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ㅣ 톨스토이의 마지막 3부작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상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 전 톨스토이 서거 100주년이 된다는 기사가 언론에 소개 되었다.
젊은 시절 부유한 가정환경 등으로 도박에 탐닉하며 방탕한 생활을 보낸 톨스토이지만 그의 말년은 청빈한 삶 그 자체였다고 평가하는 글을 보았다. 청빈한 그의 삶은 서거 직전 딸에게 남긴 유서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톨스토이는 유서에서 딸에게 그의 저서에 관한 모든 출판권을 넘기 돼 저작권료는 받지 말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저작권을 사회에 환원한 그의 이 결정은 그녀의 부인 소피야와 수제자 블라디미르 사이에서 갈등을 빚었다. 순간적으로 생각나는 몇 가지, 아마도 내 기억으로는 소피야는 아주 악처였다는 말이 있던데, 사실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너무나 유명한 그의≪전쟁과 평화≫ 같은 대작은 분량에 질려 몇 번 읽기를 시도하다 포기한 쓸쓸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
아무튼 그가 방황 끝에, 말년에 지은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는 그의 지혜와 혜안이 녹아들어 있다. 무순 경구를 이어놓은 책이라든가, 아니면 어떻게 살아라하고 충고 등을 하는 책은 딱 질색인데, 이 책은 그렇지 않았다. 순탄하지 않았던 오랜 그의 경험과 대작을 창작하면서 얻은 통찰력 있는 글들이 다수 있었다.
* 사람은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다.
가장 중요한 일은
나와 인연 맺은 모든 이들을
사랑하는 일이다.
몸이 불편한 이
영혼이 가난한 이
부유하고 비뚤어진 이
버림받은 이
오만한 이까지도
모두 사랑하라.
*지금 이 순간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때는
현재이며,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며,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다.
*가진 것이 적은 사람
소박하게 식사하는 사람을
우리 모두는 본받아야 한다.
육체의 즐거움을 추구하고
육체만 보살피며 살아간다면
결국 진정한 기쁨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걸을 수 있는데도 걷지 않는다면
다리가 약해진다.
부와 사치에만 익숙해지면
소박한 삶을 잊게 되고
내면적인 즐거움과 평화.
자유를 잃어버리고 만다.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우리 모두 언젠가 죽게 된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삶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리라.
30분 후에 죽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는다.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는 인간의 삶을 보면
아침에 일어나서 저녘에 잠자리에 드는 하루의 일과와 같다.
생각은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우리를 가장 자유롭게 하는 것은 죽음이다.
죽어가는 사람의 행동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그러니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죽은 것은 더욱 중요하다.
*고통과 실패에서 배우다
인간에게는 고통과 병이 필요하다.
인간은 고통을 이해하면서
육체가 일시적인 존재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고통과 실패가 없다면 기쁨, 행복, 성공을
무엇과 비교하겠는가.
*크게 바랄수록 크게 속박당한다
만족시켜야 하는 것이 많을수록
더 큰 속박을 당하게 된다.
크게 바랄수록 자유가 적어지기 때문이다.
*행복의 조건
행복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노동이다.
그 첫째는 자신이 좋아하는 자유로운 일이고
둘째는 깊은 단잠을 선사하는 육체노동이다.
육체 노동은 우리를 고귀하게 한다.
게으른 사람은 존중받지 못한다.
* 입을 다물고 생각하라
장정된 총을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말을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은
자주 잊어버린다.
말은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심지어는 죽음보다 더 큰 해악을 입힐 수도 있다.
*말과 침묵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배운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언제 어떻게 침묵해야 하는지 아는 것이다.
험당은 세 방향으로 해악을 미친다.
험담의 대싱이 되는 사람.
험담을 함께 듣는 사람.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험담하는 사람 자신이다.
*최고의 행동
사람을 괴롭히는 다섯 가지 큰 죄악이 있다.
과식, 나태, 정욕, 분노 혹은 증오.
그리고 마지막이 오만이다.
* 육체노동
두 손으로 노동할 때
우리는 세상을 공부하게 된다.
채소밭은 가꾸면서 나는 생각한다.
‘왜 진작 이렇게 하지 않아
지금 같은 행복을 누리지 못했을까?‘
재소밭은 만드는 데도
건강과 지식이 필요하다.
*습관의 주인이 되라
배고픈 때만 소박한 음식을 먹는다면
병에 걸릴 일도 적고
과식이라는 죄를 저지를 위험도 줄어든다.
음식, 음료수, 그리고 노동의 양을
영혼에 적합하게 조정하라.
적합한 수준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최고의 주치의를 둔 셈이다.
자기 습관의 주인이 되라.
습관이 우리의 주인이 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