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의 즐거움 - 인문학자 김경집의 중년수업, 개정판
김경집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속에 밑줄 긋기-

 

  손을 잡으면 마음까지 함께할 수 있는 게 지아비와 지어미의 '함께살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점만 보고 살기에도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어지간한 건 용서하고 고마워하는 것이 아 나이쯤 얻는 지혜인 것 같습니다. 아내의 머리칼을 염색하면서 오늘 서럽게 행복했습니다. 앞으로 50년만 더 염색을 해주며 살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p.23)

 

  젊은이란 나이에 따른 것이 아니라 그 질과 태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 어느 영화 대사처럼, 강한 것이 오래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오래버티는 것이 강한 것이라는 말이 가슴에 짠하게 와닿습니다. 그렇다고 그저 오래만 버틴들 그게 대수는 아니겠지요. 아직은 식지 않은 심장과 모세혈관까지 뜨겁게 휘도는 열정이 있습니다. 중년들이여, 우리도 랩을 부릅시다! (p.40)

 

  정체된다는 것은 내면의 죽음을 의미한다는 것. 더 높이 더 빠르게 날 수도 없고 그 꿈을 접었지만 유장하게 바람처럼 날아야 한다는 새로운 자각만은 분명하게 갖게 됩니다. 이제 겨우 한 가지 공부를 시작할 때입니다. 무슨 공부를 해야 할지 두고두고 생각해야겠습니다. 이제야 서투르게나마 수평비행을 시작합니다. 자유로운 비행을 위해 (p.67)

 

  삶이란 별거 없습니다. 우리 모두 손을 내밀어 내 옆에 있는 사람을 내 삶으로 끌어안으면 길을 함께 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겠습니까? 거미줄은 모든 사람이 매달려도 끄떡없답니다. 아니 많으면 많을수록 더 질기고 튼튼해지는 그런 줄입니다. 다른 사람 먼저 올려 보내고 내가 나중에 그 줄에 올라가야겠습니다. "먼저 올라가세요." 제가 먼저 건네고 싶은 인사입니다. 손을 잡으면 마음까지 이어지는 사랑으로. (p.142)

 

  다 빈치를 통해 알 수 있듯 르네상스맨은 끊임없는 문제의식과 실험정신을 가진 사람입니다. 또한 그는 좁은 범주에서 벗어나 살아가며 맺는 여러 관계를 포함한 모든 행동양식에서 자신을 표출할 수 있는 열정을 가진 사람입니다. 끊임없는 호기심과 관심으로 삶의 모든 양식들을 소홀하게 넘기지 않고 포용력을 가지고 사는 사람입니다. 또한 그는 모든 규범과 관습에 무작정 따라가지 않고 그것에 도전하기도 하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에게는 인간과 자연의 모든 것에 대해 겸손한 열정과 부단한 애정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의 르네상스맨이 되고 싶습니다. (p.164)

 

- 리뷰 -

 

1. 아내의 염색을 해주는 남편. 첫 부분부터 참 따뜻했습니다. 부부가 함께 나이가 든다는 것은 저런 것이겠죠. 서로의 단점을 감싸주며, 꼿꼿하지 않게 상대방의 허점도 사랑해줄 수 있는 것. 사랑이라는 것이 사랑해 사랑해 백 번 말하는 것이 아니라 눈빛 한 번으로, 손길 한 번으로.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 나도 결혼을 하게 된다면 저런 사랑. 저런 배우자를 꼭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답니다.

 

2. 가끔씩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지나가다 나무 아래서 쉬고 계시는 할머니나 할아버지를 보면서... '나이가 든다는 것은 조금 슬픈 일은 아닐까. 지금처럼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고, 마음껏 먹고, 놀고! 이렇게 삶을 즐길 수 있는게 젊음인데... 이런 젊음이 없다면 슬플 거 같다.' 그러나... 이런 저의 생각이 한참 잘못됐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가슴이 뜨거울 수 있다는 것! 어떤 것이든 도전할 수 있다는 것! 정말 젊음이란 나이가 아니라 질과 태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됐습니다. 저의 블로그의 '빛나는 청춘'은 나이가 들어도 어떻게든 빛남을 잃지 말고 끝까지 청춘으로 도전하자는 뜻으로 지은 것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끝까지 청춘으로 가자. 숫자가 아닌 항상 도전하는 태도!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새삼스럽게 깨닫습니다.

 

3. 고인 물은 썩는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일에서 뒤로 퇴보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퇴보보다 더 좋지 않은 건 발전이 없는 일입니다.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어갈수록 드는 생각은 배움에 대한 열정을 잃어버린다는 것입니다. 아직 이십대이지만 지금까지 쌓아왔던 스펙들로 충분해! 라며 제 자신을 합리화하고 있습니다. 스펙이 아닌 배움. 진지한 배움. 삶에 대한 배움, 자연에 대한 배움이 필요하다는 걸 <나이듦의 즐거움>을 통해 알게됩니다. 특히 자연을 통해서 우리는 이토록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저도 봄이 지나가기전 꽃시장에 가서 예쁜 화초를 하나 사야지 생각했습니다. 화초를 키우며 정말 열정을 잃고, 끈기를 잃어가던 마음을 다시 다잡으며 자연의 순리를 느끼며 자연을 통해 배움을 얻어야겠습니다.

 

4. 처음에 이 책을 봤을 때는 <나이듦의 즐거움>이라는 제목을 보고 이 책은 우리 엄마나 아빠에게 필요한 책이겠구나 생각했습니다. 한마디로 나이가 들어도 긍정적으로 즐거움을 찾아! 뭐 이런 아주 단순한 생각을 가지고 책을 읽었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오히려 20대에게 참 필요한 책이었습니다. 취업, 스펙, 무한 경쟁... 정말 친구들을 만나도 다 취업 얘기 뿐! 삭막하고 각박한 세상에서 메마른 정서를 가질 수 밖에 없는 요즘. <나이듦의 즐거움>을 읽으며 힐링을 했답니다. 한 템포 쉬어가는 여유, 이 각박한 세상에서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는 자연의 힘, 다양한 인문학적 사례들과 저자의 일상생활에서 얻은 지혜와 넓은 안목이 가슴을 확 터주는 가슴 속 여행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