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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이라는 여행 - 사랑이 지속되기 위한 소통의 기술
틱낫한 지음, 진현종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책 속에 밑줄 긋기 -
우리 모두는 사랑에 굶주려 있지만, 사랑을 불러일으켜 그 굶주림을 달래줄 방법을 모르고 있습니다. 공허함을 느낄 때면 과학기술을
이용해서 외로움을 가시게 하려 하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인터넷, 이메일, 화상회의, 문자, 포스팅, 앱, 편지 그리고 휴대전화가
있습니다. 없는 게 없습니다. 그런데도 소통이 더 나아졌는지 조금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p.22)
행복은 자기 자신과 소통하고 있을 때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자면 전화기를 내려놓아야 합니다. 회의나 행사에 참가할 때면 우리는
전화기의 전원을 끕니다. 회의나 행사에 참가할 때면 우리는 전화기의 전원을 끕니다. 왜 그럴까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흡수하여 소통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자기 자신과 소통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종류의 소통은 전화기로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생각도 많이 하고 말도 많이
하는 일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러나 자기 자신과 소통하려면 무념과 묵언 수행을 해야 합니다. (p.31)
괴로움을 이해하면 연민의 마음이 생겨나기 마련입니다. 괴로움을 이해하지 못하면 행복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괴로움을 잘 보살피는 방법을
알면 행복을 잘 보살피는 방법을 알게 될 것입니다. 행복이 자라나려면 괴로움이 필요합니다. 사실 괴로움과 행복은 늘 함께 다닌답니다. 그래서
괴로움을 이해할 때 행복을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괴로움을 다루는 방법을 알면 행복을 다루고 행복을 부르는 방법을 알게 될 것입니다.
(p,46)
자기를 이해하는 것은 남을 이해하는 일에 없어서는 안 되는 부부인고, 자기를 사랑하는 것은 남을 사랑하는 일에 없어서는 안 되는
부분입니다. 자기의 괴로움을 이해하게 되면 괴로움이 줄어들고, 남의 괴로움을 훨씬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p.53)
짜증이나 화가 나면 귀 기울이는 능력을 잃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귀 기울이고 있는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연민의 마음이 가슴속에
머물러 있도록 수행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연민의 마음이 계속 살아 있도록 지킬 수 있으면 가슴속에 있는 화와 비난의 씨앗이 물을
공급받아 싹을 틔우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상대방에게 귀 기울일 수 있으려면 우선 스스로를 길들이지 않으면 안 됩니다. (p.63)
사랑의 토대는 이해인데, 그것은 무엇보다도 먼저 괴로움을 이해한다는 뜻입니다. 우리 모두는 이해에 굶주려 있습니다. 정말로 누군가를
사랑해서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으면, 그 사람의 괴로움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렇게 하면 사랑이 깊어져서 참된 사랑이 될
것입니다. 괴로움에 귀 기울이는 것은 이해와 사랑을 낳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요소입니다. (p.67)
- 리뷰 -
오늘 아침. 여동생과 크게 한 판 싸웠다. 별 일도 아니었는데... 처음에는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다가, 내 생각이랑 동생 생각이랑
다르니까 내가 갑자기 화를 내면서 동생에게 나의 생각을 강조했다. 항상 그렇게 안해야지... 하면서도 맏이가 가지고 있는 권위의식이 발동해서
동생들에게 명령조로 이야기하게 된다. 삼남매 중에 맏이. 동생들과 나이 터울도 많이 나고, 맞벌이 하시는 부모님은 "무조건 언니, 누나 말
들어라"며 나에게 모든 권한을 주셨다. 그래서 항상 동생들을 챙긴다는 핑계로 내 생각대로 동생들이 하기를 바라고, 말을 듣지 않으면 화를 내거나
짜증을 자주 냈다. 그러다가 얼마 전에도 동생이 "언니는 진짜 내 마음을 조금도 이해를 못하는 거 같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머리를 한 방 얻어
맞는 거 같았다. 나는 항상 이해심이 많다고 생각했다. 친구들과의 관계, 대외활동에서는 항상 내 의견을 주장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정작 가까운 가족들에게는 '소통'이 아닌 독불장군 '불통'의 아이콘으로 행동했던 것이다.
<타인이라는 여행>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공감했던 것은 나를 비롯한 현대인들 모두 '소통'이 가장 빠르고 잘 될 수 있는
기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불통'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탁낫한은 진정한 자기애를 갖지 못하고, IT 기기에만 집착하며 오직
타인과의 소통 아닌 소통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타인의 얘기를 잘 들어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외로우니까, 고립되는 것이 싫어서
타인과의 관계 맺기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 진정한 소통을 위해서 휴대폰을 잠시 꺼라고 권유한다. 그리고 묵언과 무념을 통해서 자신을 들여보라고 한다. 진정으로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사람, 자신에게마저 연민을 느끼고 많은 상처를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내 자신을 사랑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다. 단순히 "이해해"라는 말이 아니라 정말 가슴으로 그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사랑이고 그런 사랑을 위해서 자신을 먼저 사랑하라는 논리. 풍요로움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으면서도 끊임없는 마음의 허기와 외로움을 잘 느끼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처방이다.
이번 주말에는 휴대폰을 잠시 꺼두려고 한다. 쉴 새 없이 울려되는 카톡 알림. 페이스북 업데이트 소식. 블로그 업데이트......
모든것을 OFF 하고 내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려고 한다. 그리고 이런 내 자신을 들여다보는 자신과의 소통의 시간을 통해 진정으로
동생들을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고 나아가 진정으로 내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