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밍거스 - 소리와 분노 현대 예술의 거장
진 샌토로 지음, 황덕호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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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강신주 박사님 건강 괜찮으실때 쓰신 역사철학, 정치철학 강의 이후에 1000페이지에 가까운 책을 읽었네요.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베이스기타를 연주하기 시작해서 제대 이후 연습을 많이 한 케이스인데요.

당시에는 90년대 헤비메탈이나 멜로딕메탈, LA메탈 등 테크닉 위주의 곡들을 많이 좋아했습니다.

인기순을 치자면 보컬 > 기타 >>>>>>>> 베이스, 드럼 이런 식의 취급아닌 취급을 받았고, 스스로도 일정 수준이상 테크닉에 발전이 없다고 생각해서 다른 장르에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했었습니다.

당시에는 대학생이라서 시간이 많았고 베이스 연주가 메탈 음악에서는 주로 펜타토닉 스케일의 기타 반주 정도 밖에 역할이 없었거든요.

지금에야 앱이 발달하고, 인터넷에 공짜 악보도 많이 있어서 연습하기 더 나은 환경이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일본에서 직수입해온 타브 악보를 보면서 연습을 많이 했으니까요.

그러다 제가 재즈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은 2003년 즈음에 발행되었던 남무성 작가님의 Jazz it up 덕분이었습니다. 비록 Jazz it up에서도 주로 다룬 음악가들을 보면 마일스 데이비스, 허비행콕, 찰리 파커, 빌 에반스 등 멜로디 라인을 주로 연주하는 음악가들이었지만요.

아트 블레키 같이 드럼이나 퍼커션을 연주하면서 유명하신 분들도 있지만 위에 언급드린 부등식에 따라 대부분 멜로디 라인을 연주하는 사람들이 부각되는건 사실입니다.

그러던 와중에 을유문화사에서 찰스 밍거스라는 분의 전기를 번역해서 발간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서평단에 신청하였고 (물론 될거라는 확신은 많이 없었습니다) 오랜만에 저도 재즈를 다시 한 번 들어볼까 하던 찰나에 선정이 되어 읽게 되었습니다.

Jazz it up에서는 유머와 풍자가 많다보니 인종차별이나 사회이슈와 관련된 음악가들의 입장이 잘 드러나지 않는 반면에, 이번 책의 부제 소리와"분노"는 과연 어떻게 표출되었을까요?

과연 찰스 밍거스는 얼마나 뛰어난 베이시스트인데 이렇게 대가라고까지 알려져 있을까요?

첫인상




한 권의 책에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이라고 쓰여진 만큼 정말 많은 분량을 자랑하는 책입니다. 뒤에 주석과 인용을 제외하고 800페이지를 넘기는데요. 저도 하루에 1~2권씩 읽고 서평을 쓰는데, 이번 책은 장장 4일을 소요해서 1독을 겨우 했습니다. 찡그리는 듯한 저 표정이 밍거스의 트레이드마크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백문이 불여일견. 아래 음악을 켜두고 한 번 읽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주요 내용

이 책은 저자가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쓴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다양한 주변인물들 (가족, 전처, 동료 등)의 인터뷰와 직접 조사한 신문기사, 저널, 일화 등을 기반으로 찰스 밍거스라는 인물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음악을 글로 표현하는게 정말 어려운데, (그래서 들으면서 읽는 걸 추천드려요) 중간에 코드에 대한 이야기가 잠깐 나오기는 하나, 그냥 그런게 있구나 정도로 훑고 넘어가신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얼마전 영화 '귀수' 인터뷰에서 바둑을 몰라도 볼 수 있는 액션영화라는 표현이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어린 시절 찰스 밍거스부터 시작해서 루게릭병으로 타계할 때까지의 전 일대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다른 재즈 대가들과의 협업도 많았기 때문에 어느정도 배경지식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찰스 밍거스의 나무위키 표현에 따르면 정말 한성격 하시는 분이라는걸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본문에는 좀 더 과격하게 표현됨)

음반사를 운영하다 생긴 빚을 갚지 못해서 주거지에서 퇴거를 당하는 모습도, 자신을 늘 증명하려고 노력하던 모습도, 수틀리면 사람 이빨을 부러뜨릴 정도로 패는 모습도, 조금은 안쓰러워 보였어요.



