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딱지 대장 김영만
김영만 지음 / 참새책방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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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전세계가 골머리를 싸고 있습니다.

물론 중국발 공급과잉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유독 코로나 라는 긴 터널을 지난 뒤라서 그런지 더더욱 체감되는 요즘이에요.

실은 저는 종이접기를 잘 못했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김영만 선생님의 프로그램을 보긴 했지만, 요령이 부족한건지, 힘이 부족한건지, 선생님처럼 예쁘게 접지 못했어요.

이번에 다시 서평을 더 쓸까 하던 찰나에, 너무 무거운 책을 읽기 시작하는 것 보다는 가벼운 에세이집으로 시작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어 고른 책입니다. 과연 김영만 선생님은 어떤 삶을 살아오셨을까요?

종합

이번 김영만 선생님의 책은 60세 노인께서 당시의 아이들에게 조곤조곤 인생의 희노애락에 대해 설명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안그런 사람이 어디있겠냐, 그래도 저정도면 성공한거 아니냐라는 식의 삐딱한 시선은 뒤로 한 채 한줄한줄 읽다보면 선생님의 인생사가 마음으로 와닿습니다. 한 사람의 자서전을 읽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가난한 집안에서 어떻게 예술을 전공할 수 있었는지, 종이접기를 시작하게 된 이유, 종이접기가 공중파에 나오면서 어떻게 성공가도를 달리게 되었는지, 방송을 하면서 생기는 다양한 에피소드 등 김영만 선생님의 인생사가 담겨 있습니다. 물론 인생의 순서를 나열하듯 쓴 글이라기 보단, 그 와중에 느낀점에 대해서 선생님의 생각이 담겨있어요. 삶이 힘들 때 어릴적 쳐다보던 코딱지 대장님의 따뜻한 한마디 한마디를 읽으면서 공감해 보는건 어떨까요?

첫인상





김영만 선생님의 개구진 표정이 눈에 띄는 표지입니다. 실제 저 삽화들은 책 안에도 포함되어 읽으면서 지루하지 않게 해줘요.

주요 내용



이번책은 연대기 순으로 되어있습니다. 놀거리가 많이 없었던 어린 시절, 놀이감을 어떻게 찾았는지부터 시작해요.



저도 아이들에게는 이래라 저래라 잘 터치하지 않는 편인데, 이번 글을 보니 아이들이 관심없어한다고 서운해 할 수도 있겠네요. 뭐든지 적절하게 하는게...



아버지의 사업 실패 이후 학비를 내지 못했는데, 선생님께서 대신 내주셨다는 훈훈한 미담이 인상깊었습니다. 저는 차라리 학비가 없어지는게 옳은 길이 아닐까 싶지만...



중간중간에 삽입되어있는 장난감 만드는 법들이 사뭇 옛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군요. 저는 지금도 그렇지만 어렸을때도 똥손이라 "와~ 신기하다" 정도로 봤던 기억이 납니다. 쫓아서 5분만에 만들기에는 너무 어려웠어요.



일본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종이접기 하는 모습을 보고 종이접기 강사가 되어야겠다고 마음 먹으셨다는데, 사람이 잘 되려면 어떻게든 기회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저도 똥손이라 만드는게 느린데, 저 멘트가 정말 싫었어요 ㅋㅋㅋ 5분안에 완성을 시켜야 하니 어쩔 수 없이 저렇게 미리 만들어오셨다고 하네요.



재일 북한 동포? 들에게도 일본에서 수업을 따로 여신적이 있다고 합니다. 정치문제는 나중에 생각하더라도, 앞으로 교류가 많아져서 한민족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으면 어떨까 싶어요.

요즘엔 이산가족 상봉과 같은 이벤트도 없는 것 같습니다. 세월이 오래 지나기도 했고, 떨어져 살던 시간이 길다보니 이제는 한민족이라는 생각도 많이 없어지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제가 선생님 입장이었으면 이 글을 보고 엄청나게 웃었을거 같은데, 많이 미안해하시는 모습도 선생님이 아이들을 정말 좋아하는구나 싶었습니다.

마무리

원래 저런걸 전공으로 하신 선생님이구나 (나중에서야) 생각을 했었는데, 국내 최초의 종이접기 선생님이라는 이야기를 책을 읽다보니 알 수 있었습니다.


