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새마을운동 - 한 마을과 한 농촌운동가를 통해 본 민중들의 새마을운동 이야기
김영미 지음 / 푸른역사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인문ㆍ사회학 부류의 책은 많이 읽지 못했다.    누구는 인문ㆍ사회학 및 과학의 읽기가 진정한 독서의 시작이라고 했는데, 온전히 동의하기는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어리석은 생각인지 모르지만, 소설 등 여러 분야를 두루두루 접해야 창의성 및 두뇌의 유연성이 발달한다고 믿고 있다. 아무튼 ‘인문학 고전 강의’의 강유원 선생이 추천해서 ≪그들의 새마을 운동≫을 집어 들게 되었다.


  유년 시절에 새마을 운동하는 것을 보아왔고,  당시에 관변 단체의 홍보 영화를 많이 보아서 그런지 ≪그들의 새마을 운동≫은 쉽게 이해되었고 친근감마저 들었다. ‘박정희 정부의 새마을운동은 1971년 전국 33,267개 동리에 시멘트 300부대를 지원하면서 시작되었다.’    이렇게 시작된 새마을 운동은, 약간은 전시행정의 느낌이 들었지만 지붕개량을 하는 사업부터 시작되었다.  초가지붕을 걷어내고 기와로 얻는 마을 미화 작업이 경쟁적으로 각 마을에서 요원의 불길처럼 시작되었다.

 

  고등 국어 교재에도 나오는 이청준의 ≪눈길≫에서는 당시의 집 문제에 대해서 아주 실감나게 언급되고 있다.      지붕개량 문제로 노심초사하며 안달하는 노모와 책임을 미루면서도 마음의 부체로 괴로워하는 아들의 갈등이 리얼하게 묘사된다.      마을 간 경쟁 문제로 여력이 없는 집에는 막중한 스트레스를 받았음은 물론이다. 

 

  절미운동과 금주 문제도 중요 이슈가 되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상상을 하지 못 할 정도로 쌀이 중요시 취급되었기 때문이다. 당시에 아직 어렸지만 벼 품종인 ‘아끼바래’, ‘통일벼’니 하는 소리를 들은 기억이 난다.      “그들 마을 내에서 노름을 금지하고 금주 ‧ 금연운동을 벌였으며, 절미운동과 가마니 짜기 등을 독려했다.”(61p)

 
 
 ≪그들의 새마을 운동≫의 집필 의도가  마음에 다가왔다.
“그동안의 한국사 연구는 국가정책사 위조였다. 민중사라고 하더라도 엘리트 정치세력이 주인공이었으며 정작 민중들의 생활세계는 거의 연구되지 않았다.     정치 ‧ 경제를 제외한 신변잡기를 다룬다고 해서 그것을 생활사라고 할 수 있을까.”(8p)
“민중의 생활세계와 경험세계에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     그들의 낮은 목소리를 어디에서 들을 것인가? 그래서 저자는 신문을 뒤적이다가 연구실 문을 나섰다.     갑갑한 연구실에서만이 아니라 민중들의 생활공간을 탐방하고, 흩어진 기억의 파편들을 만나고, 곳곳의 역사적 경험의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루어졌다.”


 박정희가 우리나라를 가난으로 벗어나게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 생각된다.     물론 영구집권 획책의 일환이나,  경제 발전으로 그것을 덮고 나가려는 심사가 있었을지라도 박정희의 강한 리더십과 추진력은 우리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 본다.


 ≪그들의 새마을 운동≫은 박정희 시대 뿐 만아니라 경기도 이천의 아미리와 나래리에 포커스를 맞추어 일제시대 부터의 발전상을 모니터링 한다.    지금까지의 근현대사의 연구가 정책이나 추상적이고 관념적이었다면,  이 책에서는 직접 민중들을 만나고 인터뷰하여 생생한 그들의 소리를 들려준다.  
“왜정때는 작업반을 만들어서 가마니 짜기 등의 일읈 시켰어, 목표량을 채우지 못하면 지서에 끌려가서 고초를 겪었은데 제일 잔인했던 게 마을 사람끼리 서로 구타하게 한 거였어. 서로 마주보게 해놓고 상대방의 뺨을 때리게 하는데 아저씨, 조카여서 아주 고통스러웠어. 살짝 때리면 본인이 치도곤을 당하니까 어쩔 수가 없어.”(82p)


“경기도 이천의 아미리와 나래리의 신화적인 인물 ‘노구장’과 ‘강대철’은 일제의 식민지배에 대한 대응전략의 주도자로서 마을 주민들의 행위화 사고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두 인물의 사고방식과 생활 방편이 서로 다른데, 노구장은 일본에 우호적으로 대하며 동네를 위해서 일을 했고, 강대철은 항일적인 차원에서 당시의 관을 대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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