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천무후
쑤퉁 지음, 김재영 옮김 / 비채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흔한 말로, 웃으면서도 눈물이 난다는 ≪형제≫, ≪허삼관매혈기≫의 작가, 중국의 가브리에 마르께스,  찰스 디킨스라 일컫는‘위화’와 함께 ‘쑤퉁’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다.    그의 번역되어 나온 책 중 ≪쌀≫, ≪나 제왕의 생애≫, ≪홍분≫, ≪처첩성군≫,  ≪마씨 집안 자녀 교육기≫ 등이 내가 읽어 본 작품이다. 




  ≪측천무후≫은 쑤퉁의 전작과 달리 과감한 생략과 건조한 문체로 쓴 작품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산샤의 동명 작품은 감각적이고 섬세한 문체로 사악한 여황제 무천측을 그린 반면에 쑤퉁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점이 개인적 판단이다.     툭툭 던지는 무미건조할 묘사로 마치 역사책을 읽는 다는 감이 든다면 나의 감수성의 문제인가.     아무튼 역사적 캐릭터를 강조하기 위해서 지나친 과장법이나  섬세함은 그리 많지 않았다는 점이 나의 독후감(讀後感)이다.




 쑤퉁이 장중한 문체로 그려낸 측천무후는 주된 인물을 각 단원의 인물로 다루고 있다.     그러면서도 일개 후궁에서 천하를 다스리는 여황재가 되는 과정을 통시적으로도 다루고 있다.    즉 재인무조,  태자 홍, 소의 무조, 태자 헌, 천후 무조, 예종, 여황, 여황의 최후, 등이 목차에 해당된다.







   열네 살 일개(一介) 궁녀 미랑에서 천하를 호령하는 무소불위 여황제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쑤퉁에 의해서 다시 한 번 세상에 주목받게 되었다.     산샤의 작품을 읽은 지 오래되어서 그런지,  무측천은 독한 별종이라는 선입관을 가진 것이 사실이다. 자기의 정적을 뱀이 우굴 대는 구덩이에 넣어서 죽인다든가,  아니면 상대에 대한 증오심이 폭발하여 눈을 빼놓는 그런 극악무도한 짓을 하는 인물로 산샤의 책을 통해 각인되어 졌다. 




   그런데 긍정적 평가도 많은가 보다.    한 문학평론가는“정해진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의지를 가진 인물이다.”라 평했으며, 또한 무천측은 중앙집권 체재 강화를 통해서 영토를 넓힌 인물로 좋게 말하는 사람도 있다.




   어떻든 황제의 자리는 늘 불안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황제의 주변 인물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는 자식도 호시 탐탐 자신의 권력의 자리를 노리는 경쟁자요, 영원히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무측천은 몇 명의 본인 자식들을 가차 없이 귀양 보내고 처형하지 않았는가.   그렇게 용의주도하고 교활하게 온갖 나쁜 짓을 다했는데도,  그것을 자신의 왕권을 지키는 의지로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본다니 역사에 무지한 나로서는 수긍이 안 간다.     그리고 강력한 리더십으로 중앙집권 체제를 강화하고, 그 강대함을 내세워 영토를 넓혔기 때문에 그렇게 추앙받는 존재로 부각된다니 역시 승자독식의 역사란 말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