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사랑하고, 웃으라 - 내 손의 온기를 느끼는 시간, 이솝우화를 필사하다
이솝 지음, 정영훈 엮음, 이선미 옮김 / 원앤원스타일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이솝우화는 어렸을 때부터 필수적으로 읽어야 할 책으로 각 가정마다 한 권씩은 책장에 꼽혀 있을 정도로 유명한 책이다. 다양한 동물들이 주인공이 되어 짤막한 이야기로 깊은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데 아이들 입장에서 단숨에 교훈을 받아들이게 된다. 한 편의 이야기를 통해 금방 아이들은 선하고 착한 사람이 되고자 마음먹게 되는 것만 보더라도 이솝우화가 아이들에게 끼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솝 우화는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로 정해진 걸까? 그렇지는 않다. 어쩌면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하고 사람들 사이에서 불신은 커지고 배려가 점차 없어져가고 있는 현실에서 이솝우화가 어른들에게 향하는 메시지가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다시 이솝우화를 펼쳐볼 필요가 있다. 이제는 읽기를 통해 교훈을 받아들이는 데에 그치지 않고 필사를 통해 지친 삶을 치유하고, 깊은 사색의 시간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진정한 행복과 자유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녀의 책장이나 자신의 책장 한 켠에 꽂아둔 이솝우화를 찾아 펼치는 것도 방법이지만 이 책을 주목해보자. <살고 / 사랑하고 / 웃으라> 라는 제목에서부터 이미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 같다. 이 책은 많은 이솝우화 중에서 성인들에게 유익할 만한 우화만을 간추렸고 각 우화마다 감성적인 사진과 필사할 수 있는 여백을 두었다. 이미 읽어 본 우화들이지만 그동안 겪어왔던 삶의 과정을 생각하면 또 다른 의미로 전달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키보드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펜을 쥐고 필사하는 과정은 좀처럼 익숙하지 않은 노동일 수 있지만 필사는 곧 생각을 동반하고 글 속에 담겨진 의미를 제대로 흡수할 수 있는 방법인 만큼 해볼 만한 의미 있는 일이다. 하나의 이야기를 필사하는 과정에서 어린 시절에는 담을 수 없었던 의미를 이제야 교훈 삼아 볼 수 있는 의미로 재해석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솝우화의 필사는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다. 동화적인 느낌에서 오는 가벼운 느낌이지만 글을 쓰면서 다가오는 메시지만큼은 직선적이고 날카로웠다. 이것이 이솝우화의 감춰진 또 다른 힘이 아닐까? 이솝우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이제 제대로 마음속에 들어온 것 같다. 이것이 필사의 힘이었음을 거듭 강조한다. 거침없이 책에다 낙서하듯 필사를 하고 싶었지만 여백을 마련해 준 공간에 바로 쓰기가 조금은 머뭇거려졌다. 글씨를 잘 쓰는 편도 아니고 한 번 쓰면 다시 보기 힘들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있어서다. 그래서 일단 독서노트에 필사를 했다. 그리고 난 후에 더욱 정성들여 책에 필사를 할 것이다.

 

삶의 진실이 담겨있는 이야기를 이제는 읽는데 그치지 말고 한번쯤은 필사를 통해 신비롭고 새로운 느낌을 경험하고 인생의 지혜를 제대로 음미해보자. 이 한 권의 책이 그렇게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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