에세이의 마지막은 어른의 역할과 이런 사회를 물려준 어른으로써 미안함이 가득한 말로 마무리를 짓습니다. 자본주의 최초로 부모보다 못사는 자식세대, 기성세대의 착취가 가장 많은 세대 등 요즘 세대 갈등을 일으키는 단어들이 많이 보이는데요. 서로 한 발씩 양보하는건 어떨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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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 쇼크, 이미 시작된 미래 - 반도체 최악의 위기에 대응하는 7가지 시나리오
최윤식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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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식 작가님은 미래학자로 유명하신 분입니다.

미래를 예측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 반문하면 따로 드릴말씀은 없습니다만,

"이 큰 건물이 무슨 소용이 있어? 현장에서 만들어진 것은 사무실에서 완성되거든."

이라는 미생의 명대사처럼, 이 큰 건물에서 주로 하는일이 미래를 예측하고 그에 따른 방향성을 제시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종합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던져주는 질문은 반도체 뿐만 아니라 다른 위기를 맞이한 제조업 종사자들 모두 한 번 쯤은 고민해봐야 합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국제정세, 전쟁가능성, 새로운 기술의 등장 등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에 이미 시작된 미래이기 때문이죠. 그런면에서 미국 대선으로부터 시작한 예측은 미중 무역 갈등, 기축통화 지위권 다툼, 중국의 대만 무력 통일 가능성은 하루 이틀 불궈져온 이슈들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시나리오가 있을지 이 책을 통해 상세히 알고 대비하는게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Chat GPT 부터 시작한 AI는 지금 단순 전자,전기를 떠나 기계,화학,농업 등 다방면에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이론상으로 존재했던 양자컴퓨팅과 같은 것도 빠른 시일 내에 가능하지 않을까요? 저자의 미래 예측을 단순히 예상으로만 보기엔 저자의 지정학적 구도에 대한 깊은 이해와 함께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를 제시합니다. 한국 경제를 책임져온 반도체의 위기와 그 해법을 함께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첫인상




생각보다는 얇은 책입니다. 읽기에 크게 부담없는 분량이지만, 7가지 시나리오 하나도 허투루 들을 수 없기 때문에 하나씩 반복하면서 전략을 세워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주요 내용



저는 아직까지는 바이든의 우세를 점치고 있는 중이지만, 그동안 바이든 행정부를 겪으면서 미국 사람들이 체감한 경기 부양의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코로나 이후 미국 정부에서 푼 천문학적인 돈 이후 그 돈을 회수하는 시기에 바이든 대통령이 행정부를 맡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이후에 친환경 정책 폐지등 다양한 변수가 있긴 하지만 국제 정세가 불안전해진다는 것은 확실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후 전기차 산업을 필두로 반도체까지 그 영향이 올 것이라는 것도요.



그렇다면 미중 무역갈등은 더 심화될 것이고, 미국의 중국 때리기가 가속화 된다면 중국이 하나의 중국을 위해 대만을 침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원유등 대부분의 원재료를 수입해오는 한국 입장에서는 이러한 국제 정세의 불안감이 호재로 작용하지 않는 다는 점은 확실합니다.



기축통화국의 딜레마라고 하는데 기축통화라는 것은 결국 국제적 위상+널리 쓰여야 하는데, 지금의 강달러 현상은 미국으로 달러가 쏠리고 있다는 점을 반증하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무역수지 적자에 대해 책임을 중국에 물으면서 동시에 약달러를 지향했다는 점은 앞으로 어떻게 작용할까요?



달러가 원유 결제에 쓰이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라는 점인데, 이란 등 미국에서 제재를 가하고 있는 국가에서는 현재 위안화 결제로 에너지를 구매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사우디와 미국의 관계가 바뀌면서 중동과 물리적으로 가까운 중국의 위안화 결제가 가능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결국은 불편한 동침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미국과 중국의 협력이 가능해진다면, 그 사이에 일본이나 한국의 입지는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것이죠.

마무리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현대의 인간은 하나의 요인으로만 설명하기엔 그 트렌드가 너무 빠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큰 주제를 설정해두고 각 대응책을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건 어떨까요? 이번 책은 그런 점에서 좋은 인사이트를 주었다고 자부합니다.

백두산 폭발로 인한 자연재해나 양자컴퓨터 발전에 대한 부분은 저는 와닿지 않아서 따로 리뷰를 작성하진 않았습니다만, 궁금하신 분들은 한 번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이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읽고난 뒤 주관적인 생각을 적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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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 - 쇠락하는 산업도시와 한국 경제에 켜진 경고등
양승훈 지음 / 부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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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소개에도 되어있는 것 처럼 제조업 생산관리직으로 입사하여 지금까지 직장생활을 해왔습니다.

