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궁의 묘성 1
아사다 지로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샨사의 <측천무후>를 흥미 있게 읽어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비록 샨사의 작품은 당나라를 배경으로 했고, 이 책은 청나라 말기를 그렸기 때문에 시대적으로는 차이가 크다. 그런데 이 샨사의 작품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측천무후의 기상천외한 행태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여, 다시 한 번 중국의 역사물을 집어 들게 되었다.  비록 이 책은 서태후를 배경으로 했고, 다른 두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말이다.  나의 생각엔 측천무후와 서태후도 용호상박이라 할 정도로 만만찮은 인물로 보기 때문이다.  누구의 것인가 기억나지 않지만, <서태후>라는 소설을 읽은 적이 있다. 혹시 <대지>를 쓴 펄벅 여사가 아닌가?

 

 


또 한 가지 결정적인 이유는, 근래에 나온 저자의 <중원의 무지개>에 있다. 이 책은 모두 4권으로 되어 있는데, 바로 이 <창궁의 묘성> 후편이라고 한다.  그래서 <중원의 무지개>를 먼저 구했음에도 눈물을  머금고, 예전에 읽다가 무슨 일로 그만둔 <창궁의 묘성> 1권을 다시 보게 되었다. 참고로 <창궁의 묘성>은 ‘넓은 하늘의 토끼 별자리’(알라딘 책 해설 인용)라고 한다.

 


 <철도원>과 <장미도둑>의 작가 아사다 지로의 작품은 많이도 읽었다.  그의 작품은 따뜻하고 인간적이다.  아무리 무시무시한 깡패 및 야쿠자를 등장인물로 했어도 가슴이 뭉클한 인간애를 선사한다. (저자의 <프리즌 호텔> 4권) 본인이 실패한 야쿠자라 그런지, 그의 모든 작품은 끝까지 냉혹하지 않으며, 철저히 잔인하지 않다. 이런 아사다 지로의 작품의 특성은, 그의 기울은 가세로 별 볼일 없는, 화려하지 않는 학력일 수밖에 없는 배경도 한몫했으리라. 또한 그래서 인생 밑바닥부터 살아야만 했던 거친 그의 인생사가 일조했으리라 믿는다.

 


이 책 1권에서는 둘도 없이 친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대립할 수밖에 없는 두 주인공이 궁궐에서 만나기까지의 스펙 쌓기가 주로 나온다.  ‘춘운’은 환관으로 환골탈태하기 위해서 끔직한 경험을 하고, ‘문수’는 약간은 허리우두 액션 같은 과거 시험 보는 과정이 나온다.

 

 

 오래전에 <환관>이라는 책을 본적도 있지만, 마소를 잡듯이, 오로지 인간의 인내에 의지하여 이루어지는 거세하는 장면은, 이 책을 읽는 자체만으로 소름이 끼친다.  하물며 그 당시 환관의 수요가 얼마나 많았는지, 지금의 성형외과 등으로  성격에 따라 과가 나뉘듯이, 환관 만들기 전문가와 공장이 있었다. 참으로 몸서리치는 인간사의 슬픈 역사이다. 하기야  환관이 되려는 어린 소년들은 거의 모두가 ‘춘운’처럼 먹고 살기 위한 방편의 선택이었다. 그와 더불어 내세울 것 없는 무지렁이 집안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는 상황에서, 그리해서라도 계층 상승 및 권력을 찾으려는 욕망에서였다.

 

 

우리의 조선시대에도 과거 시험에 커닝이 있었다는 말은 들었지만, 우리의 주인공 ‘문수’의 과거 시험기도 이런 것들로 흥미롭다.  ‘문수’가 과거를 치루는 모든 일정의 스케치는 나에게는 압권이었다.  웃기면서도 차라리 서글픈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문수’가 합격권에 들어가는 과정은 ‘쿵후 허슬’만큼 긴장되면서도 골계적이다.  춘운과 문수의 앞날이 어떻게 전게될까 2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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