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의 경제학 - 왜 부족할수록 마음은 더 끌리는가?
센딜 멀레이너선 & 엘다 샤퍼 지음, 이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결핍의 경제학>은 여러모로 굉장히 역설적이면서도, 흥미롭고 재미있는 책입니다. 결핍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모든 부정적인 이미지입니다. 부족하고, 어렵고, 힘들고... 결핍은 대부분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합니다.

   그러나 <결핍의 경제학>에서는 오히려 이런 부족한 결핍의 상태가 인간을 더욱 합리적이고 신속하며 정확한 인간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처음 이 책을 접하면서 '결핍에서 무슨 경제학 얘기가 나올 수 있겠어? 부족한 상태에서 어떻게 경제를 논할 수 있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부족한 상태에서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경제학을 논하다니요! 있을 수도 없는 얘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한 챕터를 읽고나자마자 결핍이 우리 인간을 굉장히 합리적인 인간으로 성장시킨다는 데 동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가장 쉬운 예로 대학생들의 가장 골치덩어리 과제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보통 조별 과제를 받게 될 경우 조원들과 함께 바로 과제를 시작하지 않습니다. 조별 과제는 넉넉하게 시간을 주기 때문에 곧바돌 모여서 과제를 하기 보다는 천천히 탐색과정을 거치게됩니다. 단톡에서 서로 눈치만 보다가 침묵으로 일관하다! 과제 마감일이 일주일 앞으로 오면 부랴부랴 서로 만나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교환합니다. 아이디어를 교환은 하지만 별다른 주제도 방향도 잡지 못하고 첫모임을 흐지부지하게 끝냅니다. 그러나 과제 마감일 3,4일전이 되면 고작 며칠 만에 조원들의 태도는 한 번에 바뀝니다.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정하고 구체적인 방향을 잡아가며 서로 역할 분담까지 하며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됩니다. 이처럼 시간의 결핍 속에 인간은 압박감과 초조함을 느끼는 동시에 질질 끌던 일도 신속하게 끝내는 합리적인 인간으로 변하게 됩니다.

 

 이 뿐만 아니라 돈의 결핍도 오히려 돈을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돈이 넉넉한 사람들에게 방금 산 물건을 얼마 주고 샀냐고 물어보면 잘 기억을 못하지만 빠듯한 형편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건값을 물어보면 정확하게 기억을 합니다. 이런 실험을 통해서 돈의 부족함은 오히려 우리가 돈을 더욱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시간과 돈 이외에도 다양한 결핍이 인간의 합리성과 경제성을 성장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다양한 사례와 실험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 무엇보다도 이 책의 역발상이 굉장히 창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결핍을 오히려 인간이 더욱 합리적이고 실용적이며 계획성있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폭제가 된다는 것을 발상한 사고가 재미있으면서도 큰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경제학과 사회 관련 책이지만 어떤 자기계발서보다 '긍정성'을 심어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풍족함보다는 오히려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그 과정의 연속에 더 처해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이 어렵고 힘들다 하더라도 오히려 결핍은 인간이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그 과정 속에서 더 합리적이고 실용적으로 살 수 있도록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며 더 효율적인 주체로 거듭나도록 도와줍니다.

 

부족하다고 해서 다 나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조금의 부족함이 더 성정하기 위한 좋은 발판이 되기도 하니까요.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결핍도 사랑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따뜻하면서도 날카로운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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