다른 천재, 대가들과 마찬가지로 밍거스도 다른 분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뒷부분에 나오는 이야기지만 아마 여러분야의 박사학위를 딸 정도로 다방면에 관심이 많았다고 해요. 특히 지금까지 존재하는 인종 차별을 비롯해서 당시에는 마틴루터킹 목사나 말콤 x 같은 흑인 운동가들도 많았던 시절이니 더 사회적 움직임에 예민하게 대응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밍거스가 재즈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기존 클래식 음악이 너무 유러피언 (백인들) 위주인 반면, 재즈는 재능 있는 흑인이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음악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마 이런 시작점부터 밍거스는 인종차별에 대항하는 스탠스를 가지게 된 게 아닐까요?



다만 안정적인 직장을 갖길 바라는 아버지 밍거스의 반대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 밍거스는 군인 출신으로 위계적인 모습을 많이 보이는데요. 그걸 이겨내고 (냈다고 하기에는 마음 속 상처를 많이 받은) 꾸준히 재즈 음악을 연주했기 때문에 찰스 밍거스라는 대가가 나오지 않았나 싶어요.


인종 차별의 문제는 끊임없이 밍거스를 괴롭힙니다. 당시에 형성되어있던 노조 고위직도 대부분 백인들이었으며 그에 따라 조합비는 내면서 정당한 대우는 받지 못하는 상황이 많이 연출됩니다. 낮은 페이로 연주를 한다든지요.



어느순간 밍거스는 스스로 몰아일체의 경지에 올라섰다고 선언합니다. 이렇게 스스로를 자신하는 모습은 뒷 부분에 다시 나오긴 합니다만, 스스로를 끊임없이 채찍질하고 증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기가 이런 실력에 자신감도 일정부분 기여하지 않았나 싶어요.




금지어라 제대로 쓰진 못하겠고... 당시 백인들이 주류로 활동하던 재즈 음반시장에 대해서도 많은 비판을 가했습니다. 노예시절 농장과 다를바가 없다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요즘도 크로스오버가 많이 진행되긴 합니다. 국악-클래식, 국악-재즈, 재즈-메탈, 재즈-클래식 등등.. 아마 밍거스 만큼 두 부분을 정확히 이해하고 융합한 음악가는 없지 않았나 싶어요.



앞서 소개드린 다방면에 관심이 많은 밍거스의 모습이 보입니다. 다만 자신이 헌신해야 할일 때문에 너무나도 바빠서 관심을 쏟지 못했다는게... 가족에게 헌신하는 부모들의 모습이 겹쳐보인다면 너무 비약일까요? (물론 밍거스는 가족에 크게 관심을 가지진 않았습니다)



 



저도 음악이 전문이 아니라서 이부분은 그냥 훑고 넘어갔습니다. 무조성과 다조성을 받아들였다는게, 아마 조성 (노래방에서 보이는 남자key C, D, 뭐 이런거겠죠?)에 따른 스케일을 맞춰서 진행하지 않았다거나 변화무쌍했다거나 둘 중에 하나 일 것 같아요.

이런 밍거스의 스타일이 조직화된 혼돈을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그걸 또 선호했구요.


밍거스는 다양한 재즈 음악 장르를 개척한것으로도 유명한데, 그것 말고도 오케스트라에 가까운 규모의 빅밴드를 최초로 기획하고 연주했다는 점은 놀라웠습니다.




밍거스의 음악에 큰 영향을 미쳤으리라 생각되는 그 시대 사회상도 각 꼭지마다 간략하게 소개되어있습니다. 미국 역사 (특히 흑인 역사)를 알고 보신다면 좀 더 이해가 쉽겠으나, 크게 배경지식이 없어도 읽는데 무리는 없어요. 인종 차별 극복이나 투쟁의 역사로 인식하면 될 것 같습니다.


1963년 돌연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나선 디지 길레스피의 조직을 보면서 피식 웃었습니다. 밍거스를 평화부 장관 (아마 한국의 통일부 장관 정도겠죠?)로 선정한 이유가 누구보다 빠르게 또 남들과는 다르게 뚝배기를 깰 수 있다는게 이유였으니까요.



