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학교에 가지 않았다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정연철 지음 / 우리학교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 '우리학교'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페이지터너즈1기 #협찬


청소년기에 '학교'와 '친구'가 자아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장난이라 생각했던 행동이 타인의 인생에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기는지, 이 책은 그 무게를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사람과 교류하며 인격을 완성해간다. 특히 또래 관계가 삶의 중심이 되는 청소년기에는, 사소한 말과 행동 하나가 한 사람의 자아를 흔들고 인생의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이 책에 등장는 우제도 그렇다. 자신밖에 모르던 당당한 소년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움츠러들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후회하고, 화를 내고, 슬퍼하고, 억울해해도 변하는 건 자신뿐이었다. 주위의 시선이 변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제야 우제는 깨닫는다. 장난이라 생각했던 행동이 타인의 인생에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기는지를 말이다.

아이들은 아직 순수하다. 그렇기에 선이 될 수도, 악이 될 수도 있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가 생각보다 뚜렷하지 않은 이유도 이러한 불완전함 때문은 아닐까. 환경에 의해, 또는 자의에 의해 사람은 변하곤 한다. 선과 악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고 모호하기에 우리는 실수하고 후회한다. 우제도 가해자였지만 사고로 인해 피해자가 되었다. 여기서 우리는 누가 잘못했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을까?

사람은 생각보다 연약하면서도 동시에 단단한 존재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매번 선택을 한다. 그리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모습은 달라진다. 결국 자신의 삶을 결정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관계 속에서 더욱 신중해야 한다. 내가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 장난이라 생각한 행동 하나가 누군가의 존재를 지워버릴 수도 있다. 반대로 누군가에게 건넨 작은 손길이 그 사람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의 선택만으로는 부족하다. 아이들이 선한 마음과 타인을 배려하는 자세를 가지고 세상에 발을 내딛기 위해서는 그 사회를 구성하는 어른과 구조가 먼저 변해야 한다. 어른들이 학교 폭력을 방관하거나 은폐하려 하지 않고, 진정으로 아이들의 아픔에 귀 기울인다면 우제와 같은 가해자도, 피해자도 줄어들 것이다.

‘나는 오늘 아침을 먹고 학교에 갔다.‘
초등학생 때 일기장에 단골 메뉴처럼 사용했던 말. 너무 평범해서 식상하기까지 한 이 말이 얼마나 평화롭고 달콤한 말인지 뼈저리게 느끼는 날들이었다. - P131

폐부 깊숙이 공기를 빨아들이지만 마스크를 쓰고 마라톤을 하는 것처럼 답답하다. 미로 공원에 들어서자마자 누군가 철창으로 출입구를 봉쇄할 때의 암담함이 이럴까. 나는 지금 계속 헤매고 있다. 출구가 안 보인다. 후, 한숨을 내쉬자 입김이 풀풀 날린다. - P161

내려가는 것도 삶의 또 다른 방법이지 않을까? 꼭 올라가는 길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 올라가다 내려가기도 하고, 내려가다 올라가기도 하고, 그러다 옆으로 새기도 하고... 그 모든 게 다 길이고, 그 길에서는 저마다 새롭고 다른 세상이 펼쳐질 거고, 거기서 사는 삶 또한 그 나름대로 의미와 가치가 있지 않을까. - P17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