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로봇 캣, 로캣! ㅣ 샤미의 책놀이터 20
효남 지음, 박현주 그림 / 이지북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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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이지북'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책에는 서빙로봇, 경비로봇, 청소로봇 등 다양한 로봇들이 등장한다. 그중 주인공 로캣은 낡고 느린 로봇이지만, 성실함과 용기를 잃지 않은 존재로 그려져 더욱 눈길이 갔다. 한 번도 밖으로 나가본 적 없던 로캣이 사장님의 심부름으로 배달을 나서는 과정은, 처음 하는 일 앞에서 느끼는 두려움과 동시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설렘으로 전해졌다. 그런 로캣의 모습은 로봇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적인 마음을 지닌 존재처럼 다가왔다.


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는 로봇 사용이 일상화된 미래 사회를 그린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누구나 아무렇지 않게 로봇을 사용하는 세상은 편리해 보였지만, 어딘가 차갑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이 책은 단순한 미래 이야기가 아니라, 친구란 무엇인지, 그리고 내일을 꿈꾼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묻는 작품이었다. 로캣이 마주하는 관계와 선택들은 독자인 나에게도 자연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문장은 간결하고 부드러워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과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아 읽고 난 뒤에도 여운이 오래 남았다.


로봇이 주는 편리함 덕분에 사람들은 점점 더 많은 로봇을 사용한다. 이는 곧 로봇을 만들어내는 공급 또한 끊임없이 늘어난다는 뜻이며, 그 과정에서 낡고 오래된 로봇은 언제든 새로운 모델로 대체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장면들은 로봇의 이야기를 넘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도 닮아 있어 씁쓸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꼭 필요해서가 아니라, 더 새롭고 편리하다는 이유만으로 구형을 버리는 선택이 당연해진 지금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로봇뿐만 아니라, 나 역시 어느 순간부터 새로움과 효율만을 좇고 있지는 않았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읽는 동안은 따뜻함을 전하고, 책을 덮은 뒤에는 스스로의 태도와 선택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로캣이 가는 길은 지금까지 한 번도 밟아 본 적 없는 길이었지. 그래서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하기 어려웠어. - P24

반짝이는 어디에서 사는 지보다 무엇을 하며 사는 지가 더 중요했지. 로캣도 그 마음을 알 것 같았어.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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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레벨에 잠이 오니?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94
이지은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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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미래인'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서평단 #협찬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각 인물들이 저마다의 상처와 결핍을 안고 있으며, 게임은 그 공백을 메우는 도구이자 도피처였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흔히 게임에 빠진 이들을 보며, 그 뒤에 어떤 복잡한 감정과 사연이 숨어있는지 알지 못한 채 쉽게 "저러면 안 된다"고 단정해버린다. 그러나 이 책은 게임을 끊으라고 말하기보다, 아이들이 왜 그 세계에 머물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담겨있었다. 게임과 현실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섣부른 판단 대신 이해의 시선을 건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울 수 있었다.


캠프에서 주어지는 미션은 게임의 퀘스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타인과 협력하고 자신을 드러내야만 통과할 수 있는 현실의 시험에 가까웠다. 그 과정에서 철봉이는 자신의 마음을 차분히 들여다보고, 타인을 이해하려는 태도를 조금씩 갖게 되었다. 누군가는 밤새 키보드를 두드리며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또 누군가는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현실의 레벨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대비는 경쟁과 불안 속에 살아가는 청소년의 현실을 담담하게 드러내며, 성장의 기준이 무엇인지 질문하게 만들었다. 특히 '레벨 업'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게임 속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사실이, 읽는 내내 씁쓸한 여운으로 남았다.


철봉이와 네 명의 친구들이 캠프를 통해 발견한 것은 게임 없이 사는 법이 아니라,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고 함께 버티는 법이었다. 혼자서는 넘기 힘든 현실도 누군가와 나란히 걷는 것만으로 견딜 수 있다는 사실이 조용하지만 단단한 메시지처럼 느껴졌다. 결국 <그 레벨에 잠이 오니?>에서 말하는 진짜 '레벨 업'은 혼자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끌어올리며 함께 성장하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아빠는 별이 가득 박힌 밤하늘을 덮고 자던 산속의 밤을 잊을 수가 없단다. 자연이 내게 말을 거는 것 같았어. 슬퍼하지 말라고, 나에게도 ‘좋은 때‘라는 게 올 거라고.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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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학교에 가지 않았다 ㅣ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정연철 지음 / 우리학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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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우리학교'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페이지터너즈1기 #협찬