철학도 비슷한 것 같은데요. 자신만의 철학을 갖는게 중요하다고 하는데, 밍거스도 자신만의 연주 색을 갖는 것을 강조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비록 방법은 남달랐지만요. 마치 쥐를 쳐다보는 고양이처럼요.


아무래도 보여지는 직업이다라고 생각하다 보니 자신의 외모에 대한 컴플렉스도 보입니다. 물론 건강을 위해서 체중을 조절하는 건 중요하지만, 인위적으로 단기간에 살을 뺐다 쪘다 하는게 몸에 무리가 많이 갔을 것 같아요.

그 당시 시대상황이 그래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유독 재즈 뮤지션들은 대부분 마약과 술 중독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단명한 사람들도 많구요.



퇴거명령을 거부하면서 썼던 편지 내용을 보는데 조금 짠했습니다. 소리로 연주하는 것을 좋아하는 음악인 이라고 짧게 표현했지만, 저 당시 밍거스의 업적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재정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모든 걸 현금으로 결제하고 바로 써버리는 습관) 퇴거 명령까지 받고 이름없는 클럽에 연주하러 나섰을 때 기분은 어땠을까요?



시대 상황은 좀 더 나아졌고, 밍거스도 let my children hear music을 발표하면서 화려하게 부활합니다. 다만 마일스 데이비스와 같이 다른 분야의 뮤지션과 협업을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어요.



이후 루게릭 병을 선고 받고 자연치유등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법을 찾으려했으나, 유명 Jazz festival 중 하나인 New port jazz festival을 마지막으로 참여하고 이후 치료에 전념하게 됩니다.



투병과정 중 자신이 왜 그런병에 걸렸는지 한 번도 누구를 원망한적도 없고 계속 살아남아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음악을 꺼내려 했다는 점도 인상 깊었습니다. 물론 죽음은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것이고, 필연적으로 포기라는 과정을 겪게 되지만 밍거스의 죽음은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하려는 모습처럼 보였어요.

마무리

아무래도 책 분량이 상당한 만큼 저 같이 문외한이 읽기에는 많은 인내심을 요구한 것도 사실입니다.

밍거스의 음반을 가지고 있는게 없어서 유튜브를 통해서 언급된 몇 가지 명반들만 따로 들어봤는데, 귀에 들어오는 노래들도 있는 반면에 아방가르드 같은 (복잡하고 어려운) 느낌의 곡들도 많았어요.

Charles mingus documentary 하니까 몇 몇 영상들이 나오는데, 언어의 압박이 있긴하지만 이번 주말에 한 번 봐야겠습니다.



찰스 밍거스라는 직관적인 책 제목과 더불어 "소리와분노" 라는 부제를 가진 이번책을 받아보면서 부담을 많이 가진 것도 사실입니다.

실은 누군가의 전기를 읽어본게 정말 오래되기도 했고, 위에서 언급한 음악가들과는 다르게 찰스 밍거스라는 베이시스트 (베이스 연주자)는 제 머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었거든요. (게다가 분량이 후덜덜...)

하지만 1,2부로 나눠서 포스팅 할까 하다가 흐름이 끊길 것 같아 하나로 몰아서 작성하였습니다.

부제와 마찬가지로 한 시대를 분노하며 치열하게 살아왔던,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하려했던, 찰스 밍거스라는 음악가를 알게 되어 정말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리즈의 다른 편인 빌 에반스도 한 번 기회가 된다면 읽어봐야겠어요.

"이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읽고 난 뒤, 주관적인 생각을 적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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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 도감 - 읽다 보면 수학이 재밌어지는
혼마루 료 지음, 김소영 옮김, 최경찬 감수 / 뜨인돌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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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좋아하시는 분과 수학을 싫어하시는 분들이 극명하게 갈리는게 수학의 특성이 아닌가 싶어요.

고대 시절 수학자들을 살펴보면 수학자이면서 미술가이면서 철학도 하시고 멀티에 능하신 분들이 많은데, 인간의 우뇌와 좌뇌는 우리가 알고 있는 생각처럼 구분되어 있는 걸까요?

