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병의 끝없는 이야기 특서 어린이문학 17
이상권 지음, 오이트 그림 / 특서주니어(특별한서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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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정부군과 반군, 부족 간의 전쟁이 끊이지 않는 아프리카 소년병들의 이야기다. 소년병의 대부분은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 아니라 강제로 동원된 아이들이었다. 원치 않게 납치되어 가족과 떨어지고, 살아남기 위해 누군가를 해쳐야 했으며, 전쟁에서 벗어난 이후에도 깊은 정신적 상처와 사회의 시선 속에서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아이들. 그들은 분명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가 되어버린, 복잡한 존재들이었다.

사람을 통해 관계와 삶을 배워야 할 시기에 총을 들고 사람을 죽이는 법을 먼저 익혀야 했던 아이들의 모습은 읽는 내내 마음을 무겁게 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과는 너무나 다른 현실이기에 쉽게 믿기지 않으면서도, 분명 존재하는 사실이라는 점에 더욱 슬펐다.

전쟁에 동원된 아이들 또한 누군가의 가족이자 친구, 이웃이었다. 전쟁이 그들을 소년병으로 만들었을 뿐, 그 이전에 그들은 그저 평범한 아이들이었다. 어쩌면 이 아이들에게 미래란 '행복해질 것'이라는 희망이 아니라, 지금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절망으로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내일이 오늘보다 나을 것이라는 믿음조차 허락되지 않은 삶, 그것이 이 아이들이 매일 버텨내야 했던 현실이었을 것이다. 중간중간 삽입된 그림과 책 뒷부분에 수록된 삽화는 아프리카 내전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내어, 글로만 읽었을 때보다 훨씬 더 마음에 남았다.

이 이야기는 아프지만 반드시 알아야 하고,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되는 이야기였다. 책가방을 메고 학교에 가야 할 나이, 때로는 투정을 부리고 사랑받아야 할 아이들이 너무 이른 시기에 잔혹한 세상과 마주하게 된 것은 아닐까. 총을 들고 서 있는 아이의 모습이 오래도록 머릿속에 남는다. 그렇기에 더더욱, 이 아이들이 더 이상 소년병이 아닌 한 사람의 소년과 소녀로서 미래를 꿈꿀 수 있기를 바란다.

가난을 아는 아이에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이란, 그 어떤 말로도 뿌리칠 수가 없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 P25

나는 떨려서 총을 쏘지 못했다. 아무리 손가락에다 힘을 주어도 총이 발사되지 않았다. 동료들이 쓰러졌다. 그제야 알았다. 총을 쏘지 않으면 내가 죽고, 동료가 죽어간다는 것을.
전쟁은 너무나도 단순했다. 그냥 적을 보고 총으로 쏘기만 하면 되는 거다. 나를 죽이지 못하도록 먼저 상대를 죽이는 게임. - P31

전쟁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도 모른다. 사람들 눈에서 희망이 사라진 지 오래다. 희망이 없어도 살아간다는 것. 그것을 살아 있다고 할 수 있을까.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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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시 도깨비 편의점 3 특서 어린이문학 16
김용세.김병섭 지음, 글시 그림 / 특서주니어(특별한서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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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신비한 능력을 지닌 상품들이 가득한 25시 도깨비 편의점. 이곳에는 마음속 고민을 가진 어린이를 찾아가 도깨비의 시간으로 초대하는 길달과, 신비한 상품과 함께 용기와 선택의 기회를 선물하는 점장 비형이 등장한다.

'천 년 전 비형과 길달'에서는 1권에서 밝혀지지 않았던 비형과 길달의 이야기가 나온다. 옛 설화인 『삼국유사』를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신선하고, 시리즈 전체의 뿌리를 짚어주는 에피소드라 더욱 흥미진진했다. 다만 3권부터 읽으면 갑작스러운 전개에 당황할 수 있으니, 1권의 앞부분이라도 먼저 읽기를 권한다. (본인 경험담 ㅎㅎ)

'착 그립'은 제담초 배드민턴부 마루와 지훈이의 이야기다. 승부와 승리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깨달아가는 마루의 모습을 통해, 경쟁 속에서도 잃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되돌아보았다. 그리고 서로에게 진심을 전하지 못하는 마루와 지훈이를 보며, 가까운 사이일수록 오히려 진심을 전하기가 더 어렵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착 그립은 손에서 라켓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꽉 붙잡기 위해 감는 것이다. 어쩌면 관계도 그런 것이 아닐까. 서툴고 어색하더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꼭 붙잡을 때, 비로소 손에 익고 단단해지는 것 말이다.

'행운 동전' 방송부 6학년 도윤이와 수아의 이야기다. 행운도 불운도, 결국은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 불운이라 여겼던 하루와 순간, 선택이 돌아보면 오히려 행운이었을 수 있다는 점을 동전이라는 소재로 풀어낸 발상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수아와 도윤이의 풋풋한 감정도 이 에피소드를 따뜻하게 만들어주었다.

