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여름 갑자기
차우모완 지음 / 엔블록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위에 궤양이 있어 일단 조직 검사를 해야 했다.     그런데 내가 검사 전에 먹은 아스피린으로 인하여 의사가 조직을 떼어내지 못하고 다음 달에 다시 한 번 내시경을 하자고 한다.     저 번에도 조직 검사 들어가서, 그 결과를 기다리는 일주일의 시간이 왜 그리 길고 기분 더럽던지 그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어제도 병원을 나서며 기분이 착잡했었다.     이는 다 빠져서, 인플란트 박을 때까지는, 영구처럼 보여 마음대로 웃지도 못하고 생활해야하고,  고혈압에, 사지육신이 성한 데가 없으니 요즘 추운 날씨만큼이나 씁쓸하고 우울했다.     아무튼 혹시 암이 아닌가 하고 인터넷을 샅샅이 뒤져보고 책도 찾아보았지만 오히려 아리송하기만 하였다.

  그 때 서점엣 바로 눈에 띤 것이 바로 ≪그 해 여름 갑자기≫ 이다.      이 책의 표지에 “말기 유방암 여성이 되찾은 사랑과 행복의 긴 여정 하지만 파랑새는 너무 가까이 있었다.”라고 써 있었다.       그리고 참고 자료에 내가 한 때 열독한 장두석의 ≪사람을 살리는 단식≫, ≪민족 생활의학≫ 등 단식에 대한 책과과 대체의학 서적이 제시 되어 있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모친께서 유방암으로 고생하실 때, 나와 집 사람이 거의 맡아서  모셨었다.  절박한 심정에 암에 관한 이 책 저 책을 읽어 보고, 여러 의사에게 물어 보기도 하고 하였었다.  그런데 별 소용이 없었다.  마지막에는 어머니께서 너무 강력히 주장하셔서 한 적한 단식원에 들어 가셨는데,  그 때 막판의 패착을 말리지 못한 것이 천추의 한이 되고 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집어들은 이 책을 보고 처음에 의아해 했다.  저자가 차우모완으로 중국 사람인데,  번역자가 없었다.  확인해 보니 우리나라 사람으로 컴 통신의 아이디를 쓰고 있었다. 

 본격적인 독서에 들어가서 보니, 작가가 추구하는 내용이 내 예상과 많이 빗나가고 있었다.  유방암 선고를 받고 항암제를 거부한 한 여성이, 배신한 남친을 버리고 아버지가 계신 시골로 낙향하여 한 남자를 만난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연예 소설에 가깝지만, 추리 소설 기법을 가미하고 있는 듯하다.  한 여성의 의문의 죽음이 이야기의 한 쪽을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그렇게 암과 대체 의학에 관한 참고 자료가 제시 되어 있는가.  그것은 이야기 중에 간간이 코멘트된 내용의 자료였다. 
다시 말하면 이 소설이 전적으로 수기 형식을 띤, 유방암에 걸린 한 여성의 극복기라든가, 아니면 그 병으로 좌절 속에 사는 여인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   런 의도로 이 책을 선택하면 백 번 실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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