수학은 이해하기보다는 패턴을 "외워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점에서 어느정도 문제 분석 능력이라든지 패턴을 외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복합적인 학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숫자가 문자로 바뀌었을 뿐 여러 전문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들을 보면 "논리"있게 이야기 하기 위해서는 수학적인 능력이 꼭 필요한게 아닌가 싶어요. 너무 일찍부터 본인이 수포자 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이번 책은 수학자들의 인생사를 다룬 책입니다. 0을 발명한 시점이라든지, 피타고라스의 정리 같은 지금은 통용되는 개념이지만 그게 없었을 시절에는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그렇게 만든 사람들의 인생은 어땠을까요?

첫인상




만화로 코믹하게 그려진 다양한 수학자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다양한 수학자들이 있었지만 그 중 34명의 특출한 성과를 낸 사람들을 가려내는 게 어려웠을 것 같아요. 그래도 고심고심해서 선정한 수학자들이 등장합니다. 그 분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도 관심을 끌기 충분했어요.

주요 내용

책의 주요 구성은 수학자에 대한 소개와 그 수학자가 새로 만든 이론에 대해서 많은 페이지를 할애합니다. 다행히 이론의 경우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이론을 엄청나게 증명하거나 하진 않습니다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으셔도 되요). 유명한 일화들도 하나 둘 씩 소개가 됩니다.



직각 삼각형의 관계를 적립한 유명한 수학자 피타고라스입니다. 책이 A4로 되어있는게 아니라 약간 가로로 길게 되어있다 보니 사진이 잘 안나왔네요 ㅠㅠ



황금비율에 대해 설명이 되어있어서 책 사이즈도 황금비율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그러진 않은 것 같습니다.



확실히 한국에 수학이 들어온 경로가 일본을 통해서 들어와서 그런지 외울건 좀 외워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영어로도 수학을 배워서 그게 더 직관적이라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1/2 (1 over 2)로 표현하지만 2분의 1로 한글로는 표현하죠? 도함수 유리수 이런 것들 등등 단어가 나중에 가면 좀 헷갈려서 수학 공부가 더 어려웠던 것 같아요.



공부를 잘하는 사람은 뭔들 잘하는게 아닌가 싶어요. 예전에 신과함께 웹툰을 보다보면 천재들이 지상에 있다가 나중에 저승에서 쓸일이 많아서 빨리 데려가려고 수명이 짧은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듣다보면 그게 맞는거 같기도하고..



요즘처럼 슈퍼모닝, 미라클 모닝이 중요시 되는 시대에 아침 내내 잠을 자다니 정말 반 자본주의적인 수학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저렇게 생활해도 공부만 잘하면 뭐... 일반인의 범주에서 생각하지 말자구요



결국 그 잠을 제대로 못자서 죽음을 맞이했다니 어떻게 보면 또 아이러니 하더라구요. 인간도 어쩔 수 없는 동물이라고 생각이 들었던 대목입니다.



뉴턴의 명언 중 하나죠. 사과가 왜 떨어지는 증명할 수 있어도 사람들의 광기는 어떤식으로도 예측 불가하다고.. 터틀 트레이딩 수업을 들으면서 초반에 싸부님과 가장 대척점에 있었던 부분이기도 하고.. 이제는 2020년 코로나를 겪으면서 생각을 유연하게 가졌던 계기가 아닌가 싶어요.

광기던 가치던 시장에 맞서지 말라.

마무리

각 수학자들의 핵심적인 이론 뿐만 아니라 일대기에 대해 간략하게 나와있어서 읽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었던 책입니다. 저는 수학을 이론적으로 공부하는 시기는 아니라서 그냥저냥 읽었는데 나중에 딸이 좀 더 크면 한 번 같이 또 읽어봐야겠어요. 역사를 좋아하는 딸은 다른 생각을 가질수도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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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파가 온다 - 역사상 최대 소비 권력이 장악할 글로벌 마케팅 트렌드
황지영 지음 / 리더스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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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렸을 때 처음 세대에 대해 들은 것이 X 세대입니다. (요즘 SNL에서 다시 재조명 받고 있는 거 같더라구요) 그 학번 세대는 아니지만요

편의를 위해서인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요즘 MZ 세대라고 많이들 언론에서 이야기를 하죠.

20년 차이가 나는 사람들을 한세대로 묶어서 분석을 한다니 조금 이상하기도 합니다. (40살이랑 20살이랑 생각이 비슷할리가....)

