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문장은 나를 위해 존재한다
김진규 지음 / 마음산책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의 독서 이력을 쓴 ‘책에 관한 책’이다. 물론 이런 독서를 통해 자신을 내면화하고 거기에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발휘하여 <달을 먹다>로 문학동네 소설상을 수상했다. 

 


부러운 것은 저자 자신이 읽은 책 내용을 적재적소에 잘 인용한다는 것이다.  완전한 책읽기가 아니면 불가능할 일이다. 아무튼 작가 김진규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무던히도 읽어왔고, 읽은 문장을 자신을 존재하는 문장으로 만들었다.

 


  처음에는 독특한 문장과 표현으로 당황할 수도 있지만, 세밀히 읽어보면 재치 있고 기발한 글맛을 느낄 수 있다. 덤으로 그녀가 읽은 소중한 책 목록도 따로 정리해서 꼭 한 번 읽어 보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한다.  

 

 

"그러다 보니 날로 느는 것이 시비였다. 책에 대한, 그리고 글쟁이들에 대한. 책을 읽을 적마다 저자의 의견에 말대꾸를 했고, 사사건건 트집을 잡았다. 그리고 그것을 독후감이라는 핑계로 거침없이 뱉어냈다. 일종의 방향 전환이었다. 주눅 든 독자로서 지내지 않겠다는. 시실은 열등감과 콤플렉스에서 비롯된 자격지심이었지만. 오르지 못할 나무에 대한 시기심 같은 거 말이다." (28p)

김진규가 자격지심에서 책에 시비를 걸고 사사건건 트집을 잡았다고 한다.  이것은 또 다른 면에서 책읽기에 대한 정석을 표현한 것이다.  독서 하면서 계속 등장인물과 대화를 나누고 작가의 견해에 딴지를  걸어봐야 발전할 수 있다. 선택된 책은 계속 의문의 시선을 번득이며 감시의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야 올바로 읽었다고 할 수 있다. 

“남 흉내 내다 골병드는 일만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나름의 경계 의식 때문이었다. 그러다 보니 날로 느는 것이 시비였다.   책에 대한, 그리고 글쟁이들에 대한, 책을 읽을 적마다 저자의 의견에 말대꾸를 했고, 사사건건 트집을 잡았다. 그리고 그것을 독후감이라는 핑계로 거침없이 뱉어냈다. 일종의 방향 전환이었다.”(28p)

 

 


책에 소개된 시가 저자의 시인 줄 알았다.   아무 출처가 없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책장 안쪽 옆구리에 각주가 붙어있지 않은가.  그래서  잠시나마 의아한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데,  이것도 창의적이라 할 수 있고 장점이 아니겠는가.   사소한 것 같지만,  평범하지 않아서 좋았고, 상투적이지 않아서 참신했다.

 

 

저자에게는 나름대로 정해진 독서 방법이 있다.  나에게는  ‘읽어 내기’가 부족한 것이 아닌 가 자책해 본다. ‘보약을 먹듯이 정성을 들여서’라는 말이 압권이다. 
“먼저, ‘읽어 ’치우기‘와 읽어 ’버리기‘.
길이가 길면 긴 대로, 짧으면 짧은 대로 서둘러서 읽는다. 다만 끝을 보려는 것이다. 그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그렇게 읽은 책은 ‘읽기만 한 책’으로 허무함이 ‘막대하게’ 남겨진다.

다음이 읽어 ‘두기’ 언젠가는 써먹고 아는 체하기 위한, 일종의 저축 개념의 책 일기, 허영심에 혹은 보상을 바라고 읽는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읽어 ‘내기’.
과정이다. 해내는 과정. 착실하게 공을 들이고, 시간도 아끼지 않고 투자한다. 보약을 먹듯이 정성을 들여서.“(58p)


"모른다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하지만 배우고 싶어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나쁜 것이다. 아주 나쁜 것이다. 지식이 있는 자에게 세상은 열려 있다. 만약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라면 이것 하나만은 명심해야 한다. 적어도 근면해야 한다는 사실.(132p)    쉘 요한슨. <이야기꾼>

“수많은 책들을 읽었다. 원하던 것을 얻기도 했고, 길을 읽기도 했으며, 원수를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그만큼이나 뻔질나게 한눈도 팔았다. 하지만 ‘한눈을 버리다’가 아니라 ‘한눈을 팔다’ 아니겠는가. 팔았으니 벌어온 것이 당연히 있는 법, 그렇게 벌어온 것으로 나는 하루하루 큰다.  (20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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