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서 온 탐정 2 : 천 개의 목숨
이동원 지음 / 라곰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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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서평 후기 입니다 ]




이동원 작가님의 <천국에서 온 탐정> 1권을 22년 12월 신간으로 처음 만났던 기억이 납니다. 벌써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인데요. 당시에도 소재가 색다르고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책을 소중해두고 가끔씩 다시 읽어보곤 했는데, 드디어 <천국에서 온 탐정 2 : 천 개의 목숨>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반가운 마음으로 만나보았습니다. 별다른 기대 없이 기다리고 있다가 2권을 만나서인지 오히려 기대감이 더 커졌던 것 같네요. 


1권과 비교해 보면 책의 두께는 크게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표지는 카페 배경은 같지만 계절의 변화와 낮과 밤의 차이로 인해 차분한 느낌이 들었답니다. 두 권 모두 표지 분위기가 작품과 잘 어울려 마음에 들었는데요. 저는 은근히 책을 고를 때 표지를 보고 선택하는 경우도 많아서 이런 부분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더라고요^^ 


1권의 이야기를 잠시 떠올려보면, 법의관을 그만두고 목사가 된 유진신은 목사이면서 천국에서 온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학대학을 다니다 그만두고 형사가 된 성요한과 함께 여러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데요. 얼핏 보면 서로의 길이 뒤바뀐듯한 두 사람이 법과 종교라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해결해 가는 과정이 이 작품만의 재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무엇보다 두 사람이 의외로 잘 맞는 케미가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주더라고요. 


이번 <천국에서 온 탐정 2 : 천 개의 목숨>에서는 다섯 가지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각각의 사건을 따라가며 하나씩 실마리를 찾아가다 보면 단순히 여러 사건이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짜놓은 큰 틀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답니다. 그 중심에 있는 인물이 바로 양재익 의사인데요. 뚜렷한 증거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확신이 드는 인물이라 책을 읽는 내내 그의 존재가 신경 쓰이더라고요.  또 한편으로는 법의관을 그만두고 목사가 된 유진신이 왜 여전히 성요한 형사와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지, 혹시 그 안에 누군가를 향한 복수가 자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억울하게 누명을 쓰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면서 괜히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답니다. 


실제로 이야기 속에 불법체류자, 장기밀매에 관한 내용이 등장하는데, 충분히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책을 읽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단순히 사건을 해결하는 추리소설을 넘어,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 대해서도 한 번쯤 생각해 보게 만드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책 표지에 적힌 목사나 형사나 둘 다 죄인을 상대하니까 하는 일은 똑같다는 문장도 인상적이었는데, 과연 목사와 형사가 정말 같은 일을 하는 것일까요?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되는 것도 이 작품의 매력이지 않을까 싶네요.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천국에서 온 탐정 1권 부터 2권까지 이어서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사건을 하나씩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고, 흡입력이 좋아 읽을수록 빠져 나올 수 없는 매력에 하루 만에 순식간에 읽어낼 수 있는 미스터리 추리소설이라 추천해 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책장을 덮으면서 어떤 누구도 나쁜 사람들에 의해 억울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 더 크게 들었답니다.  



#라곰출판사 #천국에서온탐정 #이동원 #미스터리추리소설 #천국에서온탐정2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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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피 - 베로니카 곤살레스 라포르테 장편소설
베로니카 곤살레스 라포르테 지음, 최혜정 옮김 / 슬로우리드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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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서평 후기 입니다 ]



베로니카 곤살레스 라포르테 작가는 외교관인 남편과 함께 한국에 거주하면서 직접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박피'라는 소설을 섰다고 한다. 처음 '박피'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역시 피부를 벗겨내는 그 박피였습니다. 한국에는 유난히 성형외과가 많고, 뛰어난 의료 기술 덕분에 해외에서도 성형을 위해 한국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제목만 보고 성형과 관련된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책을 읽어보니 '박피'는 단순히 성형을 이야기하는 소설이 아니더라고요. 외국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 사회의 모습과 인간의 욕망, 관계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더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제목 역시 피부를 벗겨내는 '박피'라는 의미를 넘어, 인간이 가진 욕망과 내면을 한 겹씩 벗겨내는 듯한 철학적인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주인공 지호는 성형외과 의사로, 사람과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인물로 비쳐졌습니다. 어쩌면 자신이 원하는 이상적인 관계와 사랑에 대한 기준이 너무 높기 때문에, 상처받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라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지호는 자신이 바라는 욕망을 모두 담아낸 AI 리얼돌 성미를 만들게 되는데, 성미와 함께 있을 때 지호는 비로소 편한함을 느끼더라고요. 자신의 감정을 이해해주고, 원하는 방식으로 반응해주는 성미에게 사랑을 주고 받는다고 생각하면서 위안을 얻기까지 하네요. 하지만 그럴수록 현실의 사람들과의 맺는 관계는 점점 멀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지호의 감정과 기분을 AI가 해석해주고, 지호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맞춰주는 성미와의 관계는 너무 편해보이지만, 결과로 따지고 보면 더욱 고립시키는 관계가 되어버리게 됩니다. 특히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 쓰이는 지호에게 성미와 함께하는 행복은 집에서만 허락됩니다. 그렇게 지호가 점점 세상과 단절되고 자신의 세계에 빠져 숨어드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 하더라고요. 병원 간호사인 사랑과의 관계로 인해 조금 괜찮아질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결국 성미로 인해 사랑을 버리는데, 이때는 마음이 좋지만은 않더라고요.


