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키
나쓰키 시호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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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스투유에서 3월 신간으로 출간된 일본의 괴물 신인 작가 나쓰키 시호의 소설  '니키'를 읽어보았다.  제목인 니키는 책 속 주인공의 이름이었다. 고등학교에서 미술 교사로 일하고 있는 니키는 겉으로 보기에는 인기 많고 평범한 교사이지만, 남들에게 결코 들키고 싶지 않은 숨겨진 비밀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소아성애증 성향과, 가지조라는 필명을 쓰는 성인만화를 그리고 있는 작가이기 까지 하다. 누구나 하나쯤은 숨기고 싶은 비밀을 품고 산다고 하지만,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라는 직업을 가진 위치에서 그런 비밀을 지닌 채 살아가는 주인공의 설정은 받아들이기가 다소 어려운 것이 있기는 했다. 고등아이를 둔 부모라써 그런지 불편함 마음이 들었었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의 반 학생 고이치에게 비밀을 들키고 만다.  반에서 이상한 아이, 외계인이라 불리며 따돌림을 당하는 있는 고이치는 니키의 약점을 이용해서 협박을 하게 되는데, 왜 하필 담임 교사인 그에게 협박을 하는 것일까,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던 것일까, 책을 읽으면서 이유가 궁금해져서 책을 더 빠르게 넘겼던 것 같다. 어쩌면 고이치는 인기 많고 평범해 보이던 선생님 역시 자신과 별반 다르지 않은 어딘가 이상이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동질감을 느꼇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어른일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게 되었는지도 말이다. 


고이치의 협박으로 시작된 관계가, 이상하게 긴장보다는 흥미롭게 흘러가게 된다. 언변이 뛰어난 니키는 오히려 고이치를 설득하면서 조언을 건네는데, 갑과 을의 위치가 달라진 듯 하다. 이래서 연륜은 속일 수가 없는 것인가? ^^ 고이치가 어린 시절부터 써온 소설을 니키에게 보여주고, 이를 계기로 다시 소설을 쓰기 시작하는데, 그 시간 속에서 고이치가 조금씩 성장해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상처받은 아이가 누군가와의 관게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단단해져 가는 과정이 엿보인다. 하지만, 이야기가 마냥 이대로 흘러가면 좋겠지만 고이치를 괴롭히던 반 아이에 의해 고이치가 핸드폰에 녹음을 해 둔 것으로 인해, 니키의 비밀이 교실에 모두 펴지게 된다. 교실에 있던 아이들 모두 믿을 수 없다는 경멸 어린 얼굴로 니키를 쳐다보면서 니키는 이제 교사로써의 삶은 끝이났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담담하게 내려 놓지만, 예상하지 못한 고이치의 한 마디로 인해 소애성애증을 가진 사람은 고이치가 되고 만다. 처음에는 서로를 이용하는 불편하기만 한 관계였지만, 어느새 두 사람은 서로를 진심으로 바라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이 되는 부분이었다. 이 책은 누군가와 다르다는 이유로 낙인을 찍어 쉽게 단정해 버리는 우리의 시선을 되돌아 보게 한다. 고이치가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상처가 현실에서도 있을 수 있는 이야기여서 그런지 결코 낯설지 않았다. 교실 안에서도, 교실 밖에서도 이런 아이들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어른이 얼마나 될까? 결국 이 아이를 고립 시키고 있었던 것은 어른들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 또한 들었다. 


책을 덮고 나니 그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고이치는 조금 더 단단해졌을까. 니키는 교사를 내려 놓고 다른 삶을 살고 있을까.