국내현장, 해외현장에서 6년정도 시간을 보내고 이제는 본사에서 근무중인데요. 요즘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인해 국내 제조업이 위기라는 기사는 다들 많이 보셨을거라 생각합니다.

수도권을 제외하고 제조업의 메카라고 불릴만한 곳은 제 생각에는 울산, 거제, 여수, 창원 등이 있는데요.

그 중 강성, 귀족 노조라고 오해 받으며 설립된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가 굳건히 지키고 있으며 국내 최초로 배를 만들어 수출한 현대 중공업이 있는 울산의 역사에 대해 많이 궁금하던 찰나

정말 한 두가지의 이유만으로 설명될 수 없는 지금의 울산을 낱낱이 분석한 "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의 서평단 모집 공고를 보았고, 제가 지냈던 예전 여수 생활을 생각하면서 지금 당면한 대기업 제조업의 불안한 미래에 대해 저도 함께 분석하고 공감하고자 서평단에 신청하였습니다.

과연 현대차 노조는 처음부터 어떻게 조직하게 된 것인지, UNIST 라는 세계 유수의 대학을 소유한 도시에서 왜 청년 순유출이 일어나는지, 정말 여성은 울산에서 여성이 약하기 때문에 제조업에 종사할 수 없는 것인지 등 평소 제조업 도시에 대해 가지고 있던 질문에 대해 정말 철저하게 분석한 책을 보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습니다.

첫인상

주요 내용



이 책의 시작은 성급하게도(?) 2030년의 울산의 미래를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고령화되고, 진보하고, 하지만 경제적으로 불평등한 도시가 된 울산. 과연 어떤일이 있었던 걸까요?



산업도시의 발달은 그 도시 뿐만 아니라 주변 도시의 발전까지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여수, 광양의 발전에 맞춰 순천이 소비도시가 되는 것과 같이, 거제와 통영의 관계처럼 (비록 토박이들은 불만이 많겠지만) 원천적인 부는 산업도시의 제조업들이 만들어준다는 점은 저도 동의합니다.



저는 입사하고 1년 반정도 3교대 현장 근무에 바로 투입되었어서 저런 괴리감이 조금 적었지만 동종사의 경우 엔지니어에게 현장근무를 강제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았어요. 설계 지식이 있더라도 현장에서 직접 돌려보면서 지식이 쌓이는 법인데 (그래서 꼭 과학 공학 수업에는 실험이 함께 붙어있죠), 결국 저런 현장과의 괴리가 엔지니어의 역량 약화 및 현장 근로자의 숙련도 저하에 기여했다는 점은 안타까웠습니다.



 

책의 가장 큰 장점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는데요, 저자의 생각을 녹여내기 위해 다양한 통계를 활용한 것과 더불어 제조업 종사자의 의견을 생생하게 가져왔다는 점입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이지만, 이론과 현장의 관계를 잘표현한 문단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제조업이 발달한 도시에서 현장 맞춤의 인재를 공급하기 위해 꼭 필요한게 하나 있죠. 종합대학교와 같은 교육 기관입니다. 공고에서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교육을 담당한다면, 기술적인 부분은 대학교에서 맡게 한다는 점이죠. 다만 이 책에서도 묘사되는 것과 같이 엔지니어와 더불어 많은 교원들이 울산을 떠나 수도권으로 향하는 이슈가 있습니다. 수도권에 살고 싶어하는 욕구를 반영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연구소를 현장과 떨어진 수도권에 배치하였기 때문입니다.



울산은 어떻게 강성노조의 이미지를 갖게 되었을까요? 다른 노조들과는 다르게 울산의 제조업 노조는 태생부터 학생 출신의 노동자들이 아닌 자체의 노동자들이 조직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다만 노조의 결성 이유가 지금과 같이 임금협상보다는 정말 인간적인 대우를 받기 위한 점 (작업 반장이 때리거나 욕설을 한다는 점, 두발 단속과 같은 비인간적인 대우 개선)이 우선이었습니다.