소설의 배경이 코로나 19시기라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가 자연스럽게 멀어졌던 당시의 현실적인 모습들도 작품 속에 녹아 있어서 어쩌면 실제로 지호와 비슷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답니다. 지호의 아버지가 코로나 19로 병원에 입원하면서 지호는 잠시 고향인 제주로 내려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성미와 떨어져 지내는 동안 지호는 무속신앙을 믿는 할머니와 엄마를 통해 또 다른 이야기를 마주하게 됩니다. 가족 중 누군가가 대자연의 순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버지가 죽게 될 것이라는 무당의 말을 듣게 된 것인데요. 평소 무속신앙을 믿지 않던 지호였지만, 이런말을 듣고 나니 오히려 불안해지기 시작하더라고요. 종교가 다른 저 역시 이런 말을 들으면 괜시리 신경쓰일 것 같더라고요. 혹시 성미로 인해 아버지가 잘못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던데, 저는 차라리 성미라는 존재를 없애버리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집으로 돌아온 뒤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성미의 전원을 꺼놓는데, 그 때 아버지의 병이 좋아지기 시작했답니다. 무속신앙을 결코 져버릴 수 없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이 부분에서는 들었답니다. 하지만 지호의 삶에서 성미를 빼놓을 수는 없었기에 결국 다시 성미를 찾게 됩니다.



AI라는 지극히 현대적이고 현실적인 소재와 제주라는 공간 속에 자리한 무속신앙이 함께 등장한다는 점도 소설의 독특한 매력으로 느껴집니다. 서로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소재가 인간의 불안과 욕망이라는 공통됨으로써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연결되는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박피는 소설이면서도 여러 가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했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점점 복잡해지고, 때로는 타인과의 소통보다 혼자 있는 편안함을 선택하게 되는 요즘, 우리는 과연 관계의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해야 될까라는 질문을 던져보게 되기도 했답니다. 또한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는데, 나를 이해해주고 내가 원하는 방식만으로 방응해주는 존재가 진정한 사랑하는 관계로 볼 수 있을까? 불편과 상처를 감수하면서도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진짜 사랑을 배우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다른 사람의 시선에 노출됩니다. 그 시선이 때로는 불편함을 만들고, 또 다른 욕망을 만들기도 하는데, 지호의 이야기를 읽다 보니 '박피'라는 제목이 단순히 피부를 벗겨내는 행위가 아니라, 인간의 욕망 관계 , 그리고 내면의 깊숙한 곳에 숨겨진 모습 까지 한 겹씩 벗겨내는 과정처럼 느끼졌던 것 같습니다. 성형과 AI, 코로나 19와 무속신이이라는 독특한 이야기를 통해 단순한 이야기가 아닌 철학적인 면이 보이는 소설이었던 것 같기도 하네요. 그리고 익숙하지 않은 시선으로 본 한국 사회의 모습과 함께 우리의 현실적인 문제까지 들여다 볼 수 있었던 책이어서 또 다른 시선으로 읽었던 책이 바로 '박피' 소설 서평 후기였습니다.


#박피 #슬로우리드 #베로니카곤살레스라포르테 #팬더믹 #성형 #결핍 #관계 #인간의욕망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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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숲 - 제19회 중앙공론문예상 수상작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이소담 옮김 / 북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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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을 자주 읽기도 하지만, 좋아하는 작가들도 몇 분 계시답니다. 예전에 도서관에서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책을 보고 빌려 읽고 나서 느낌이 너무 좋았던지라, 소문도 직접 구매해 읽고 소장중이랍니다. 이번에 오기와라 히로시의 신간 '웃는 숲'​이  북다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이번 작품은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 바로 읽어보게 되었답니다. 