'니키' 이 책은 어찌 보면 성장소설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청춘소설 처럼 읽힌다. 책을 읽는 내내 이야기가 어찌 진행될지 상상이 안 되어서 긴장감을 놓을 수 없어서 그만큼 흡입력은 좋았다. 일본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나쓰키 시호 작가 3월 신간 '니키' 를 읽으면서 나는 어떤 어른일까라는 질문을 던져 보는 독서 시간을 가져보아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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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도 렌털이 되나요
이누준 지음, 김진환 옮김 / 하빌리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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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설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지만, 특히 이누준 작가의 작품은 빠짐없이 읽어왔기에 이번 신간  '가족도 렌털이 되나요' 출간 소식을 듣고 망설임 1도 없이 책을 펼쳐보았습니다. 늘 그렇듯 작가 특유의 따뜻한 시선과 잔잔한 감성이 담긴 이야기라 부담 없이 읽기 좋은 힐링 소설이었습니다. 


이번 작품은 하빌리스에서 출간되었으며, 주인공 스기사키 유나의 이야기로 전개되고 있네요. 어린 시절 아역 배우로 큰 인기를 누렸지만 어느 순간 대중의 관심에서 멀이지고, 지금은 작은 극단에서 생활하며 평범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데, 아역 배우였다는 것을 학교에서도 숨기고 조용히 지내는 것을 보면서 뭔가 큰 상처를 받은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지만 유나의 엄마는 여전히 딸이 다시 인기 배우로 돌아갈 수 있다고 믿으며 과거의 인기를 놓지 못하고 있더라고요~ 그러던 중 극단이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단장은 극단을 살릴 방법으로 렌털 가족 역할을 제안하는데, 한 가족의 딸이 되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연극을 계속하고 싶은 유나에게는 부담스러운 일이었지만,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 하나로 결국 그 역할을 하겠다고 말한답니다. 


겨울방학 동안 누군가의 따로 살아가게 된 유나는 처음에는 그저 대역일 뿐이라고고 생각하지만, 렌털 가족들과 함께 식탁에 앉아 밥을 먹고, 일상을 공유하며 시간을 보내는 사이 점점 진짜 가족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된답니다. 실제 부모님과의 관계가 좋지 않아 이혼 이야기까지 오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유나는 렌털 가족과 자신의 진짜 가족을 자꾸 비교하게 되네요. 어색했던 관계는 점차 자연스러워지고 따뜻한 온기가 스며들 듯 마음이 열려가네요.


이야기가 전개되며 이 가족 구성원들 또한 모두 렌털일지 모른다는 의심이 드는 순간이 많았는데, 결국 엄마를 제외한 모두가 대역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질 때는 놀라움이 크더라고요. 하지만 그보다 더 마음을 울린 건, 엄마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알게 되는 장면이었습니다. 누군가와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하루를 보내고 싶었던 간절함이 전해져 마음이 짠해졌습니다. 더불어 동네 사람들 모두가 그 사실을 알면서도 모른 척 따뜻하게 감싸주는 모습에서는 이웃의 정까지 느낄 수 있었답니다. 각박한 세상에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른 채 살아가는 요즘과 대비되어 더욱 인상 깊었던 것 같네요. 이 소설은 혈연으로만 가족을 정의하지 않는답니다. 렌털 가족이라는 다소 비현실적인 설정이지만, 그 안에서 오가는 진심과 배려는 무엇보다 현실적이고 따뜻하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온기를 건네고, 마음을 다해 챙기는 모습 속에서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답니다.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힐링 소설, 가족의 다양한 형태를 이해하고 싶은 분들, 따뜻한 감성의 일본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이누준 작가님의 가족도 렌털이 되나요 일본 소설 추천해 드려봅니다. 꼭 한 번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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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없는 나의 세계
마이클 톰프슨 지음, 심연희 옮김 / 문학수첩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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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수첩에서 출간된 마이클 톰프슨의 휴먼 판타지소설 '내가 없는 나의 세계'는 첫 장부터 강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책이었답니다.  매년 생일이 되면 주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소년의 이야기라는 설정부터가 무척 독특하게 다가오더라고요.  첫 생일을 맞이한 토미가 부모의 기억 속에서 완전히 잊히고, 결국 경찰에 의해 보육원으로 보내지는 장면은 이 어린아이가 앞으로 겪게 될 삶이 얼마나 가혹할지를 짐작하게 만들어주네요. ㅠ ㅠ 그 순간부터 토미에게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궁금해져서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었답니다. 