 



다만 지금의 노조 활동은 초기 결성 목적과는 다르게 사측과 노조측 모두가 좋지 않은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직무전환을 위한 재교육이나 요즘처럼 전기차 도입을 위한 생산벨트 교체등 유연하게 대처할 부분이 있는데 서로에 대한 불신이 높다보니 사측은 정규직 신입사원을 뽑지도 않을 뿐더러 현상 유지를 위한 시간 때우기만 하고 있는거죠. 이러다보니, 임금대비 경쟁력은 점점 더 낮아지고 있고, 숙련도가 필요한 곳에 자동화 비율이 높아지다보니 신규 노동 유입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쟁의기간 동안 생긴 손실에 대해서도 특근과 잔업으로 커버가 가능할 정도로 지금은 자동화가 많이 진행되어있고, 생산직 노동자의 숙련도가 크게 필요하지 않은, 예전 표현으로 "정규직은 오른쪽 바퀴를 달고 비정규직은 왼쪽 바퀴를 달고있는" 그림이 그려지는 게 바람직한 노사관계는 아닌 것 같아요.



울산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정규직, 대기업, 남성 위주의 카르텔이 깨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은 여기에 표현되어있는 것 처럼 여성 노동자가 화학적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굉장히 낮다고 생각합니다만, 공장에 근무하고 있는 여성 엔지니어가 많기 때문에 여성이 못할일이 있을까 싶어요.



또한 생산직 노동자들의 일도 책에서 표현된 것 처럼 "밭 매는 아지매가 오더라도" 할 수 있게 단순화된 작업이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유독 울산은 남자들'만' 일하는 직장이 많다고 합니다.



결국 남성, 생산직 (노조), 대기업 정규직 카테고리에 있거나, 그 카테고리에 있는 사람의 가족이 아니라면 울산에서 돈을 벌면서 살긴 어렵다는 현실이 지금의 디스토피아를 만든게 아닌가 싶어요.



중국발 과잉 생산 압력이 지금과 같이 강해지는 시기에 정부에서도 딱히 울산에 있는 중화학 산업들을 살려야할 이유를 못찾을 수도 있고, 강성 노조와 남초 직장이라는 이미지 외에 울산이라는 도시가 가진 장점이 딱히 보이지 않기 때문이죠.



첨단소재나 신재생에너지로 활로를 찾아보려는 노력도 가상합니다. 예전 울산 부시장님이 쓰신 넥스트 레볼루션이라는 책도 흥미있게 읽었어요. 실제로 수소 사업 개발을 위해 울산을 방문하면 대부분의 사무관분들이 많이 협조적입니다. 다만 아직도 친환경 사업은 시장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고, 2020년에 비해 정권이 바뀌어서 드라이브가 잘 안걸리는 것 같습니다. 산업 구조를 바꾸면서 울산의 생존 방법을 찾는다는게 저는 아직 낙관적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지금도 숙련제 도입을 위해서 힘쓰고 있는 사측과 숙련제 도입은 연봉제 도입과 정년 보장을 깨버리는 사측의 전략이라고 반박하고 있는 노조의 입장에서 어떻게 유연하게 어느때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는 현재의 산업 환경에 대응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한해 한해를 넘기며 임금인상과 복지 개선이라는 주제만 가지고 싸울 것이 아니라 좀 더 긴 호흡에서 서로 진솔한 대화를 통해 신뢰관계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산업에는 cycle이 있다고 합니다. 도박은 파도와 같아서 내려갔다 하면 올라가고 올라갔다 하면 내려간다는 호구의 명대사처럼 과연 이번 전기차의 약진과 중국의 공급과잉도 한 번 지나가는 사이클일까요? 이러한 외부에서 발생한 사건을 통해 그동안 곪아있던 내부의 문제점이 드러나는게 아닐까요?

이 책의 제목은 울산의 디스토피아 이지만, 글 처음에도 소개 드린 것 처럼 대한민국 대부분의 산업단지에서 이러한 잠재적인 문제가 곪아있진 않을까요?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이게 과연 울산만의 문제일까? 오히려 다른 산업도시에서 비슷한 계기가 발생한다면 더 큰 폭풍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공천학살보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만...

마무리

저도 귀국하고 처음 직장을 잡을 때 가장먼저 고려한 것이 출퇴근 시간이 짧은 지방 공장 근무였습니다. 아무래도 집값도 저렴하고 자리잡기가 편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지금은 많이 바뀌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공장 특유의 수직적인 문화와 다양한 능력 및 개성을 발휘할 수 없는 제한적인 기회, 알게 모르게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지방 출신들의 강한 커넥션 (실은 이부분도 책에서 다뤄주길 바라...), 공단 근처의 살인적인 물가 등 어두운 부분만이 머릿속에 많이 남아있습니다.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글을 따로 쓰겠지만, 정말 영화인가 싶은 정도로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어요. 지금 기분으로는 다시는 지방으로 내려가지 않을 것 같지만요.