오기와라 히로시 작가님의 책을 읽어본 독자라면 이번 '웃는 숲'은 조금 색다르다는 느낌을 받을 것 같더라고요. 저 역시 읽으면서 기존 작품들과는 분위기가 꽤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가 따뜻한 감성을 담은 힐링 소설이었다면, 소문은 미스터리한 분위기가 강한 작품이었는데, 웃는 숲은 여기에 살짝 판타지적인 느낌까지 더해진 듯하더라고요. 이야기의 대부분이 숲을 배경으로 펼쳐지다 보니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서 있는 듯한 묘하면서도 낯선 느낌이 느껴지던데, 바로 이런 느낌 또한 웃는 숲만의 색다른 매력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이야기는 가마모리 트레킹 코스에서 아이를 잃어버렸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시작됩니다. 나무를 좋아하는 자폐가 있는 아들 마히토를 데리고 엄마 마사키가 가마모리 숲을 찾았다가 아이가 갑자기 사라지게 된 것인데요.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마히토가 발견되면서 엄마와 삼촌 도야는 안도의 마음과 함께 또 다른 의문을 갖게 됩니다. 험한 산속에서 일주일이나 지냈는데도 아이는 마치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너무나 건강한 모습이었기 때문이죠. 도대체 마히토는 그동안 숲에서 어떻게 지냈던 것인지, 누구와 함께 있었던 것인지 궁금해진 엄마와 삼촌은 아이에게 이것저것 물어보지만, 마히토는 이전에는 사용하지 않았던 단어를 이야기하거나 '곰 아저씨를 만났다'는 알 수 없는 말을 합니다. 


결국 일찍 세상을 떠난 아빠를 대신해 삼촌 도야가 다시 가마모리 숲을 찾아가게 되는데요. 숲속에서 하나씩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면서 이야기는 점점 더 흥미진진해지고, 마히토가 실종되어 있던 일주일 동안 겪었던 일들의 궁금증도 더 커져만 갑니다. 그리고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가마모리 숲에 있었던 사라들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냅니다. 누군가를 갑작스럽게 죽이게 된 뒤 산을 찾은 여자, 캠핑 유튜버, 야쿠자, 그리고 죽음을 결심하고 산을 찾아온 교사까지... 


산을 찾은 이유도 각자가 품고 있던 사연도 모두 달랐지만 마히토가 사라졌던 그 일주일 동안 이들은 서로 얽히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은 이들은 분명 마히토를 발견했는데도 왜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았던 것일까요? 각자의 사정 때문에 쉽게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던 이야기와 숲에서 벌어진 일들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그 이유를 알아가는 과정이 꽤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숲을 찾았던 사람들이 마히토를 통해 조금씩 연결되고,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예상하지 못했던 따뜻한 감정과 여운까지 느끼게 되더라고요. 특히 처음 책을 펼쳤을 때와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때의 느낌이 상당히 달랐던 작품이었습니다. 낯설고 기묘한 숲의 분위기 때문에, 기존 작품들과는 정말 다르구나 생각했는데 그런 분위기마저 '웃는 숲'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요소였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마지막 반전 아닌 반전도 인상적이었답니다. 마히토가 내뱉었던 단어들이 모두 누군가를 가리키고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마히토가 말했던 '곰 아쩌씨를 만났다'는 이야기는 정말 곰 아저씨였다는 사실은 저도 깜짝 놀랐답니다.^^ 


일본 소설 좋아하시는 분들이나 오기와라 히로시 작가님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신간 '웃는 숲'은 시간 내서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 기존 작품과는 다른 분위기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새롭게 느껴질 수 있는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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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름을 쓰기로 했다 여름, 책
에밀리 헨리 지음, 이미정 옮김 / 윌북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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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서평 후기 입니다 ]



전 세계 1000만 부 이상 판매된 초대형 밀리언셀러 작가 에밀리 헨리의 '우리는 여름을 쓰기로 했다'를 만나보았습니다. 출간 이후 꾸준히 사랑받으며 6년 연속 베스트셀러 화제작으로 자리 잡은 작품인데다 영화로도 개봉 예정이라고 하니 더욱 궁금해지더라고요. 평소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책이었답니다. 로맨스 영미소설이라니, 안 읽어볼 수가 없잖아요^^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제가 흔히 생각하는 꽁냥꽁냥하고 달달한 로맨스 소설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의 작품이었습니다. 단순하게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아가기까지의 복잡하고 미묘한 관계와, 상처,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함께 담겨 있었습니다. 뜨겁고 절절한 사랑만을 기대한다면 조금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 이상의 사랑을 천천히 찾아가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주인공 재뉴어리 앤드루스는 로맨스 소설을 쓰는 작가입니다. 그런데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생각지도 못했던 진실을 알게 됩니다. 아버지에게 사랑하는 다른 여자가 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의 죽음만으로도 감당하기 벅찰 만큼 힘든데, 자신이 몰랐던 또 다른 삶이 있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된 재뉴어리. 엄마는 알면서도 자신에게 숨겨왔던 진실. 복잡한 마음을 안고 아버지가 남겨준 오두막으로 향하게 되는데, 도착한 첫날부터 옆집에서는 열광적인 파티가 벌어지고 있더라고요. 알고 보니 그곳에 살고 있는 남자는 다름 아닌 대학시절 자신의 라이벌 이었던 거스!


