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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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가장 부러워하는 인물이 있다면 무라카미 하루키이다.  콜라 먹어가면서 (그의 말을 빌리자면) 그냥 쓱 써내려 가면 책이 되고, 그것을 출판하면 세계 각지에서 베스트셀러가 되니, 이런 복이 어디 있단 말인가.  하루키는 다른 작가처럼, 영감을 떠올리기 위하여 술을 퍼마신다거나, 머리를 벽에 찧어가며 고민하지도 않고,  밤낮을 바꾸어 암중모색하며 글을 쓰는 작가가 아니다. 직장에 출근하듯이, 아침 먹고 책상에 앉으면 그냥 작업이 되니 타고난 천재 글쟁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또한 그는 세계적 작가답게 미국에도 집이 있고, 집필하는 장소도 글로벌하다. 이탈리아를 비롯하여 그리스 등 동유럽을 가리지 않는다. 이 책에도 하와이에서 마라톤 연습하는 장면이 나오니, 운동도 세계 각지에서 한다고 보면 된다.  아침에는 집중해서 글 쓰고 오후에는 운동하며 건강관리를 한다고 한다. 그는 초기에 술집 바를 운영하고 글만 쓰다 보니 몸이 불어 33세에 마라톤을 시작했다고 한다.  비교적 운동 일지를 착실히 기록하여 그것을 근거로 이 책을 내게 된 것이다.


“근육은 붙기 어렵고 빠지기는 쉽다. 군살은  붙기 쉽고 빠지기는 어렵다”도교 체육관에 걸려있는 모토라고 한다. 며칠 운동하지 않으면 바로 살이 붙는 체질인 저자는 체육관의 표어가 사실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일주일에 60킬로를 달린다. 그러니까 일주일에 6일 하루에 10킬로를 달린다는 것이다. 요즈음 운동 경향이 자전거 타기로 많이 바뀌었지만,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하루에 10킬로를 뛴다는 주변 사람들이 이야기를 드물지 않게 들었었다.


  나는 최근 몇 년 동안 매일 아침 체육관에서 5킬로 정도를 뛴다. 비록 기계위에서지만 그것도 상당히 벅차다.  물론 기계위에서 뛰는 것이 평면에서의 운동이라 에너지 소모가 덜할 것이다.  지금도 하루키가 뛰고 있다면 그이 나이가 60세 정도일 것이니 가히 노익장을 과시한다고 할 수 있다.  그보다 많이 젊은 내가 운동에서도 그를 못 따라가니 그가 존경스럽다.  그런 오기와 끈기가 있으니 세계적인 작가가 되지 않았을까.

  그는 마라톤 이야기 사이에 소설가의 자질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정리했다.  우선 재능이 우선이고,  집중력과 지속력일 꼽고 있다.  맞는 말이다.  예능은 자신의 능력을 아무리 노력해도 후천적으로는 30% 정도 밖에 바꿀 수 없다는 말을 어디서 본 것 같다.  일단은 재능이 있고,  그 다음이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그런대 선천적 능력을 미리 알지 못하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범할 수밖에 없다는 데 딜레마가 있다.


  다이어트가 필요해서든, 아니면 취미생활을 하다가 중독이 되어 뛰든, 달리기가 우리에게 활력을 주는 것만은 사실이다.  그런데 그것이 어렵기 때문에 더욱 가치가 있지 않나 쉽다.  세상 이치가 고통이 따르지 않으면 성취의 기쁨도 반하기 마련이다.  인내하며 달리다 보면 목적을 이루게 되어있고, 달리기가 끝나고 샤워를 하고나서 맥주 한 캔하고 나면 소주 열병을 먹은 정도로 기분이 업 될 것이다.  뛰다가 힘들고 고통스러우면  ‘하루키도 달리잖아,  하루키도 고통스러우면 차가운 맥주를 그리며 달린다고 하잖아’라는 생각을 하면서 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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