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를 일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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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 - 스타를 부탁해
박성혜 지음 / 씨네21북스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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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행히 내가 일치감치 깨달은 현실적인 자각 가운데 하나는 '사회'라는 세계에서는 누구든 자기 본위로만 세상을 살아갈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학창 시절처럼 자유롭게 사고하고,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살아갈 수 있는 사회생활이란 것은 애당초 불가능하다. 호기심과 취미로 경험 삼아 해왔던 학창 시절의 과외활동과 사회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선택한 직업에는 엄연한 차이가 있는 것이다. 내가 선택한 직업이 지금까지 살아왔던 내 삶의 방식과 다른 태도를 요구한다면, 이 또한 내 이상을 만족시켜줄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경우에는 견뎌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일을 배워나가는 시작 단계에서 알량한 자존심이나 회의적인 태도는 불필요한 소모적 감정이라고 여겨졌다. 그것은 '매니저'라는 직업이 향후에는 조력자인 동시에 조직자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기에 가능한 인내였는지도 모른다. 같이 입사한 동기들 중 몇몇이 회사를 떠났다. 그들이 생각했던 세계와 너무 다르다는 것.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답게 대우받는 분야로 가겠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나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p.171-1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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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라면 누구든 한번쯤 tv 속에 나오는 '스타'가 되어 영화제 레드카펫도 밟아보고, 멋있는 화보도 찍어보고, 많은 사람들의 이목도 받아보고 싶다는 소망을 가져볼 것이다. 나도 특히 청룡영화제나 시상식들을 보면서 '멋진 드레스 입고 한번쯤 저 레드카펫을 밟아보고 싶다' 라고 감탄을 연발하곤 한다. 대중들에게 화려하고, 멋지고, 예쁜 모습을 보여주는 스타들. 트렌드와 문화를 주도하는 그들은 항상 빛이 난다. 하지만 멋진 영화가 배우들의 연기로만 만들 수 없고 수많은 스탭들과 노고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처럼 스타 또한 절대로 스스로 빛이 나는 것은 아니다.
스타를 더 빛나게 해주는, 스타를 보호하고 더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을 마케팅 해주는 그들이 있었으니 이름하여 바로 '매니저'다. 사실 매니저라고 하면 그저 스타의 스케쥴을 조절해주고, 단순히 따라다녀주는 사람으로 인식 할 수 있다. 그러나 매니저는 별을 빛나게 더욱 빛나게 해주는 조력자이자 비하인드 스토리의 주인공인 매니저 이야기를 쏘 쿨하게 들려주는 멋진 여자 박성혜의 <별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 스타를 부탁해>를 통해 '매니저'의 존재부터 스타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재미있게 엔터테이먼트 산업 전반을 엿볼 수 있다.
김혜수의 매니저이고 전도연의 매니저였으면 대형기획사 싸이더스의 본부장까지 지낸 당찬 여자 박성혜.
마초기질의 남자들만이 갈 수 있었던 그 벽을 확실하게 부수고 확실히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킨 박성혜는 진짜 프로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그 사막같은 엔터테이먼트 사업에서 용기와 열정, 뚝심하나로 스타를 만들어내고, 지켜주고, 도와주며 스타들과 업계 사람들의 신뢰를 받아간다.
무엇보다 처음 매니저 일을 시작할때 그 안정적이지 못하고 험난한 길을 자신의 안목과 신념하나로 걸어가서일까 책 한문장 한문장에 그녀의 신념과 가치관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매니저'의 생활이라는 궁금증을 유발하는 요소임에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스타와 매니저와의 관계와 각종 비하인드 스토리등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들려줘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다. 또 매니저라는 역할이 그 어떤 사업보다도 큰 부가가치를 내고 있는 문화사업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려준다. 클라이언트의 요구와 스타의 요구 사이의 접점을 찾아내는 것도 매니저이고,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마케팅으로 스타를 만들고 키우는 것도 매니저의 역할이라는 것도 알수 있었다.
이 외에도 사회생활에서의 알찬 조언, 우리나라 문화사업이 나가야 할 적절한 방향과 스타들의 발언이 힘을 가질 수 있는 나라를 바라는 한 국민으로서 그녀의 소망과 조금은 이론적이고 어렵게 느낄수도 있지만 다양한 스타들의 예를 들어 설명한 스타 마케팅부분까지. 대중들에게 진정한 엔터테이먼트의 세계를 소개하고자 노력한 그녀의 열정을 엿볼수 있다.
그렇게 열정을 쏟아부었던 그 정든 분야를 떠나 홀연히 뉴욕행 비행기에 자신을 실은 그녀. 얼마전 기사에서 음악을 하고 싶다는 그녀를 보며 참 쌩뚱맞지만 믿음이 갔다. 한번도 만나본적 없지만 책에서 느낄수있었던 소신과 뚝심이 그녀를 또 다른 세상에서 또 다른 모습으로 우뚝 솟아있을 그녀를 기대하게 만든다.
그녀가 이제는 자신이라는 별을 한껏 빛내길 응원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