매년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해야 하는 삶은 어른에게도 버거울 텐데, 어린아이가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일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하지만 토미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더라고요. 성장해 가는 과정 속에서 재시작되는 시간 안에 자신의 존재를 남길 수 있는 방법을 하나씩 터득해 나가는 모습은 안쓰러우면서도 대견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주인공 토미가 참 똑똑한 아이 같더라고요.  책을 읽는 내내 마음속으로 토미를 응원도 하게 되네요. 책을 읽는 동안 예전에 봤던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가 떠오르기도 하네요.


'내가 없는 나의 세계'는 판타지적인 설정이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매우 현실적인 듯했습니다. 토미가 사람들에게 잊히지 않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내가 만났던 소중한 인연들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답니다. 누군가에게 기억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지는지, 그리고 그러한 관계를 위해 얼마나 노력해왔는지를 돌아보게 되었답니다. 토미의 삶을 통해 들여다보게 되는 것은 단순한 일상이 아닌, 그 이상의 따뜻한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릴 적 보육원에서 만난 첫사랑을 캐리를 잊지 못한 토미가 그녀를 찾기 위해 몇 녀에 걸쳐 헤매는 이야기는 특히 더 마음이 가더라고요. 돌고 돌아 어렵게 만났지만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캐리에게 잊히지 않게 위해, 토미는 스스로 세워온 많은 규칙들을 깨며 노력하는 모습은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답니다. 따뜻한 결말을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혹시 또다시 모든 것이 사라지지 않을까라는 불안한 마음이 책을 덮으면서도 남아있네요. 독자조차 이런 감정을 느꼈다면, 토미의 불안은 그보다 훨씬 더 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 모두에게는 소중한 무언가가 하나 이상은 존재하잖아요.  사랑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오래도록 간직해온 물건이 될 수 도 있고 말이죠. '내가 없는 나의 세계'는 그 소중한 것을 붙잡기 위해 얼마나 많은 용기와 노력이 필요한지를 잔잔하게 일깨워 주는 휴먼 판타지 소설입니다. 따뜻한 감동이 필요한 이 계절에 특히나 어울리는 책으로,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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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빛나는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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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여운이 남는 일본 소설을 좋아하는 편이라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은 꾸준히 찾아 읽고 있답니다.  

이번에 읽은 에쿠니 가오리 작가의 '반짝반짝 빛나는' 일본 소설 역시 그런 기대 속에서 선택한 책이랍니다.  

제목은 밝고 따뜻한 느낌이었지만, 소설은 담백하면서도 조용한 분위기의 일상적인 이야기로 풀어가고 있네요~


알코올에 의존하며 살아가는 아내 쇼코와 동성애자인 남편 무쓰키의 결혼 생활이 그려지고 있는데,  

처음에는 이들이 왜 결혼을 선택했는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이야기를 읽다 보니 

이 결혼은 사랑의 감정보다는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 그리고 필요에서 비롯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결혼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책 내용이 궁금해서 몰입하면서 읽어갈 수 있었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현실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답니다.  책을 읽으면서 만약 내 주변에 이런 관계를 맺은 사람들이 있다면 나는 그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에 제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되더라고요.  쉽게 이해하긴 어려울 듯 하지만 말이죠. 소설 속에서 그려지는 쇼코와 무쓰키의 삶은 겉으로 보기엔 불안정해 보일 수 있지만, 의외로 그들의 삶은 차분하면서도 안정적인 모습으로 보였답니다. 서로를 바꾸려 하거나 간섭하지도 않고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답니다. 


