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좋은 문장들이 많고 내용도 재미있다. 감정을 잔득 끌어와서 쓴 글이라는게 느껴진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를 견딜수 있다면, 그건 아마도 사랑하는 이의 부재가 짧을 거라고 기대하면서 어느 날엔가는 다시 만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곧 이루어질 것 같으면서도 끊임없이 유예되는 이런 만남에 대한 나날의 몽상이, 질투가 따르는 만남에 비해 어느 정도는 덜 고통시럽다고 느껴지기 때문에, 사랑하는 여인을 다시 본다는 소식이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은 충격을 주기도 한다. 지금 우리가 나날이 미루는 것은 우리의 이별이 야기하는 그 견딜 수 없는 불안의 끝이 아니라, 어떤 돌파구도 없는 감동이 재개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완전 공감되는 문장이다. 이런 기억이 있었던 것 같다.) - P300

난 스완네 집 근처에서, 그러나 반대 방향으로 멀어져 가는 질베르트를 황혼 속에서 얼핏 본 것 같았다. 그녀는 천천히 그러나 결연한 걸음걸이로 어떤 남자 옆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갔는데 남자의 얼굴은 식별이 되지 않았다.


(오해일지, 복선일지 모를 장면...) - P331

내 고통은 조금씩 변할 것이었다. 나는 내 마음 깊숙한 곳에서 오늘은 이런 감정, 다음 날에는 저런 감정을 보통은 질베르트에 관계된 희망이나 두려움에 따라 느낀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깜짝 놀랐다.

(사랑한다면 느끼는 감정들의 원인들.) - P348

질베르트로부터 "그럴 리가 없어, 우리 만나서 애기해" 라는 대답을 듣기 위해 "우리 마음이 갈라진 후부터"라는 글을 쓰다 보니 나는 마침내 이 말이 사실이라고 믿게 되었다.

"하지만 변한 건 아무것도 없어. 이 감정은 어느 때보다고 더 깊어졌어"라는 그녀의 답을 듣고 싶은 소망에, "삶은 변할지 모르지만 우리가 느꼈던 감정을 지우지는 못할 거야"라는 말을 되풀이하다 보니, 삶이 실제로 변했으며, 우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감정의 추억만을 간직하게 될 거 라는 관념 속에 살게 되었다.

마치 신경증자가 병자인 척하다가 마침내 정말 병자가 되는 것처럼.

(완전 최고의 문장이다.......)
- P357

우리는 한 사람을 위해 자신의 삶을 설계한다. 그러나 우리가 그 사람을 맞아들일 준비가 될 때면, 그 사람은 오지 않고 우리에게 죽은 존재가 되지만, 우리는 오로지 그 사람을 위해 만들어 놓은 것 안에 갇혀 산다. - P35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