청소년기에 '학교'와 '친구'가 자아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장난이라 생각했던 행동이 타인의 인생에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기는지, 이 책은 그 무게를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사람과 교류하며 인격을 완성해간다. 특히 또래 관계가 삶의 중심이 되는 청소년기에는, 사소한 말과 행동 하나가 한 사람의 자아를 흔들고 인생의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이 책에 등장는 우제도 그렇다. 자신밖에 모르던 당당한 소년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움츠러들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후회하고, 화를 내고, 슬퍼하고, 억울해해도 변하는 건 자신뿐이었다. 주위의 시선이 변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제야 우제는 깨닫는다. 장난이라 생각했던 행동이 타인의 인생에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기는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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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아직 순수하다. 그렇기에 선이 될 수도, 악이 될 수도 있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가 생각보다 뚜렷하지 않은 이유도 이러한 불완전함 때문은 아닐까. 환경에 의해, 또는 자의에 의해 사람은 변하곤 한다. 선과 악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고 모호하기에 우리는 실수하고 후회한다. 우제도 가해자였지만 사고로 인해 피해자가 되었다. 여기서 우리는 누가 잘못했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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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생각보다 연약하면서도 동시에 단단한 존재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매번 선택을 한다. 그리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모습은 달라진다. 결국 자신의 삶을 결정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관계 속에서 더욱 신중해야 한다. 내가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 장난이라 생각한 행동 하나가 누군가의 존재를 지워버릴 수도 있다. 반대로 누군가에게 건넨 작은 손길이 그 사람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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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개인의 선택만으로는 부족하다. 아이들이 선한 마음과 타인을 배려하는 자세를 가지고 세상에 발을 내딛기 위해서는 그 사회를 구성하는 어른과 구조가 먼저 변해야 한다. 어른들이 학교 폭력을 방관하거나 은폐하려 하지 않고, 진정으로 아이들의 아픔에 귀 기울인다면 우제와 같은 가해자도, 피해자도 줄어들 것이다.

‘나는 오늘 아침을 먹고 학교에 갔다.‘
초등학생 때 일기장에 단골 메뉴처럼 사용했던 말. 너무 평범해서 식상하기까지 한 이 말이 얼마나 평화롭고 달콤한 말인지 뼈저리게 느끼는 날들이었다. - P131

폐부 깊숙이 공기를 빨아들이지만 마스크를 쓰고 마라톤을 하는 것처럼 답답하다. 미로 공원에 들어서자마자 누군가 철창으로 출입구를 봉쇄할 때의 암담함이 이럴까. 나는 지금 계속 헤매고 있다. 출구가 안 보인다. 후, 한숨을 내쉬자 입김이 풀풀 날린다. - P161

내려가는 것도 삶의 또 다른 방법이지 않을까? 꼭 올라가는 길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 올라가다 내려가기도 하고, 내려가다 올라가기도 하고, 그러다 옆으로 새기도 하고... 그 모든 게 다 길이고, 그 길에서는 저마다 새롭고 다른 세상이 펼쳐질 거고, 거기서 사는 삶 또한 그 나름대로 의미와 가치가 있지 않을까.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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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죽으러 갑니다 - 노을지는 새벽을 그리며…
이마엘 지음 / 스펙토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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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마엘' 작가님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가제본서평단 #협찬


희, 시은, 하람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평범하게 걷고, 먹고, 웃고, 대화하는 모든 순간이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를 새삼 깨달았다. 그들은 콧줄로 음식을 섭취하고, 카테터로 용변을 해결하는 등 삶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조차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들이 마주한 것은 삶과 죽음 사이의 치열한 고민뿐이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은 '사랑하는 사람을 끝까지 곁에 붙잡아두고 싶은 마음은 과연 사랑일까, 아니면 이기심일까'였다. 소중한 존재이기에 살아주기를 바라지만, 그것이 그들의 고통을 연장시키는 일이라면 과연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죽음을 바라던 아이가 삶을 향해 나아가고, 삶을 바라던 아이가 죽음에 다다르는 과정을 함께하며 인간이 어떻게 극복하고 또 무너지는지를 목도하였다. 그들의 하루는 너무도 고통스러워 "힘내"라는 말조차 쉽게 건넬 수 없었고, "조금만 더 버텨보자"는 위로가 오히려 죄스럽게 느껴질 만큼 마음이 아팠다.