무쓰키의 부모가 아들의 성 정체성을 알면서도 결혼을 시킨 부분에서는 부모의 선택에 대해 생각도 해보게 되었고, 쇼코의 부모가 딸의 입장보다 체면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모습에서는 씁쓸함이 남기도 했답니다. 그럼에도 쇼코가 무쓰키의 연인 곤을 집으로 초대해 함께 시간을 보내는 장면은 이 관계가 어디까지 이해와 배려로 이어질 수 있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답니다. 한편으로는 쇼코가 무쓰키를 사랑하는 건가 헷갈리는 부분도 있었지만, 끝에 가서는 그게 아님을 알게 되더라고요.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은 언제나 그렇듯 감정을 과하게 드러내지 않는데, 이 책 역시 큰 사건 없이도 인물들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전해지고, 책을 덮고 난 뒤에는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조용히 생각하게 만든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이 책은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보다는 서로를 존중하며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소설인 듯하네요.  


잔잔한 일본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분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는 책 에쿠니 가오리 작가의  '반짝반짝 빛나는' 읽어보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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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숲 ANGST
김인숙 지음 / 북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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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서 가장 크고 부유했던 산1번지 대저택, 그러나 지금은 '쓰레기 집'이라 불리는 그곳에서 할머니가 쓰레기 더미에 깔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언제 부셔져도 당연하게 여기던 곳이었지만, 그런데 그 집에서 살아 있는 사람이 발견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첫 장부터 독자의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하는 설정 덕분에 책장을 멈추기가 어려웠다. 


과거 '세상에 이런 일이'같은 프로그램을 즐겨 보며 종종 접했던 쓰레기 집의 풍경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김인숙 작가의 '자작나무 숲'속 할머니 역시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인물이다. 한때 동네에서 가장 부잣집으로 불리던 저택에는 상상 이상으로 많은 쓰레기가 쌓여 있다. 지금은 귀신의 집으로 불리가도 하니 말이다~ 책 제목과 표지의 자작나무 이미지에서부터 어딘가 감춰진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 느꼈지만, 그것에 쓰레기 더미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자작나무 숲에서 할머니가 쓰레기를 모으게 된 이유는 단순한 생활 습관이 아니다. 누구보다 깔끔했던 할머니는 자신보다 어린 남편에게 시집온 이후, 이 집안에서 벌어지는 기이하고 폭력적인 일들을 겪으며 서서히 저장 강박으로 내몰린 듯 하다. 시간이 흐르며 마음속 깊이 묻어두었던 과거의 상처와 말할 수 없는 죄책감이 쌓여가고, 쓰레기를 모으는 행위는 결국 스스로에게 내리는 처벌처럼 느껴진다. 할머니 역시 가해자가 아닌,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온 한 인간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부모를 잃은 손녀 모유리는 재개발로 인한 유산 상속 문제 때문에 할머니 곁에 머무는 듯 보인다. 처음에는 돈 때문이라는 의심이 들지만, 사랑하지 않는 할머니를 한 달에 한 번씩 찾아오는 모습에서는 또 다른 현실적인 이유와 복잡한 감정이 느껴졌다. 이야기 후반으로 갈수록 모유리에게서 풍기는 미스터리한 분위기 역시 이 소설의 긴장감을 더해주고 있다. 이 책의 핵샘은 결국 '용서'가 아닐까 싶다. 자신의 잘못이 아님에도 며느리로서 윗대의 만행을 떠안고 죄책감에 시달리며, 누군가에게는 쓸모없는 것들을 주워 집 안에 차곡차곡 쌓아두는 할머니의 모습은 그 상징처럼 보인다. 과거의 선택이 현재의 겨로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선택의 무게와 책임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잔잔하지만 묵직한 울림을 남기는 소설, 북다 출판사 김인숙 작가의 '자작나무 숲'

자작나무 숲 아래에 뭍힌 수많은 뼈들의 진실, 알면서도 쉬쉬했던 동네 사람들 ~ 이 미스터리는 시원하게 풀리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더 고요한 여운이 오래 남는 이야기로, 계절의 분위기와도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마음이 차분해지는 소설을 찾고 있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쯤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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