이번에 보게 된 책은 잘파라고 해서, 1990년대 중반~2020년대 중반에 출생한 세대의 소비 트렌드를 분석한 책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스마트폰을 비롯하여 AR, VR 등 갖가지 기술을 쉽게 접해온 세대인 잘파세대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요?

첫인상




다른 문장 보다는 알고리즘에 반기를 든 세대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습니다. 지금 SNS에서는 알고리즘의 간택을 받았다고 해서 떡상하는 영상들이 많이 있는데 (특히나 그래야 더 광고가 잘 되고), 알고리즘에 일부러 반하는 선택을 한다는게 어떤 의미 일까요?

주요내용

책에서는 우선 알파세대의 특징에 대해 논합니다. 잘파라 하여 알파와 (2010년 이후 출생) Z 세대(1990년 중반이후 출생)를 합친것인데, 두 세대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알고리즘과 친환경적인 세대의 특성에 대해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어요. 2023년 상반기 기준 출산률 0.70인 한국에서 앞으로 Z세대가 소비를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1도 동의하지 않지만, (전세계적 현상이 아닐까요?) 젊은 세대들이 트렌드를 만든다는 점에서는 주목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알파세대와 Z세대의 차이점을 나타낸 장표인데요, 저는 아직까지는 크게 차이를 잘 모르겠습니다. 스마트폰 이후에 AI를 제외하곤 크게 기술의 혁신이 일어난 적이 없어서 더욱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집중력이 짧아진다는 이야기는 딱히 세대를 나누기 보다는 전 세대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 같기도 하구요.



매번 홈페이지를 방문할 때 마다 뜨는 쿠키 수용 관련 메세지는 이런 의미였구나 싶었어요. 내가 방문한 사이트나 쇼핑몰을 대상으로 나의 선호도를 수집하여 구글에서 옆에 짜증나는 광고들을 계속 붙였던 걸로 알고 있거든요.



잘파세대는 알고리즘을 전면 부정하는 세대라고 합니다. 인스타그램 같은 경우에도 가식적인 일상을 올리기 보다는 바리얼이라는 앱을 활용해서 하루에 딱 2분만 정말 나의 일상을 올릴 수 있게 만든 앱을 주로 사용한다고 하는군요. 인스타에 가식적인 모습에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기 싫어서 그럴까요?



그래서 요즘은 마케팅 플랫폼도 인스타에서 비리얼로 이동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잘파 세대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우리 라는 개념은 80년대 "우리가 남이가" 와는 다른 우리 같아요. 우리라는 게 국경을 넘어선 우리 모두를 의미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후위기와 같이 전 지구적 위기에 대응하는 세대라고 할 수 있겠네요.



선입견이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알루미늄 캔에 저런 폰트로 뭔가 써져 있어서 당연히 술이나 에너지 드링크라고 생각했는데, 물이라고 합니다. 재활용이 무제한으로 가능하다면 PET보다 잠깐 어색할지 몰라도 알루미늄캔으로 된 물을 마시는 건 어떨까요? (알루미늄 캔을 재활용할 때 얼마나 에너지가 들어갈진 모르겠지만)



젠더 프리 의류 매장으로 소개된 뉴욕의 더 플루이트 프로젝트 입니다. 젠더 뿐만 아니라 성별 인종 체형 모두를 뛰어넘는 의류들을 선보이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성소수자에 대해서는 별 다른 의견이 없는데 이렇게 새로운 세대들이 선입견을 많이 없애면 좋겠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습니다.

마무리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책에서 소개된 다양한 기업들이나 상품의 사례는 흥미로웠습니다. 다만 세계가 장기간 저성장 저출산으로 진행되는 상황인데, 잘파 세대를 타게팅 하여 얼마나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 조금 남아있어요.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를 고민해보는 내용이 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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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오페라 - 아름다운 사랑과 전율의 배신, 운명적 서사 25편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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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지원 이유에도 작성했던 내용이긴 합니다만..

저는 뮤지컬, 연극, 오페라, 클래식 등 다양한 무대 예술 중에 가장 입문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게 오페라 입니다.

뮤지컬은 제가 잘 알고 있는 배우들이 자주 출연하기도 하고 (요즘은 아이돌들도 많이 나오죠), 노래들도 대중적인 게 많아 저도 늦은 나이에 입문하기도 했습니다.

