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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레벨에 잠이 오니?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94
이지은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5년 12월
평점 :
*출판사 '미래인'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서평단 #협찬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각 인물들이 저마다의 상처와 결핍을 안고 있으며, 게임은 그 공백을 메우는 도구이자 도피처였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흔히 게임에 빠진 이들을 보며, 그 뒤에 어떤 복잡한 감정과 사연이 숨어있는지 알지 못한 채 쉽게 "저러면 안 된다"고 단정해버린다. 그러나 이 책은 게임을 끊으라고 말하기보다, 아이들이 왜 그 세계에 머물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담겨있었다. 게임과 현실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섣부른 판단 대신 이해의 시선을 건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울 수 있었다.
캠프에서 주어지는 미션은 게임의 퀘스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타인과 협력하고 자신을 드러내야만 통과할 수 있는 현실의 시험에 가까웠다. 그 과정에서 철봉이는 자신의 마음을 차분히 들여다보고, 타인을 이해하려는 태도를 조금씩 갖게 되었다. 누군가는 밤새 키보드를 두드리며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또 누군가는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현실의 레벨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대비는 경쟁과 불안 속에 살아가는 청소년의 현실을 담담하게 드러내며, 성장의 기준이 무엇인지 질문하게 만들었다. 특히 '레벨 업'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게임 속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사실이, 읽는 내내 씁쓸한 여운으로 남았다.
철봉이와 네 명의 친구들이 캠프를 통해 발견한 것은 게임 없이 사는 법이 아니라,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고 함께 버티는 법이었다. 혼자서는 넘기 힘든 현실도 누군가와 나란히 걷는 것만으로 견딜 수 있다는 사실이 조용하지만 단단한 메시지처럼 느껴졌다. 결국 <그 레벨에 잠이 오니?>에서 말하는 진짜 '레벨 업'은 혼자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끌어올리며 함께 성장하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아빠는 별이 가득 박힌 밤하늘을 덮고 자던 산속의 밤을 잊을 수가 없단다. 자연이 내게 말을 거는 것 같았어. 슬퍼하지 말라고, 나에게도 ‘좋은 때‘라는 게 올 거라고.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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