울산의 역사를 다루면서 통계를 늘어놓고 분석만 하면 쉽게 읽는데 지치고 어려워질 수 있는데, 중간 중간에 종사자들과 나눈 대화도 있고, 적절한 삽화도 있어 읽는데 지루하진 않았습니다. 제조업의 위기와 지방 소멸이라는 방대한 내용을 알기 쉽게 다룬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조업의 가장 대표적인 도시인 울산이 저렇다면 다른 제조업 중심의 도시는 앞으로 어떨까요? 오히려 더 빠른 속도로 디스토피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문제들이 빨리 수면위로 올라와서 공개 토론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기원합니다.

"이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읽고난 뒤 주관적인 생각을 적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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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의 정석 - 교육·인구·노동·연금·조세·정부개혁의 성공 공식
전주성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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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대통령 5년 단임제를 실시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매번 대통령 임기초에는 지지율이 높았다가 (개혁에 대한 기대가 있던지해서) 퇴임 후에는 쓸쓸히 사라지는 현실이 좀 안타깝기는 해요.

포퓰리즘과 긴축재정 사이에 늘 아슬아슬한 선택을 해야하는데요.

자신의 치적을 남기기위해 매번 상징되는 것들만 건설하는 분이 있는 반면에, 내실을 다지려는 정치인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 출산을 비롯해서 현재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개혁의 '과제'들은 많이 있습니다.

과연 어떤 개혁과제들이 있을 것이며 어떻게 개혁해 나가야 할까요?

첫인상




여러가지 주제에 대해 나열이 되어있습니다. 모두가 만족할 순 없지만 좋은 해법을 제시해준다는 자신감이 덧보이는 책이네요. 한 번에 개혁이 가능할지 개혁의 시기는 어떻게 잡아야할지, 각 이해관계자들은 어떻게 설득해야할지 궁금해집니다.

주요 내용

이 책은 각 개혁 주제에 대해 배경 설명과 원인 파악에 대부분 지면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애시당초 기대했던 개혁의 방법과 그에 따른 후속 효과에 대한 지면 할애가 적어서 조금은 아쉬웠어요. 특히 저는 연금과 교육에 대해 참신한 해결책을 기대했었는데, 제가 잘 이해를 못한 부분도 있겠지만 생각만큼 만족할만한 해결책은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개혁은 당장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어려운 주제라는 점에서는 공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건축물같이 당장에 눈에 보이는 과제 위주로 하는 사람들이 많구요. 특히나 연임이 가능한 지자체장 같은 경우 더더욱... 이런 개혁을 원하는건 아니라는 점을 확실하게 합니다.



어쩌다 공무원이 된 '정권'과 늘상 공무원이었던 '정부'가 개혁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물론 고위직 공무원들이야 정권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겠지만, 5년을 넘어가는 장기과제의 경우 3년 이후 정권의 레임덕이 시작된다고 보면, 정권 말기에는 늘 몸을 사리는 모습이 많이 비춰졌던 것 같아요.

청사진 --> 여론지지 --> 법안통과 라는 3박자가 잘 이뤄지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역시 인생은 타이밍인가요? ㅎㅎ 다만 행정수도이전 같은 아이디어는 조금 아쉬운 것 같아요. 지금의 수도권 과밀화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부 보조금을 주는 아이디어는 계속 오용되는 사례를 봐서 그런지 몰라도 그렇게 좋다고 생각이 들진 않습니다. 특히 고용에 관련된 부분은 보조금 지급보다는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지금의 육아휴직처럼 단순히 1년이든 1년 6개월이든 하는 것 보다는, 실제 사용률에 따라 어떻게 사용률을 올릴 수 있는지 검토가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아마 유인효과까지 계산해서 인건비를 계산하지 않을까 싶어요.



입시에 대한 문제 제기도 흥미로웠지만, 다만 평가과정에서 어떻게 공정성을 확보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입학사정관제에서 시험이나 내신 성적을 빼버리니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지금껏 봐왔으니 이런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격차를 최소화 하는게 제일 중요하겠지만요.



 

기대했던 출산율 해법에 대한 내용이었는데요... 어려운 주제인 것 같습니다. 좀 더 근본적인 문제에 해결책을 찾길 바랐는데, 결국 사회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나 해결책 제시는 거의 없다고 봤어요. 예산 제약이 문제가 아니라 예산 산정이 문제라고 생각되는 건 저 밖에 없을까요? 수많은 대책들 중 서울 부동산 "대출" 에 대한 부분이 예산으로 잡혀 몇백조라고 부풀려지는 건, 예산의 대부분이 체감되지 않는 큰 이유라는 건 저만 느끼고 있는 부분은 아닐텐데 조금 안타까웠습니다.



