solo Nr.1, BWV 1007 이 자동적으로 재생되어

어쩔 수 없이(?) 듣게 됐는데 무게감 있는 첼로 소리도 들을 만 한 것 같습니다.

밤과 꿈을 다른 사람의 연주로 한번 더 들어보고 싶어 유튜브 영상을 검색하다보니

서혜경씨 연주가 있어 클릭해봤습니다.

아까의 피아노나 기타보다 훨씬 좋군요. 같은 곡이라도 연주하는 악기와 사람에 따라

느낌이며 분위기가 180도 달라진다는 사실..

서혜경씨의 연주로 들으니 밤과 꿈이 대단히 아름다운 곡이라 여겨집니다.

세번 반복해 들어주시고...

총 81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 내용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챕터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49장입니다. 이 부분이 몹시 마음에 들어요.

자기가 원하는 물건을 아무런 고민 없이 다 살 수 있다는 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 하며

건널목을 건너다가 한눈파는 운전자가 모는 자동차에 치일 뻔했고, 그 순간 밴프의 겨울을

잠깐 떠올렸다. 자동차는 무덤덤하게 지나갔고 운전자는 나를 노려보았다.

그 찰나의 순간, 나는 은하수를 여행하는 백패커가 지구에 잠시 들른다면, 이런 곳에서

내리는 게 아니었어 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지나갔을 거라고 생각했다​.

저는 어떤 책을 읽다 은하수를 여행하는..이라는 말만 나오면 눈이 쫑긋해집니다.

우주 여행 할 때 들고 가고 싶은 책 단 한 권을 뽑으라면 망설일 것도 없이 저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선택할 겁니다.(다섯 권 합본으로 된 한 권! ^^) 

히치하이커가 아니라 백패커라 한 부분에서 살짝 삐끗하긴 했지만 뭐 거의 사촌이니까..^^

자기가 원하는 물건을 아무 고민 없이 다 살 수 있다는 건 어떤 느낌이냐구요?

저는 알 것도 같아요. 예전에 LP시절에는 듣고 싶은 음악이 있으면 비싼 판을 구입해서

들어야 했고 설령 돈이 많다 해도 한국에 수입되지 않은 판에 있는 곡은 거의 들을 수가

없었지요. 그때는 원하던 음반 하나를 구입하면 참 뿌듯하고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유튜브에 곡명만 쳐넣으면 못 듣는 곡이 없습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모르는 음악들, 바로바로 들을 수 있습니다.

편리해서 좋기는 하지만 예전과 같은 흥분, 설레임, 행복감, 이런 걸 느끼긴 불가능하지요.

지나친 결핍은 불행을 유발하지만 어느 정도의 결핍은 삶을 역동적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렇지만 빌 게이츠 정도의 부자가 되는 것과 어느 정도 결핍을

느끼며 사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숨도 쉬지 않고 빌 게이츠를 고를 겁니다.

하지만 빌 게이츠가 된다 해도 늘 돈에 대한 결핍을 느낄 것 같아요. 그 정도로 돈이 많다면

전 지구적으로 빈곤과 질병과 무지를 ​퇴치하는 일에 손발 걷고 뛰어들어야 할 텐데 그렇게

되면 빌 게이츠의 재산도 새발의 피정도밖에 안 될 테니까요.

가능하다면 나와 가족 먹고 사는 고민에서 벗어나 전 지구적인 고민 좀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의외로 길어진 후기, 이만 마무리할까 합니다.

책과 덜 관련되는 소리가 많은 듯도 한데 이런 후기를 금정연 스타일이라고 한다지요? ^^

금정연씨는 한국, 아니 세계, 아니 우주 최고의 평론가입니다.

그 긴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자그마치 두 번인가 세 번 읽은

사람이니까요. 그리고 이 책의 저자 최갑수 씨도 우주급 작가입니다.

안내서를 읽은 것 같으니까요.ㅎㅎ (아, 이 다정한 편견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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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블루 - 언젠가, 어디선가, 한 번쯤은...
김랑 글.사진 / 나무수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먹고 살기 바쁘다보니 이제는 거리가 많이 멀어졌지만 예전에 락음악을 대단히 좋아했습니다.

돈만 생기면 음반을 사모았으니까요. 그럼에도 음악에 취미 이상의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었지요.

'책 한 권으로 인해 인생이 바뀌었다.'..같은 말을 들으면 '뭐 그럴 수도 있겠지' 싶었지만

음악 한 곡으로 인생이 바뀌었다는 건 들어보지도, 상상하지도 못했습니다.