결국 이 책은 선택과 마음, 그리고 용기에 관한 이야기였다. 친구와의 우정을 지키는 것도,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것도 모두 작은 용기에서 비롯되었다. 저마다 마음속에 고민을 품고 있지만, 결국 스스로의 선택을 통해 답을 찾아간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배우고 성장한다. 때로는 서툴고 후회되는 순간도 있지만, 그 모든 순간들이 모여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아이들의 선택과 성장을 따뜻한 마음으로 응원하게 되었다.

"당연하지. 다만 너의 자신감이 떨어지면 착 그립의 성능도 함께 줄어드니 마음을 단단히 먹도록 해. 모든 일은 네가 마음먹기에 달려 있으니까." - P62

행운과 불운은 동전의 양면 같아서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건 아닐까?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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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기관 TURN 10
유진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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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기관>은 가해자의 생명을 희생해 죽은 피해자를 되살리는 형벌 '전환형'이 존재하는 사회를 배경으로, 정의와 구원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SF소설이다. 전환을 악용하려는 이들을 조사하고 잡는 전환기관 특수감찰부 감찰관 주승우는 수사가 잘못되면 전혀 다른 사람이 희생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누구보다 철저하게 사건을 조사한다. 그러나 아무리 신중한 수사가 이루어지더라도 전환형이 집행된 세계에서 삶은 여전히 불완전했고,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았다. 제도는 자리를 잡았지만 사건과 사고는 계속 발생했고, 그 과정에서 또 다른 균열이 드러났다.


이야기는 빠르고 긴장감 있게 전개되지만, 책을 덮은 후 남는 여운은 묵직했다. 인간의 악의와 선택, 그리고 행동이 선명하면서도 충동적으로 그려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군가의 생명을 희생해 또 다른 생명을 되돌리는 전환형은 정의를 실현하는 방식처럼 보였다. 피해자는 되살아나고 가해자는 죗값을 치르니, 균형이 맞는 제도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수사 과정의 오류나 의도적인 함정, 혹은 예상치 못한 사고로 전환이 이루어진다면 그 결과는 과연 정의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결국 전환형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의 선택과 책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제도도 완벽할 수 없고, 그것을 판단하고 집행하는 것은 결국 인간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살리기 위한 제도가 또 다른 희생을 낳지 않으려면 결과보다 과정이 더욱 신중해야 한다. <전환기관>은 정의를 실현하는 방법보다 정의를 향해 나아가는 태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고, 우리를 둘러싼 제도와 환경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누가 무슨 기준으로 누구를 살릴지를 결정하는 건 보통 일이 아니야. 나는 어떤 결정이 나오더라도 공정할 수 없다고 생각해." - P57

"책임주의. 이 말은 너무 많은 범위를 포함하고 있어요. 살인마에게 살해당하는 일은 아무에게나 일어나는 일이 아니에요. 대부분은 이번 사고처럼 갑작스럽고, 예상 못 했을 때 일어나죠." - P160

두 사람이 가야할 곳은 매번 달랐지만 할 일은 매번 같았다. 삶과 죽음을 가리고 욕망과 거짓으로 뒤섞인 진창 속에서 진실을 건져내야 했다. 그럼으로써 이 세상에 최상의 정의를 집행하는 것이 그들이 해야 할 일이었다. -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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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요떠요 할머니 특서 어린이문학 15
오미경 지음, 김다정 그림 / 특서주니어(특별한서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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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아이들의 상상력과 순수함이 잘 드러난 이야기였다. 말을 하지 않는 단풍이를 보며 재윤이는 마녀에게 목소리를 빼앗긴 인어공주가 떠올랐는지, 단풍이에게 '인어공주'라는 별명을 붙여 준다. 떠요떠요 뜨개방 앞에서 만난 할머니를 두고는 재윤이는 마녀, 장미는 여우라고 의심하며 정체를 밝히겠다고 시험에 나선다. 방법은 제각각이고 다소 무모해 보이지만, 그 엉뚱한 행동들 속에는 한 가지 공통된 마음이 있었다. 바로 목소리를 잃어버린 단풍이를 돕고 싶다는, 친구를 향한 진심이었다.


단풍이는 하고 싶은 말, 전하지 못한 말들을 비밀친구 '푹신이(분홍색 공책)'에게만 털어놓는다. 말하고 싶어도 용기가 나지 않아 침묵했던 단풍이가 마침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까지, 여러 사람의 응원이 있었다. 수호천사가 되어 주고 싶었던 장미, 목소리를 되찾아 주고 싶었던 재윤이, 용기를 내는 것의 의미를 일깨워 준 떠요떠요 할머니. 그리고 무엇보다 스스로를 믿기로 한 단풍이 자신까지. 모두의 마음이 한데 모여 만들어 낸 결과였다.