클래식은 그래도 학창시절에 많이 노출 되기도 하고 다들 피아노 배울 때 많이들 접하니.. (물론 지휘자나 다른 유명한 작곡가들을 다 외우고 감상하는데 진입장벽이 높긴하지만요)

오페라 하면 생각나는게 니벨룽겐의 반지 라는 작품인데, 한 번 볼라고 DVD까지 사두었으나... 아직까지 미개봉 상태입니다.

저같은 입문자를 위한 방구석 오페라는 어떤 작품이 있으며 어떻게 감상하면 될까요?

첫인상




각 주제 별로 크게 6가지가 나누어져 있습니다. 아무래도 음악을 글로 옮기는게 쉽지만은 않을텐데, 오페라를 감상하는 방법이나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는지 설명하는 위주가 아닐까 싶어요.

주요 내용

각 오페라의 작곡가에 대한 설명, 각 곡에 대한 설명, 중간 중간에 들어가는 가사와 번역본, 뒷부분에는 유튜브 링크까지 함께 붙어 있습니다. 물론 저걸 하나씩 한번씩 다 보는게 목표이긴한데, 잘 될진 모르겠네요.



가장 어려운 오페라 용어에 대한 설명입니다. 기존에 익숙한 단어들도 있고, 서곡이나 전주곡 등 있는 줄은 알았는데 정확한 뜻은 잘 몰랐던 단어들도 눈에 띄네요.



각 단어의 정의에 대해서도 나와있습니다. 기존에 알고 있는 부분은 그렇구나하고 한 번 읽고 넘어가면 될 것 같고, 잘 몰랐던 부분에 대해서도 일일이 찾아볼 필요 없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다만 글로만 보기에는 아무래도 한계가 조금 있었어요.



오늘 들어보려는 오페라 중 하나인데, 제가 잘 알고 있는 베토벤이 만든 유일무이한 오페라 피델리오 라고 합니다. 오페라는 작곡하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아무래도 연출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그런 것까지 하나하나 염두에 두고 작곡해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예전에도 예술하시는 분들이 때를 잘 못 타고나면 묻히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가난한 예술가의 이야기가 모두가 풍요로운 지금 시대에도 이어진다는 사실이 조금 서글퍼서 가져왔어요.



각 오페라 별로 맨 마지막 페이지 오른쪽 아래에 QR 코드가 있어서 대표곡을 감상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현장에서 보는 것 만큼의 생동감은 없겠지만, 한 번 귀에 익숙해지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마무리

흔히 오페라나 뮤지컬은 눈과 귀가 모두 즐거운 음악이라고 합니다. 물론 스토리 플롯이 엄청 어렵거나 하진 않아서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지만, 가사는 조금 뻔한 내용이 많지 않았나 싶어요. (안그런 예술 작품이 어디있겠냐만)

오페라를 입문하는데 좋은 책으로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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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엑스 이코노미 - 여자에게 경제를 맡겨라
린다 스콧 지음, 김경애 옮김 / 쌤앤파커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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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할당제에 대한 반감은 엄청납니다.

유명한 이준석의 100분 토론 짤 하나라도 지금 기득권층의 생각을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고, 거기서 성과를 잘 낸 사람이 올라가는게 맞지 성과를 못낸 사람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임원이 된다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게 요지입니다.

단기적인 성과 위주로 임원들이 수시로 바뀌는게 지금까지의 한국 경제 발전에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효율, 수직적인 구조로 제조업에 최적화된 그런 모델이죠.

하지만 ESG 지표에서 임원진에 (여성 포함) 다양성을 보기 시작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자본주의는 본질적으로 대량생산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출산율 0.70인 시대에 어떻게 시장을 확대할 수 있을까요? 맞벌이를 해도 내 집 한 채 마련할 수 없는 현재의 기형적인 서울 집중형 구조에서 어떻게 탈피를 할 수 있을까요?

평균임금 격차가 제일 큰 한국에서는 이번 책을 통해서 어떤 점을 배울 수 있을까요?

별개로, 제가 이해하고 있는 평균 임금 격차는 같은 사무직, 현장직을 수행하는데 있어 남녀가 차별 받는다는 점이 아니라 회사를 큰 구조에서 봤을 때, 사장-사원 까지의 남/녀 구성원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성별 구분 없이 동일한 직무나 직책에서 같은 일을 하고 있는데 임금이 다르다면 위법이죠.