또 좋아하기는 했어도 음악이 위대하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습니다.

락에 대한 열정은 오래 전에 사그라들고 시끄러운 소리를 들으면 머리가 지끈거려 음악과는

담 쌓고 지내던 어느 날(약 1년 전 쯤?) 유튜브에서 막심 므라비차란 사람이 피아노로

연주하는 '크로아티안 랩소디'를 듣게 되었습니다.

아, 어찌 그리 아름답고 사랑스러운지...

너무 좋아 듣고 듣고 또 들었습니다. 그리고 인생이 바뀌지는 않았지만 그 곡으로 인해

존재하는 줄도 몰랐던 크로아티아란 나라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 나라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무조건적인 호감을 품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세계 여행을 할 때가 오면 그때

크로아티아를 1순위에 넣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구요.

심지어는 음악 한 곡이 위대할 수도 있다고까지 여겨졌습니다. 좋은 음악이나 노래 한 곡은

생판 모르던 나라를 졸지에 가장 여행하고 싶은 나라로 만들 수도 있으니까요.

평소 노래나 드라마를 수출해서 외화벌이 하고 한국 홍보하니 어쩌니 하는 소리들을 들으면 

그까짓게 뭐 대단한 홍보가 될까 싶어 코웃음을 치곤 했는데 이 한 곡으로 인해 그게 대단히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전략이라는 걸 절절이 깨닫게 되었답니다.

 

크로아티아 블루를 읽은 감상은 쓰지 않고 왠 서론이 이렇게 기~냐구요?

왜냐면 내게 크로아티아는 바로 크로아티안 랩소디의 나라이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집에 있는 나무수 출판사의 책 네 권 중에 '크로아티아 블루'가 끼어있게 된 이유를

설명하려면 위의 얘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구요.

 

저는 가끔 서점에 갑니다. ​

이 코너 저 코너 아이쇼핑 하다보면 여행책 코너도 지나가게 되는데 아직은 세계 여행할

형편이 못되는지라 여행책에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미국, 유럽, 아시아, 천국 같은 무슨 섬

등등 수많은 여행서적들이 서로 자기를 봐달라며 화려한 표지 경쟁을 하고 있​지만

그러거나말거나 한번 슥~ 보고 지나가곤 하는데...

어느 날 ​그렇게 스윽~ 지나치려던 내 눈길을 순식간에 사로잡은 책이 한 권 있었으니,

그 제목하야 크로아티아 블루!

 

저는 일단 크로아티아란 말만 들어가면 눈이 뿅, 귀가 쫑긋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눈과 귀를 열어놓고 있다 해도 크로아티아는 쉽게 들을 수 있는 단어가​ 아닙니다.

아직까지는 한국에 그리 잘 알려져 있는 나라가 아니거든요.​

9세기에 슬라브라는 이름과 함께 나타났고 1102년 비잔틴 제국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약 800년 간을 헝가리제국과 연합했다가 1918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으로부터 분리를 선언,

 그 후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거쳐 1991년 6월 독립. 수도는 자그레브, 인구는 450만 정도..

(2012년 통계. 지리, 역사 공부를 열심히 한 사람 아니면 자그레브란 이름 아는 사람도 거의

없지 않을까 싶군요)

하지만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닙니다.

한국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유럽 사람들에게는 유럽 속의 유럽, 보석 같은 관광지로 불리는 곳이

바로 크로아티아라는 사실!

이탈리아에 있는 것 중 크로아티아에 없는 것은 없고 ​로마보다도 더 로마스러우며 온갖

중세의 건물과 유적들로 가득해 볼 거리, 찍을 거리가 넘쳐나는 나라이면서 자연 경치도

환상적인 나라..

아무리 과거에 공산국가였다지만 자유국가로 독립한지 25년 가량 되는데 이토록 아름다운

나라를 어떻게 모를 수가 있었는지 의문스러울 지경입니다. ​

 

저자는 이 나라에서 사랑하는 여자를 만났고 그리고 헤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녀와의 추억을 돌이키며 잊을 건 잊고 새로 채울 것은 새로 채우기 위해 두 번째로

크로아티아를 방문해서 쓴 것이 바로 이 책입니다.​ 사랑이 식어 헤어진 게 아니라 여전히

사랑하는데도 헤어졌기에 더 애틋하고 그리운 나라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자가 소설가라 그런지는 몰라도 서정적이고 분위기 있는 표현이 많습니다.