설마 여기서 몇십 년 만에 거스를 만나게 될 줄이야 싶더라고요. 재뉴어리는 오두막을 정리한 뒤 그곳을 떠나면서 다시 소설을 쓰고 돈도 벌 생각이었지만, 생각처럼 일이 쉽게 풀리지는 않네요. 무엇보다 써야 될 소설은 한 줄도 써지지 않고, 낯선 곳에서의 생활도 마냥 편하지만은 않더라고요. 


그러던 중 재뉴어리와 거스는 서로 소설을 바꿔 써보자는 내기를 하게 됩니다. 재뉴어리는 거스가 주로 쓰는 분야의 소설을 한 편 쓰고, 거스는 재뉴어리의 전문 분야인 로맨스 소설을 한 편 써보기로 한 것이죠. 서로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을 알려주고,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두 사람의 관계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두 사람 모두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 보이지만 각자의 마음속에 깊은 상처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재뉴어리는 자신의 상처를 조금씩 드러내기 시작하는데, 거스는 쉽게 자신의 마음을 보여주지 않더라고요. 아직은 자신의 상처를 꺼내어 보여주고 싶지 않은 거스의 마음도 이해가 가면서도, 한편으로는 재뉴어리의 입장 역시 충분히 이해가 되러라고요. 그래도 여자 입장인 내가 느끼기엔 한 발짝 다가가면 한 발짝 뒤로 물러나는 거스가 마냥 좋아 보이진 않았답니다. 


서로에게 마음을 열기까지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결국 두 사람은 자신이 외면하고 있던 상처와 마주할 용기를 내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서로가 오랫동안 오해하고 있었던 사실들도 하나씩 밝혀지는데요. 무엇보다 거스가 재뉴어리를 대학 시절부터 사랑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도 두 사람의 관계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왔답니다.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쉽게 표현하지 못했던 거스의 마음을 알고 나니 그가 왜 그렇게 오랫동안 자신의 마음을 숨겨왔는지도 조금씩 이해가 가기 시작했습니다. 


거스 역시 사랑과 가족으로 인해 많은 상처를 안고 있었고, 자신의 마음을 보여줘야 할지 말아야 할지 오랫동안 고민하고 있었던 거 같더라고요. 가족관계가 두 사람의 삶과 사랑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도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답니다. 그러다 결국 재뉴어리는 아버지가 남긴 편지를 발견하면서 진짜 마음까지 알게 되는데, 이 부분에서는 딸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진정한 마음을 느끼면서 따뜻한 감동이 밀려오더라고요. 단순히 남녀가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면 조금은 의외였던 책이었습니다. 사랑뿐만 아니라 가족, 상처, 오해, 용서 그리고 이들이 책을 쓰게 된 마음까지 알게 되는 과정이 담겨 있어서 오히려 더 깊이 있게 읽게 되었던 것 같네요. 


무엇보다 감정 표현이 섬세하게 잘 되어 있어서 책을 읽는 동안 등장인물들의 감정에 자연스럽게 이입할 수 있었답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변하게 될지 궁금해서 계속 책장을 넘기게 되는 몰입감도 좋았고요. 책 속에 등장하는 시골 마을의 한적하고 소박한 분위기와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따뜻한 느낌도 참 좋았습니다. 여름이라는 계절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인지 재뉴어리와 거스 사이의 감정도 조금 더 뜨겁게 느껴졌졌다고나 할까요? 여름날의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천천히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 월북 출판사 에밀리 헨리 작가의 '우리는 여름을 쓰기로 했다' 꼭 한 번 만나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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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롱이 이야기 - 아직 그리고 있습니다, 그 병아리
김진솔 지음 / 모티브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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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폭염으로 요즘에는 책을 읽는 것도 잠시 쉬어가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소설보다는 에세이를 조금 더 많이 읽고 있는 중이랍니다. 이번에도 그림과 글이 함께하는 그림 에세이를 한 권 읽어보았는데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병아리 캐릭터 하나를 꾸준히 그리고 있는 김진솔 작가의 세 번째 책 '뾰롱이 이야기'입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겪었던 이야기들을 진솔하고 솔직하게 풀어낸 그림 에세이인데요. 가볍게 읽기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작가님의 삶과 고민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조금은 진지하게 책장을 넘기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읽었던 에세이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와서 꽤 재미있게 읽어보았답니다. 



