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욕심 많은 아이로 키워라 - 상식을 뛰어넘는 29가지 육아법
헤더 슈메이커 지음, 김정은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자녀가 있는 부모라면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고민이 깊다.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 육아와 양육의 지혜를 담은 서적을 찾아보게 되고 나름대로 기준을 만들어 간다. 하지만 대부분의 책들이 비슷한 내용으로 정형화되어 있고 읽을 때는 끄덕이지만 막상 현실과 마주하면 적용시키기가 만만치 않다. 혹시나 조금은 색다른 방법으로 설명하는 책이 있다면 선뜻 호감을 갖고 읽어보지만 정말로 가능할까? 라는 의문사만 남기게 된다. 그런데 상식을 뛰어넘는 육아법을 수록한 책이라면 어떨까? 그리고 그 육아법이 실제 40년 전통을 자랑하는 어느 유치원의 교육 철학을 담은 것이라면 말이다.
40년 전통을 가진 유치원은 바로 미국의 SYC(School for Young Children) 유치원이다. 저자는 어렸을 때 그곳을 다녔고 그곳만의 교육철학이 지금의 유치원과 매우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SYC의 교육철학은 지금의 유치원과 무엇이 달라서 책으로까지 써서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공유를 했던 것일까. SYC 유치원의 교육 철학은 '손으로 치고, 발로 차도 괜찮다.' '양보하지 않아도 괜찮다.' '장난감을 독차지하게 놔두어라.' '사과하지 않아도 괜찮다.' '욕설을 허락하라.' 등 어떤 근사한 언어들의 나열이 아닌 파격적이고 상식적이지 않는 말들만 늘어놓고 있다. 과연 이 유치원의 교육 방식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까? 그러나 단 한 문장의 교육철학의 근간이 이 모든 것을 수렴하게 만든다.
"다른 사람이나 남의 물건에 상처를 입히지 않는다면 괜찮다."
육아의 핵심은 놀이를 바탕으로 한다. 어른의 간섭이 없는 자유로운 놀이를 말한다. 초등학교 입학도 하기 전에 배움을 위한 행군을 시키는 교육보다는 아이들이 주체가 되는 놀이를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또한 타인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는 범위에서는 갈등도 해봐야하며, 손과 발로 차보기도 하고, 장난감을 독차지 하도록 내버려 두라고 말한다. 감히 어른들의 상식선에서는 가능치 않은 일들이다. 하지만 말한다. 아이들의 나이에 하고 싶은 행동과 말을 어른들의 입장에서 바라보거나 금하지 말라고 말이다.
“ ‘옥수수를 잡아당긴다고 해서 옥수수가 크는 것은 아닙니다.’ 이것은 아이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말이다. 네 살 된 아이가 숫자 공부를 하도록, 다섯 살배기 아이가 글자 공부를 하도록 가용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 아이가 준비되지 않는 한은 말이다. 아이들은 나름의 때가 있다.”
“놀이 중에 아이들은 몇 번이고 다른 아이들과 마찰을 겪으며 갈등을 경험할 필요가 있다. ‘저 아이가 가진 장난감을 나도 갖고 싶어!’ ‘저 아이가 내 자리를 뺏었어. 내가 앉았던 자리란 말이야!’ 이런 사소한 충돌은 평화의 기술을 발달시킬 엄청나게 좋은 기회이다.”
“아이들의 몸이 곧 감정이다. 때릭, 발로 차기, 내려치기 등의 행동은 거친 에너지를 방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니 올바른 대상을 고르도록 하라. 화가 나 있을 때에도 금지된 것과 허용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아이들은 일찍부터 배울 필요가 있다.”
“놀이를 방해받는 것-그리고 상대 아이가 즉각적인 보상을 받는 것-은 두 아이 모두에게 이롭지 않다. 차례를 기다리는 것은 만족 지연에 대한 교훈을 가르친다. 어린아이들은 양보할 준비는 되어 있지 않지만, 차례를 기다릴 준비는 되어 있다. 차례 지키기는 아이들에게 권리를 부여하고 예의, 지각, 자발적인 관대함을 가르치는 데 도움이 된다.”
“놀이를 하는 여러분의 아이를 믿어라. 오랜 시간 놀잇감을 독차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명백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아이는 내면의 욕구를 충족시킨다. 오랫동안 놀잇감을 독차지하는 것은 아이 주도의 차례 지키기에 있어서 핵심적인 부분이다.”
“어린아이들이 진심으로 미안해하는 일은 드물다. 미안함을 느끼는 도덕성 발달 단계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과를 강요하지 마라. 그보다는 아이들이 티슈나 얼음찜질 팩을 가져다주게 함으로써 상황을 바로잡을 수 있게끔 하라.”
상식을 뛰어넘은 육아법의 타이틀을 글자 그대로만 본다면 너무 비상식적이어서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각각의 육아법에 대한 저자의 자세한 설명을 읽다보면 곧 이해와 공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단 7세 이하의 아이들이 대상임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평소 아이들이 집안에서 놀고 있을 때 많은 갈등과 마찰을 겪는 것을 보게 된다. 아이들끼리 이기도 하지만 부모인 나와의 마찰도 무시할 수 없다. 매일같이 빠지지 않고 하는 말을 생각해보니 ‘뛰지 마’ ‘양보 해’ ‘물건 함부로 던지지 마’ ‘언니에게 사과해’ ‘그건 위험하니 두 번 다시는 갖고 놀지 마’ ‘안 돼’ 등이다. 이 모든 언어가 책에서 제시한 육아법에서 피해야할 말 중에 속한 것이었다. 나름대로 육아에 신경 쓰며 살아왔는데 조금은 혼란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전부 어른의 기준으로 보고 뱉은 말들임을 인정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좀처럼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와의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저자의 육아법이 쉽게 다가오게 될 것이다. 앞으로 상황에 잘 대응하는 아이로, 부당한 것에 맞설 줄 아는 아이로, 평화롭게 갈등을 해결할 줄 아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