작가들 개성도 가지각색이라 사실만 보고한 하드한 책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생각을 시적으로 표현한 소프트한 분위기의 책도 있는데  전자는 주로 여행을

업으로 삼아 먹고사는 작가들이고 후자는 주로 소설가들인 것 같더라구요.

단순한 여행보고서가 아니라 문학작품 같은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대단히

좋아할 듯한 책 크로아티아 블루, 많이들 읽고 현장 검증(?)도 많이들 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가장 먼저 현장 검증하고 싶은데 울 남편 로또님이 다음 주에

당첨되실지 모르겠군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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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 사용법 - Ver. 2.0
정철 지음, 염예슬 그림 / 허밍버드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절반은 카피라이터이고 절반은 작가인 사람이 쓴 책이라 그런지 재미 있으면서 재치가

통통 튀는 구절이 심심찮게 있습니다. 책 날개에서부터 웃음이 팍 터지는데 소개해 보자면..

시험 보는 딸에게 답을 하나도 틀리지 않는 것은 출제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듣고 보니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그러고보니 하도 오래되어 망각하고 있었는데 내가 학교 다닐 때 단 한 번도 만 점

받은 일이 없던 것이 출제자에 대한 예의가 너무 깎듯해서였던 것 같기도 하고..

(씨나락 까먹던 귀신이 들으면 씨나락이 목에 턱! 걸려 켁켁 거릴지도...-_-;;)

 

 이 책은 제목만 봤을 때는 이렇게 생각하기 쉽상입니다.

'아, 내 머리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인가부다..'

하지만 책을 쭈욱 읽어나가다 보면 OOO페이지에 있는 것과 같은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책 제목이 내 머리 사용법인데 왜 머리를 사용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없나요?'

 

그에 대한 답변이 초수퍼울트라트리플엑스라지메가톤급으로 웃깁니다.

뭐가 그렇게 웃긴지 궁금하면 13,800원!

(13,000원이나 14,000원이면 몰라도 13,800원은 몬지..

싶지만 그 가격 아니면 안 되는 이유가 있겠지요? 출판사 대표님 꿈 속에

산신령이 나타나 책값을 그렇게 해야만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라 했다던가..)

 

멸치의 슬픔이란 제목의 글은 웃기면서도 좀 슬픕니다.

죽는 날까지, 아니 죽어서도 끝내 듣지 못하는 말.

멸치 한 마리 주세요.

무리 속의 나는 진짜 내가 아닐 수도 있는데.

 

멸치를 봤을 때 내게 드는 생각이란,

'칼슘을 많이 먹어주는 게 좋은데 별로 맛이 없단 말이야.' 정도가 고작인데

카피라이터인 저자의 상상력은 참 상상을 불허하는 것 같습니다.

그 글 보고 건어물 가게 가서 멸치 한 마리 달라고 해볼까..하는 생각을 잠시잠깐 해봤지만

바로 머리를 흔들었습니다. 들을 대답이 뻔했으니까요. 아니, 대답이나 해주면 다행이겠지요.

어디서 미친 뭐가 왔나 하는 눈빛으로 쳐다보다 정신 병원에 전화할 지도..

 

끝에 나오는 내 머리 사용법 다르게 읽기 그림 색인에선 저자의 책에 대한 정성이 느껴집니다.

자신의 책을 좀더 색다르게, 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알알이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책의 내용들을 시간대, 연령대, 지역별, 신체 부위별로 구분해 그림으로

표현해 놓았는데 참 재치 있으면서도 창의적인 발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심지어 저자는 책 뒤 커버에까지 넘치는 정성과 애정을 쏟아 넣습니다.

책에 대한 제품 보증서까지 첨가를 했거든요.

보증기간은 당신의 인생이 끝나는 날까지이고, 보증 범위는...

 

인생이 궁금한 사람, 사랑이 무어냐고 묻고 싶은 사람,  사람 사는 세상에서 숨 쉬고 싶은 사람,

세상을 아프지 않게 꼬집고 싶은 사람, 시간에게 천천히 가라고 부탁하고 싶은 사람,

내가 나를 안아주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근본적으로는 저자 자신을 위해 쓴 책입니다.

그래서 제목도 남의 머리 사용법이 아니라 내 머리 사용법..^^

좋은 내용, 머리 말랑하게 하는 데 도움 되는 내용이 많아 13,800원 값어치는 충분히 뽑을 수

있으니 담배 세 갑 덜 피우고, 술자리 한번 덜 갖고 (저는 담배도 , 술도 안 해 이벤트 응모로

받았슴다.^^) 구입해 보실 것을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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