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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물리학자의 비행
로버트 해리스 지음, 조영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4월
평점 :
이 책은 솔직히 굉장히 읽기 어려운 책이었다. 주식이나 펀드에 대해서도 무지하고 각종 공학 용어도 나오다보니 그냥 한번 훑어 봐서는 읽기 시른
책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조금의 인내를 가지고 한 장, 한 장 읽어나가다 보면 결국 작가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어렵고 복잡한 주식, 펀드
경제 이야기도 아니고, 공학 이야기도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돈과 돈, 속고 속이는, 피도 눈물도 없는. 철저히 자본에서 움직이는 자본주의
사회의 냉철한 모습. 그리고 IT 기술의 홍수 속에서 편리하게 살아가지만 이 속에서 인간성 마저 사라져가고 있는 '인간'의 본질적 존재에
대해서 그리고 있다.
주인공 호프만은 천재 물리학자이자 컴퓨터공학자이다. 자신의 동업자인 쿼리의 제안으로 헤지펀드 회사를 창업하게 된다. 그리고 호프만은
기술개발자 답게 알고리즘을 개발해 모든 투자를 사람의 판단이 아닌 철저하게 알고리즘을 통해서만 투자 가능성을 파악해 투자할 수 있도록 한다.
심지어 종이나 펜 조차 회사 안에서 쓸 수 없도록 하며 IT 기술을 맹신하게 된다. 이 속에서 처음에는 수익을 계속 올리자 호프만의 맹신은 더욱
강해지고 '부'에 대한 욕심도 커지게 된다. 결국 인간성 상실을 통해 파멸의 길로 빠지게 되는 호프만...
소설을 읽으며 우리 모든 인간에게는 '호프만'과 같은 면이 존재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스마트 폰 하나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세상,
예전 같으면 인간의 손을 거쳐야 했던 일들이 이제는 기계로 더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 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우리 현대인들은 더욱 정신적
결핍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물질 만능주의는 더욱 심해지며 '부'가 최고의 가치가 되고 있다. 물론 시대의 흐름을 부정하고
무조건 옛날로 돌아가자고 할 수 만은 없다. 그러나 옛 우리 조상들이 항상 강조했던 '중도'의 철학적 가치가 필요할 거 같다. 호프만도
적절선에서 만족할 수 있는 중도를 가치를 알고있었다면 파멸의 길로 빠지지 않고 오히려 성공을 더욱 지킬 수 있었을 것이다.
정보의 홍수, 돈의 홍수 속에서 인간성이 사라지는 요즘. 특히 인문학이 강조되고 있는 분위기도 이 때문인것 같다. 인문학적 가치를 통해
인간의 소중함을 알아가고, 인간성을 회복하는 일. 중도를 배우고, 만족과 진정한 행복을 배우는 일. 이것이 앞으로 더욱 더 디지털화될 우리들의
세상에서 우리가 인간으로서 가장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