첫인상



책을 모두 읽기 전까지는 저자와 싸우지 마라 라는게 지난번 소개시켜드린 책의 주요 내용 중 하나 였습니다. 저도 남성이라 여성 위주의 시각이 되지 않을까, 읽으면서 조금 불편하진 않을까 걱정 반 호기심 반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주요 내용

책은 주로 여성 인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분량은 얼마 안되더라도 내용이 워낙 충격적이라 더 머릿속에 남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여자 자식을 매매하는 부모의 이야기부터 재산권에 대한 부분까지 개발 도상국의 여성 인권은 정말 짓밟히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진국에서는 다른 형태의 차별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긴 하는데.. 읽다보면 좀 더 논의를 발전시켰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적절한 사례를 들어서 해결책을 내놓는다는지 등요.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는 걸 제로섬 게임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게 조금 놀랐습니다. 물론 그렇게 성별, 지역, 문화, 종교 갈등을 조장하는 분들도 있긴 하지만요.



뒷부분에 좀 더 설명이 되어있긴 한데, 이사회나 임직원 구성에 여성 비율이 높은 조직의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주장입니다. 남성화 된 여성들을 많이 봐서 그런지 저는 100% 동의를 할 순 없지만, 100% 남성으로 이루어진 조직에서 생활하는 것에 비해 서로 조심하는 문화는 더 생겼던 것 같아요. 이런 사소한 변화 하나하나가 변화를 만들어내는 거겠죠?



개발도상국에서의 여성 인권은 정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경제적인 이유로 성관계를 하는걸 떠나서 노예 매매처럼 부모가 자발적으로 파는 경우도 많고 빚을 탕감하기 위해서 팔려가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군요.



표현이 조금 웃겨서 기억에 남는 구절입니다. 우두머리 수컷 옆에 우두머리 수컷이라니.. 한국이야 남성 중심 문화가 생길 수 밖에 없는게, 다들 잘 아시는 군대... 라고 생각은 했는데 결국 미필자들도 (대체 복무자 포함) 남성 중심의 문화에 선두에 서 있긴 하네요.



이게 21세기에 일어날 일인가 싶어서 눈을 비비고 다시 봤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호주제가 폐지된게 이제 15년 정도 밖에 되질 않았으니 할말은 없습니다만.. 생활을 하는데 제일 중요한 토지의 소유 대부분이 남성이라는게, 거기다 씨족 사회 중심이라고 하니.. 많이 놀랐어요. 기계적으로 공산주의처럼 토지 재분배를 할 순 없겠지만, 좀 더 여성이 경제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수컷 원숭이 생활에 빗대어서 (다른 동물들도 나옵니다만) 남성의 비논리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와닿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사람이 짐승보다는 낫지 않나... 단순히 호르몬 때문이라고 하기엔 비약이 좀 심하다는 생각도 했구요.



일터가 힘들다는 건 알지만 돈 이외에도 경력을 쌓는다는데 있어서 일 하는걸 독려하는 편이긴 한데요. 외벌이가 모든게 가능하다면 한사람은 자아 실현을 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출산율 입니다.. 이건 전적으로 여성의 희생이 뒤따르는 만큼 여성 인권이 정말 비약적으로 향상되지 않는 이상 당장에 대책이 마련되긴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한국에서도 가장 주된 논리 중의 하나인데, 매번 위태로운 남성의 분노라고 치부하기 보다는... 왜 아닌지 좀 더 상세하게 설명이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그런 부분은 좀 아쉬웠습니다.



성별을 떠나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이 자신의 정체성을 인정받는데 있어 경제력이라는 점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아 실현의 목적도 있지만, 봉사활동에 사명감을 가지신 분이 아니라면 경제적인 보상도 필요하죠



에이본에서 개발도상국 여성들을 상대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일부인데요, 한국의 다단계 비슷해 보이기도 하지만 여성에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는 높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마무리

제 선입견인줄은 모르겠지만, 해외 저자들의 이야기는 마무리가 잘 되지 않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이번 책도 눈에 띌 정도의 혁신적인 정책을 내놓는다거나 하진 않았지만, 이정도 문제 제기를 한 번 해보는 것도 좋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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