연금 개혁에 대해서도 뚜렷한 해법이 보이질 않았어요. 오히려 부과 방식으로의 전환을 주제로 삼고 해당되는 문제점 및 해결책에 집중하면 어땠을까요? 세대갈등이 생기니, 수익률에 한계가 있으니... 등의 전제조건을 제외하고서 말이죠.

마무리

워낙 방대한 주제를 다루다 보니 이미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해 원인분석하는 부분도 많고, 제시된 해결책이 와닿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만, 이러한 과제들이 있구나 하면서 읽기에는 어렵지 않은 책이었습니다. 다만 저출산 해결책에 대해 너무 많은 기대를 해서 그런지 몰라도 조금 실망스러운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어요. 하지만 한국에 개혁이 필요한 과제에 대해 두루두루 익히기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읽고난 뒤, 주관적인 느낌을 적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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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차트 실무 강의 with 엑셀 - 엑셀 왕초보도 실무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보고서 차트 작성의 기술
최성호 지음 / 한빛미디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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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power BI라든지 태블루 같은 데이터 정리 툴이 한창 붐이었던 시절이 있습니다.

한창 Digital transformation 이라고 하여 기존의 (어떻게 보면) 노가다 성이 짙은 업무를 쉽게 처리하기 위해서였죠. 물론 지금도 컴퓨터 데이터를 잘 다루시는 분들께는 SQL이라든지 간단한 python 코드 작성이 더 쉬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현업에서 제일 많이 쓰는 것은 엑셀이 아닐까 싶어요. 엑셀의 UI/UX도 많이 개선되고 있고, (물론 일정 용량을 넘어가면 엄청 힘들지만), 권오상 회계사님의 표현에 따르면

개인의 철학을 담은 엑셀 sheet를 활용하여 재고 자산을 관리하는 회계 담당자 들을 많이 보셨다고 합니다.

아마 챗 GPT의 발달로 엑셀의 VBA 코드 (굉장히 지저분하고 어려운 코드지만) 를 더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첫인상




깔끔하게 정리되어있는 표지에 책은 그렇게 크진 않습니다. 300페이지 정도로 두껍지도 않고 풀 컬러로 되어있어 들고다니면서 읽기 편하게 되어있습니다.

주요 내용

이 책은 다양한 차트와 보고서 양식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차트의 bad case, good case 를 구분하여 어떻게 하면 가독성을 더 높일 수 있을지, 일상에서 우리가 쉽게하는 실수는 어떤게 있는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예제파일도 쉽게 다운 받을 수 있어 실습하는데 크게 무리가 없을 것 같아요. 어지간하면 여기에 나오는 차트로 80% 이상의 보고서는 커버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엑셀에서 픽토그램을 활용해서 차트를 만들 수 있는지는 몰랐는데 이번 책을 읽게 되면서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림 삽입하는 기능이 따로 있더라구요. 기술 관련 책은 다 안다고 생각해도 꾸준히 읽어주는게 좋은 것 같아요.



사진에 잘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왼쪽에 bad case 오른쪽에 good case 두가지를 넣어서 쉽게 비교할 수 있게 구성되어있습니다. 기타 항목들이 많은 경우 일일이 나열하는 것 보다는 하나로 묶어버리는게 편하죠



매년 초 기획 부서에서 가장 많이 쓰는 차트의 형태가 아닐까 싶어요. 앞으로 이러한 신규사업을 구축함에 따라 회사의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어떻게 증가하는지, 혹은 타겟으로 하고 있는 나라나 소비층의 수요가 어떻게 증가하는지 쉽게 표현하기 위함이지요.



조건부 서식을 활용하여 테이블을 만드는 경우도 자주 봤었는데, 실은 이렇게 만들면 큰 그림에서는 쉽게 보겠지만, 이런 류의 테이블은 제가있는 현업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마무리

예전에 동명사라는 영어 문법을 배우다보면 제일 대표적인 문장 중 하나죠

seeing is beliving 보는게 믿는 것이다. (물론 실제로 저런 표현은 잘 쓰지 않았던걸로 기억합니다.)

수 많은 보고서나 논문을 보면서도 제일 눈에 띄는게 트렌드를 알 수 있는 라인이나 테이블로 기억하니 visualization 이 얼마나 중요한지 매번 깨닫고 있습니다.

이번 책을 보면서 시각화를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신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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