떠요떠요 할머니가 정말 마녀인지는 끝내 밝혀지지 않는다. 그 여운이 오히려 좋았다. 만약 2권이 나온다면, 할머니의 정체나 그녀의 손길로 조금씩 성장해 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더 보고 싶다. 삽화도 이야기의 분위기를 한껏 살려 주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더 쉽게 몰입하고 자연스레 웃음이 났다. 유쾌하고 따뜻하고, 순수하고 엉뚱한 이 이야기를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무릎이 까지고 또 까져도 지치지도 않고 놀았지. 얼굴이 새까맣게 타도 마음은 푸르렀어.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얼굴은 새하얀데 마음엔 먹구름이 잔뜩 낀 것 같아 안타까웠어. - P72

"소중한 걸 잃어버렸으면 용기를 내서 찾아야지."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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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불안하기 때문이야 특서 청소년문학 46
임지형 외 지음 / 특별한서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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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불안하기 때문에>는 청소년들이 느끼는 불안을 주제로 네 명의 작가가 함께 쓴 앤솔러지다.

<손목 위의 별>은 싱크홀로 아빠를 잃은 중학생 금비의 이야기다. 아빠의 부재는 엄마에게도, 금비에게도 상처이자 아픔이었고, 금비는 마음이 불안해질 때마다 손목의 흉터를 늘려갔다. 그 흉터는 금비가 표현하지 못한 채 쌓아온 상실감과 불안이 겉으로 드러난 흔적처럼 느껴졌다. 겉으로는 아문 듯 보이지만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금비의 마음과 꼭 닮아 있었고, 동시에 그 흉터는 금비가 얼마나 긴 시간을 홀로 버텨왔는지를 말해주는 듯했다.

<졸업식>은 인간성을 지킨 '인간'과 인간성을 이탈한 '이탈자'가 존재하는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양쪽에서 태어난 이들은 열아홉 살이 되면 어느 세계에서 살아갈지 선택해야 하는데, 그날이 바로 졸업식이다. 졸업식을 앞둔 수아의 고민을 따라가며 의문이 생겼다. 한순간의 선택으로 지구의 가족과 친구, 그리고 모든 인연과 영영 이별해야 한다면, 그것을 선택하는 나이로 열아홉이 합당할까. 이성적이면서도 충동적인 나이에 내려야 하는 선택의 무게가 무겁게 느껴졌다. 물론 선택의 기회를 늘리거나 나이를 늦추는 것도 또 다른 문제를 낳기에, 이 디스토피아적 세계관 속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아니라, 그 선택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용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축하 공연>은 아이돌 그룹 BFAN이 소속사 대표의 모교 100주년 기념 공연을 위해 학교를 방문한 날, 공연을 강행하면 강당을 폭파하겠다는 협박 전화를 받으면서 시작된다. 멤버 임찬규가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불안을 분노로 폭발시킨 한 청소년의 선택을 보았다. 불안함을 극단적인 방법으로 표출했다는 사실이 씁쓸하게 다가왔고, 잘못된 방식으로 감정을 분출하는 것이 많은 이들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는지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이었다.

<안전지대> 는 불안감이 극도로 높아지면서 종말 바이러스가 대규모로 퍼진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은둔 생활을 하던 지우는 식량이 바닥나 밖으로 나오고, 그곳에서 만난 동료들과 함께 정부가 지정한 안전지대가 있는 남쪽으로 이동한다. 네 사람은 저마다 불안과 고민을 안고 있었지만, 과거의 상처에 매몰되어 타인을 밀어내고 멈추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불안을 안은 채 동료와 함께 앞으로 나아갔다. 그런 네 사람의 모습이 대단하고 멋졌다.

이야기 속 인물들은 불안을 단번에 극복하지 않았다. 망설이고, 피하고, 후회도 하였다. 그러나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주변을 돌아보았다. 이 책은 그런 인물들을 통해 불안이란 없애야 할 감정이 아니라, 함께 안고 가야 할 감정이라고 말해주었다. 어쩌면 불안은 앞으로 나아가고 싶고, 무언가 달라지고 싶다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감정이 아닐까. 불안하다는 것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이고, 더 나은 내일을 바라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불안이 조금은 덜 무겁게 느껴졌다.

"붙여. 다치게 하고 싶은 자리가 있으면 거기에 붙여. 그럼 그 자리를 덜 미워하게 될지도 몰라." - P40

"혼자가 된다는 불안감에 모든 걸 파괴시키겠다고 마음먹은 거 같아요. 하지만 분노한다고 불안이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 P147

언제까지 외면할 수는 없었다. 이번에는 도망치고 싶지 않았다. 불안에서 도망치는 대신, 한 번쯤은 제대로 마주 서 보고 싶었다. 무엇보다 자신의 쓸모를 증명해 보이고 싶은 마음도 컸다.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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