'만약 내가 그들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수없이 넘어지고, 깨지고, 부딪히는 어려움 속에서도 끝까지 '살고 싶다'고 말할 수 있었을까. 아니면 어느 순간 포기했을까.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이들도, 그 곁에서 함께 버텨야 하는 이들도 저마다 깊은 아픔을 안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들의 솔직한 감정을 이렇게 가까이서 마주한 것은 처음이었다. 만약 내가 사랑하는 이가 같은 감정을 겪는다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말을 건네야 할지를 오래도록 곱씹어 보았다.


이 책은 존엄사라는 제도적 논의를 넘어 인간의 존엄이란 무엇이며,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끊임없이 되묻는다. 살아있는 것이 언제나 최선일까? 존엄하게 죽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까? 이런 질문들은 책을 덮은 뒤에도 마음속에 무겁게 남았다. 희, 시은, 하람 세 친구의 이야기는 아픔과 눈물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이 무엇인지 성찰하게 만들었고, 남겨진 이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였다. 


그럼에도 가장 바라는 것은 그들의 선택이 이전보다 조금 더 나은, 조금 더 행복한 하루로 이어지는 것뿐이다.


그것은 그가 ‘살기로 선택한 삶‘이라기보다는, ‘죽지 못해 이어지는 생‘에 가까웠다. 삶의 주어가 자신이 아닌 순간, 그 삶은 존엄이 아닌 연명이 된다. - P20

"힘내요", "잘 될 거예요."
그 한마디에 난 또 무너진다. 힘내야 할 이유가 없다. 힘을 낸다고 달라질 것도 없다. 힘이라는 건, 어쩌면 누군가 줄 수도, 받을 수도 없는 종류의 것. - P49

비교라는 잣대는 끝이 없다. 그리고 그 끝에는 언제나 ‘나‘가 있다. - P114

누군가에게 나를 꺼내 보인다는 건 나를 다시 꿰매는 일이란 걸, 상처를 말하는 건 아픈 일이었지만, 그보다 더 아픈 건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시간이었다. - P213

"어쩌면 삶은, 매일 조금씩 부서지는 나를 견뎌내는 일인지도 모른다." - P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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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래에게 ㅣ 창비청소년문학 142
주민선 지음 / 창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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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창비'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가제본서평단 #협찬



보호해 줄 어른이 없는 세상에서 아이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위기를 받아들인다. 어떤 곳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엄격한 규칙을 세우고, 어떤 곳은 종교적 믿음이나 집단 환각에 의지하며 '어른 없는 사회'를 유지한다. 미아와 미래가 남쪽으로 향하는 여정에서 만난 다양한 공동체들은 생존을 위한 서로 다른 선택을 보여주었다. 그들의 선택을 보면서 무엇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와 삶인지를 되돌아보게 되었고, 단순히 숨 쉬고 있는 것이 과연 살아있는 것인지 질문하게 되었다. 그리고 미아와 미래의 여정을 따라가면서 삶과 생존은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생존은 오늘을 버티는 것이지만, 삶은 내일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생존은 위험을 피하는 것이지만, 삶은 때로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소중한 것을 지키는 선택이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여정은 점점 더 위험해지고, 서로를 지키기 위해 내리는 선택은 때로 갈등을 낳았다. 그 선택의 결과는 쉽게 되돌릴 수 없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스스로 책임을 떠안고 선택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었다. 주저하고 망설이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앞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대단한지를 담담하지만 단단한 문체로 표현되어 그 무게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리고 그 담담함이 오히려 더 깊은 울림을 주었다.


우리는 모두 불확실한 내일을 마주하지만, 언제나 같은 일상이 반복될 것이라 당연히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언제나 함께이고 똑같을 것이라는 그 당연함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의 감정은 생각보다 충격적이었다. 우리는 너무 쉽게 곁에 있는 사람들을 당연하게 여긴다. 이 책은 그 '당연함'이 얼마나 소중하고 연약한 것인지를 일깨워주었다.


책을 덮은 후 문득 언니가 생각났다. 학생일 때는 '누구의 동생'이라는 호칭이 싫었다. 나는 나인데, 왜 언니의 동생이라고 불려야 하며 비교를 당해야 하는지 몰라 화가 냈다. 그러나 지금은 언니에게 미안하다고,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어린 시절 나의 투정을 받아줘서, 그리고 지금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맙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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