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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의 맛 - 시에 담긴 음식, 음식에 담긴 마음
소래섭 지음 / 프로네시스(웅진)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나는 요즘 백석과 로맹가리에 빠져 있다. 백석에 관한 몇 권의 책이 나와 있지만 그를 모두 알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로맹가리도 같이 읽고 있는데, 지금까지의 그의 모든 작품을 재독하고 있다. 최근 나온 『솔로몬 왕의 고뇌』도 대기 중이다.
거의 2년 만에 글의 쓰니 어설프기만 하다. 너무나 오래간만이라 알라딘에 글을 올리는 방법이 기억이 날지 망설여진다. 더구나 컴맹인데. 아무튼 다시 시작하는 심정으로 조금씩 책에 다가가고 나만의 생각을 그냥 자주 이야기 해 보려 한다.
2011년 바로 이때쯤, 새벽 4시를 마지막으로 알리딘에 들어와 보지를 못했다. 당시에 나름대로 새벽형 인간으로 전환하여, 알량하지만 읽고 쓰고 하는 비교적 충실한 생활을 하려 했다.
그러나 당시에 점심을 먹다가 받은 전화 한 통은, 나의 평온했고 고상했던 삶에 평지풍파를 일으켰다. 직장의 댓방이 어렵고 힘든 중책을 맡으라는 통보였다. 마침 위장이 이상이 있어 조직 검사 중이었는데, 진료 내역을 가지고 쫓아가서 거절을 했지만 허사였다. 공황장애 비슷한 것이 와서 몸을 지탱하기가 어려웠다. 호르몬 이상인가, 평소 하던 운동도 다리가 후들거려 움직이기가 버거웠다. 정신과에도 가보고 술로도 처방을 해 보았다. 악몽 같았다.
억지로 맡은 일은 물론 잘 안됐다. 1년 동안 허우적거리고, 지금은 생각하기도 싫지만 사고도 있어, 천 만 원 이라는 거금의 개인적 물질적 손해도 입었다. 마음의 상처도 컸고 나의 알리바이에 지울 수 없는 멍에를 지웠다. 그래서 올 해는 나와 세상에 대한 분노로 먹고 마시기로 한 해를 보내고 있었다. 당연한 결과지만 몸에 이상이 왔다. 6개 월 전부터 고혈압 약을 먹기 시작했고, 어제한 건강검증의 결과를 불안하게 기다리고 있다.
술을 마시지 않기 위해서 2011년 2월처럼 아침형 모드로 바꿨다. 불어난 몸무게 때문에 저녁을 먹지 않고 일찍 자고 새벽 2시에 기상한다.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처럼 좀 더 성숙하고 완숙한 자세로 마음의 평정을 찾고 책에 다가가려 한다. 잘 되려나 의구심이 생기지만, 노력하고 또 노력하려 한다. 오늘 신경 정신과에서 처방받아온 술 끊는 약을 책상에 놓아두고 나의 미약한 의지에 배수진을 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