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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얼굴 - 김재원 힐링 에세이
김재원 지음 / 달먹는토끼 / 2025년 1월
평점 :
*출판사 '달먹는토끼'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리뷰단 #협찬

저자가 열세 살에 어머니를 잃고도 제대로 슬퍼하지 못했듯이, 우리도 일상 속에서 수없이 많은 감정을 억누르며 살아간다. 하지만 표현되지 못한 감정은 사라지지 않고 마음 깊은 곳에서 응어리로 남는다. 그리고 그 응어리를 밖으로 표출할지, 말지는 개인의 역량과 선택에 따라 결정된다. 그리고 저자는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그 선택을 했다. 그러나 그 선택이 결코 쉽지 않았음을, 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음을 이 책을 통해 보여준다.
책을 덮으며, 부모님께 고맙고 사랑한다고,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자고 말하고 싶어졌다.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말하지 않고서는 전달되지 못하는 진심이 얼마나 마음 아픈지를, 보고픈 그리움과 죄스러움을 마음속에 품고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저자의 담담하고 차분한 문체에서 느낄 수 있었다.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나보다 어리지도, 미래의 나보다 성숙하지 못하다. 지난 시절의 나는 더 젊고 활기찼으며, 앞으로의 나는 지금보다 더 깊이 이해하고 더 넓게 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내 곁에는 부모님이, 가족이 있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넸 수 있고, 포옹할 수 있으며, 함께 밥을 먹고 웃을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나에게는 없던 주름과 망설임이 있고, 미래의 나만큼 지혜롭지 못하다. 그러나 지금 전할 수 있는 '사랑합니다'와 '고맙습니다'가 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말이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완벽한 타이밍을 기다리며 표현을 미루고 있는지도 모른다. 더 성숙해지면, 더 여유로워지면, 더 적절한 순간이 오면 말하겠다고. 하지만 저자의 이야기는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이라고. 불완전하더라도, 서툴더라도, 지금 이 순간이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라고 우리에게 말한다.
인생을 구성하는 두 단어가 ‘만남‘과 ‘관계‘라면 헤어짐 또한 피해갈 수 없습니다. 작별은 준비된 작별과 준비하지 못한 작별로 나뉘죠. - P66
한마디 말이 누군가의 생각을 바꾸고 태도를 바꾸고 삶을 바꾼다면, 그 말은 열매를 맺은 씨앗입니다. 그리고 그 열매는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면 성장합니다. 이렇듯 말은 행동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말이 삶이 될 때 비로소 그 말은 진짜 힘을 갖게 됩니다. - P87
발효된 말이면 좋겠습니다. 때로는 겉절이도 맛있지만, 그것도 한두 번입니다. 생각 속에서 숙성되지 않은 채 버무리자마자 바로 뱉는 말이 아니라, 오래 발효된 깊은 맛을 내는 말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P135
"작은 실패가 충분히 쌓여야 성공할 수 있다면, 그 ‘성공‘의 길목에는 반드시 ‘평범‘이라는 정류장도, ‘실패‘라는 정류장도 있지 않을까요? 설령 종착역이 ‘평범‘이라고 해도 불행한 인생은 아닙니다. 우리는 대부분 ‘평범‘이라는 역에 머물러도 행복해하니까요." - P178
사람들의 뒷모습을 유심히 봅니다. 앞에서는 감춰진 외로움과 쓸쓸함이 뒷모습에서 엿보일 때가 있거든요. -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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