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엑스 이코노미 - 여자에게 경제를 맡겨라
린다 스콧 지음, 김경애 옮김 / 쌤앤파커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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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할당제에 대한 반감은 엄청납니다.

유명한 이준석의 100분 토론 짤 하나라도 지금 기득권층의 생각을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고, 거기서 성과를 잘 낸 사람이 올라가는게 맞지 성과를 못낸 사람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임원이 된다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게 요지입니다.

단기적인 성과 위주로 임원들이 수시로 바뀌는게 지금까지의 한국 경제 발전에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효율, 수직적인 구조로 제조업에 최적화된 그런 모델이죠.

하지만 ESG 지표에서 임원진에 (여성 포함) 다양성을 보기 시작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자본주의는 본질적으로 대량생산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출산율 0.70인 시대에 어떻게 시장을 확대할 수 있을까요? 맞벌이를 해도 내 집 한 채 마련할 수 없는 현재의 기형적인 서울 집중형 구조에서 어떻게 탈피를 할 수 있을까요?

평균임금 격차가 제일 큰 한국에서는 이번 책을 통해서 어떤 점을 배울 수 있을까요?

별개로, 제가 이해하고 있는 평균 임금 격차는 같은 사무직, 현장직을 수행하는데 있어 남녀가 차별 받는다는 점이 아니라 회사를 큰 구조에서 봤을 때, 사장-사원 까지의 남/녀 구성원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성별 구분 없이 동일한 직무나 직책에서 같은 일을 하고 있는데 임금이 다르다면 위법이죠.

첫인상



책을 모두 읽기 전까지는 저자와 싸우지 마라 라는게 지난번 소개시켜드린 책의 주요 내용 중 하나 였습니다. 저도 남성이라 여성 위주의 시각이 되지 않을까, 읽으면서 조금 불편하진 않을까 걱정 반 호기심 반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주요 내용

책은 주로 여성 인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분량은 얼마 안되더라도 내용이 워낙 충격적이라 더 머릿속에 남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여자 자식을 매매하는 부모의 이야기부터 재산권에 대한 부분까지 개발 도상국의 여성 인권은 정말 짓밟히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진국에서는 다른 형태의 차별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긴 하는데.. 읽다보면 좀 더 논의를 발전시켰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적절한 사례를 들어서 해결책을 내놓는다는지 등요.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는 걸 제로섬 게임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게 조금 놀랐습니다. 물론 그렇게 성별, 지역, 문화, 종교 갈등을 조장하는 분들도 있긴 하지만요.



뒷부분에 좀 더 설명이 되어있긴 한데, 이사회나 임직원 구성에 여성 비율이 높은 조직의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주장입니다. 남성화 된 여성들을 많이 봐서 그런지 저는 100% 동의를 할 순 없지만, 100% 남성으로 이루어진 조직에서 생활하는 것에 비해 서로 조심하는 문화는 더 생겼던 것 같아요. 이런 사소한 변화 하나하나가 변화를 만들어내는 거겠죠?



개발도상국에서의 여성 인권은 정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경제적인 이유로 성관계를 하는걸 떠나서 노예 매매처럼 부모가 자발적으로 파는 경우도 많고 빚을 탕감하기 위해서 팔려가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군요.



표현이 조금 웃겨서 기억에 남는 구절입니다. 우두머리 수컷 옆에 우두머리 수컷이라니.. 한국이야 남성 중심 문화가 생길 수 밖에 없는게, 다들 잘 아시는 군대... 라고 생각은 했는데 결국 미필자들도 (대체 복무자 포함) 남성 중심의 문화에 선두에 서 있긴 하네요.



이게 21세기에 일어날 일인가 싶어서 눈을 비비고 다시 봤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호주제가 폐지된게 이제 15년 정도 밖에 되질 않았으니 할말은 없습니다만.. 생활을 하는데 제일 중요한 토지의 소유 대부분이 남성이라는게, 거기다 씨족 사회 중심이라고 하니.. 많이 놀랐어요. 기계적으로 공산주의처럼 토지 재분배를 할 순 없겠지만, 좀 더 여성이 경제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수컷 원숭이 생활에 빗대어서 (다른 동물들도 나옵니다만) 남성의 비논리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와닿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사람이 짐승보다는 낫지 않나... 단순히 호르몬 때문이라고 하기엔 비약이 좀 심하다는 생각도 했구요.



일터가 힘들다는 건 알지만 돈 이외에도 경력을 쌓는다는데 있어서 일 하는걸 독려하는 편이긴 한데요. 외벌이가 모든게 가능하다면 한사람은 자아 실현을 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출산율 입니다.. 이건 전적으로 여성의 희생이 뒤따르는 만큼 여성 인권이 정말 비약적으로 향상되지 않는 이상 당장에 대책이 마련되긴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한국에서도 가장 주된 논리 중의 하나인데, 매번 위태로운 남성의 분노라고 치부하기 보다는... 왜 아닌지 좀 더 상세하게 설명이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그런 부분은 좀 아쉬웠습니다.



성별을 떠나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이 자신의 정체성을 인정받는데 있어 경제력이라는 점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아 실현의 목적도 있지만, 봉사활동에 사명감을 가지신 분이 아니라면 경제적인 보상도 필요하죠



에이본에서 개발도상국 여성들을 상대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일부인데요, 한국의 다단계 비슷해 보이기도 하지만 여성에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는 높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마무리

제 선입견인줄은 모르겠지만, 해외 저자들의 이야기는 마무리가 잘 되지 않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이번 책도 눈에 띌 정도의 혁신적인 정책을 내놓는다거나 하진 않았지만, 이정도 문제 제기를 한 번 해보는 것도 좋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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