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시절에 서예를 배운적이 있다.
할아버지께서 한문 시를 짓고,서예를 즐겨하시던 분이라 나를 비롯한 사촌들은 서예와 한문을 익힐 수 밖에 없었다.
정말 하기 싫었다.반복적으로 쓰고 또 갈기고 하는 행위가 지겨웠고, 글에 의미,맛도 모른체 써대는게 무슨 흥미가 생기겠나.
그래도 사년정도 배우다보니, 서당개도 삼년이면 풍월을읆는다고 대충 그림그리는 수준까지는 되었던 것 같다.어린나이였지만, 고요한 상태에서 먹을 갈면, 나도 모르게 진한 묵향에 마음이 편안해지는 경험을 했다.
서예를 배우다보면 궁서를 시작해 판본체,흘림체 등을 익히게 되는데, 글씨에 균형이 처음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획을 그릴때마다 흐트러지지않게 집중하고 유지하려고 힘써야한다.
모든 글자가 `□,○,◇` 밸런스에 맞게 균형미를 뽐내야한다. 이런 기본이 될 때 화려하게 흘리거나 갈기면서 기교넘치는 자신만의 문체가 가능한 것 이다.
서예만 그럴까
글을 습작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들이 단문보다 복문을 선호해 길게 글을 쓴다.
자신만의 사유를 잘 표현하고 싶은 심정은 이해를 하지만, 단문을 잘 써야 긴글도 나중에는 잘 쓸 수 있다.
유명작가들은 자신들만의 문체와 글맛이 있다.
그들의 글은 복문이지만, 단문에 고수이기때문에 가능한 것 이라 생각한다.
운동이나 춤도 마찬가지다. 기본에 충실할 때 더 나은 테크닉을 구사할 수 있다. 기본이 부족한채 화려한 기교만을 익힌다면 얼마가지 않아 밑천이 드러나고 한계가 온다. 반복적인 베이비스텝이 중요하다.
서예를 그만둔지 오래되었지만,나이가 더 들면 다시 취미 삼기 좋을 것 같다 북플을 보니 캘리그라피인가 하는것을 배우는 분이 몇분 있는거 같아 괜히 반갑다.
사진도 배우고 싶고- 인물화도 배우고 싶고,
잠깐 배운 요가도 계속하고 싶다. 여행도 더 많이 하고 싶고, 싶고...
실천을 떠나서 상상하는 것 만으로 행복하다.
아~ 봄이 지나고 여름냄새가 물씬난다.
좋다.
부끄럽지만 허접한 유년작품 하나 투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