사실 뾰롱이 캐릭터가 워낙 귀엽다 보니 작가님이 여자분일 거라는 오해를 많이 받으셨다고 하는데요. 저 역시 책을 보기 전에는 당연히 여성 작가님일 거라고 생각했답니다. 알고 보니 남자 작가님이시더라고요. 저희 아들도 귀여운 캐릭터를 좋아하는 편이라 아들도 이런 귀여운 거 좋아하는데 성향이 비슷한가보다라고 생각하면서 더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아요. 병아리 볼펜이 집에도 몇 개 있거든요^^ 책 속에 작가님 사진도 등장하는데, 사진을 보고 나니 오히려 뾰롱이와 작가님의 이미지가 너무 달라서 적응이 안 되기도 했답니다. 캐릭터는 이렇게나 귀여운데 작가님은 또 너무 잘생기셔서 말이죠~ ㅎㅎ

고등학교 때부터 그리기 시작한 병아리 캐릭터를 무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작가님의 진득한 성격과 한 가지를 오래도록 이어가는 힘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무엇인가를 시작하는 것보다 꾸준히 계속해 나가는 것이 훨씬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 대단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작가님 역시 힘든 시간을 보낸 세월이 엄청나더라고요. 우울증을 겪기도 했고, 군대 시절에는 어렵게 키워온 10만 팔로워 계정을 해킹당하는 일까지 겪었다고 하던데, 직접 경험해 보지 않은 저로서는 그 심정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감히 상상하기도 어려웠답니다.

그동안 쌓아온 시간과 노력, 애정으로 그린 캐릭터들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리면 자식을 잃어버린 기분이지 않았을까요. 이게 현실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몇 번이고 되뇌웠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누구에게나 처음 겪는 힘든 일들은 시간이 지나도 쉽게 잊히지 않잖아요. ㅠ ㅠ

하지만 그 힘든 시간을 지나 다시 일어서고, 지금의 뾰롱이를 만들어오기까지 작가님이 들인 시간과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그런 경험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작가님과 뾰롱이가 더 단단해지면서 사랑받고 있는 게 아닐까 싶네요.



특히 29번이나 이모티콘 출시에서 떨어졌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결국 뾰롱이 이모티콘을 만들어낸 이야기는 제가 대 행복해지더라고요. 무언가를 열심히 준비했는데 계속해서 결과가 좋지 않으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당연한데, 29번의 실패에도 다시 도전했다는 사실 자체가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답니다. 뾰롱이 이모티콘을 찾아보니 저도 예전에 귀여워서 관심을 눌러두었던 캐릭터더라고요. 내가 알고 있던 그 뾰롱이가 이 뾰롱이었네 싶어서 더 반갑기도 했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던 귀여운 캐릭터 뒤에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작가님의 노력과 수많은 도전이 있었다는 걸 알고 나니 캐릭터가 조금은 더 새롭게 보이더라고요.

책을 읽으면서 저는 엄마의 입장에서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답니다. 특히 작가님이 힘든 시간을 보내왔다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아들의 모습도 떠올랐거든요. 그래서인지 다른 독자들보다 조금 더 마음이 가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네요. 작가님의 담백한 글들이 거창한 위로의 말은 아니지만, 소소한 마음을 다독여 주는 느낌이라서 오히려 더 좋았던 것 같아요. 무언가를 하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을 때, 계속 도전해도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쉽게 포기하게 되는데 작가님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조금 늦더라도, 몇 번을 실패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걸어가다 보면 결국 내 길이 보인다는 것을, 원하는 곳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들에게도 꼭 읽어봤으면 하는 부분을 표시해 두었다가 보여주려고 합니다. 뾰롱이 그림을 보면서 함께 읽으면 편하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요? ^^



뾰롱이 이야기는 단순히 귀여운 캐릭터를 구경하는 그림 에세이가 아니라, 한 사람이 꿈을 향해 나아가면서 겪었던 실패와 좌절, 그리고 다시 일어서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는 책이었습니다. 그동안 겪었던 진솔한 이야기들이 누군가에게는 공감이 되고, 또 누군가에는 위로가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특히 꿈을 향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생각처럼 잘되지 않아 지쳐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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