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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 - 한국경제 대전망
심영철.선대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내 집을 돌려도’ 라고 절망하며 외칠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그대로 따라 한 사람은 이렇게 절규할 것이다. 내가 읽은 책이 2008년도 11월 판이니, 그때 금융 외기로 한참 헤매고 있을 때이다. 하루에도 주식이 100포인트씩 급락하고, 국민 펀드라 지칭할 정도로 관심을 가졌던 금융 자산이 죽을 쑤고 있을 시기이다. 그 당시 이 책을 읽은 사람은, 시대기적인 분위기로 더 이 책의 내용에 설득을 당하고, 저자의 주장에 신뢰감을 보냈을 것이다. 그리고 잽싸게 집을 팔은 사람도 있지 않았을까.
잔치는 끝났다. 거품의 시대는 가고 붕괴의 시대가 온다. 나라 전체가 아파트 거품에 취해 살던 시대가 이제 저물고 있다. 빚잔치를 해야 하는 일만 남았다. 한국 경제에 엄동설한이 엄습하고 있는 것이다. (5p)
최영미 시인의 시집 제목과 같이 서른 살이 아니라 부동산 잔치는 끝났다고 단언한다. 지금 시점에서, 2009년을 되돌아보면 이 주장이 수긍이 가는가. 오히려 수도권의 집값이 전 년 대비 30%를 급등했다고 하니, 이것은 어떻게 설명되어야 하는가?
‘엄동설한이 엄습’하는 것이 아니라 동빙한설의 시대는 거하고 화풍난양의 시대가 왔으니, 그 때 섣불리 부동산을 팔아치운 사람은 땅은 치고 한숨을 쉬었을 것이다. 쟁점을 선명하기 위해서 이렇게 단정적으로 말한 것인지, 아니면 모든 책이 부동산 사라고 하니, 그 반대의 논리를 펴 책 팔아먹으려는 술책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김광수 경제 연구소와 관계있는 사람들로 아는데, 이 연구소의 이미지로 보았을 때 그렇게 막나가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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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전에도 이런 주장을 하였는가 보다. 마침내 세계 금융 위기가 오니, 봐라 이넘들아 내 말이 꼭 맞아 떨어졌지, 그렇지 하고, 자기의 선경지명을 알리려 했는지, 이런 말도 덧붙인다. “필자는 3년 전 공저했던 <대한민국은 부동산공화국이다?> 라는 책에서 이미 경고한 적이 있다. '부동산 불패 신화‘가 붕괴된다. 따라서 이제는 부동산을 떠나야 한다. 하루라도 빨리 떠나야 한다. "(17p)
그러면서 이번에는 단기적인 조정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번 집값 거품 붕괴는 단시일 안에 끝나지 않을 것이다. 많은 엉터리 전문가들이 ‘외환위기 학습 효과’운운하며 집값이 떨어져도 단시일 안에 반등할 것처럼 떠들어댄다. 과연 그럴까?”(16p) 그렇다. 라고 말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여러 가지 부수적인 원인이 있었지만 이 책의 필자의 말이 틀린 것만은 분명하지 않은가?
“부동산이 ‘승자독식’의 시대를 만들었다. 사실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 시장 시절부터 서울 집값 올리기에 혁혁한 공(?)을 세운 사람이다.”(11p) “대통령 뉴타운 대통령, 현 정부는 지금의 부동산 경기 침체가 전적으로 노무현 정부 때 도입한 각종 규체책 때문이라고 보는 것 같다.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위해 집값을 올린 정치인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들은 자신들과 부동산 기득권 세력을 위해 경제를 파탄 냈고 서민들의 주름살을 늘렸다.”(14p)
왜 필자는 이명박 정권이라는 사실을 간과했을까. 초기 정부의 주요 핵심 브레인들이 부동산으로 부자 되고, 투기 안한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강부자 정권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위장전입을 비롯하여 각종 실정법을 어기면서도 부동산에 애착을 보여 온 사람들 아닌가.
나는 경제와 특히 부동산에 문외한이지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우리나라에서 수도권 부동산은 약간의 조정이 있을지 모르지만 절대로 많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대통령은 자기 임기 내에 나라를 말아 먹어도, 부동산 버블인지 거품인지를 걷어 내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대통령 주요 관심과가 무슨 과인가. 수십조 단위의 돈을 쓸어 넣고 부양책을 쓸 것이다. 건설 부양책은 김대중도 쓰고 누구나 손쉬운 경제 띄우기 정책 아닌가. 부동산 값은 올랐지만 오로지 노무현 정권만 부양책을 쓰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부동산 거품 붕괴의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는데도 눈을 질끈 감고 ‘이명박 천하장사’의 괴력을 믿는 것이다. 현 정부가 자신들의 집값을 반드시 다시 올려줄 것이라는 믿음 말이다.”(18p) 우리는 믿고 있다. 그리고 올려주었다. 그대만 믿지 않고, 계속 팔라고 한다. 이명박 임기에는 은행돈을 풀던 외채를 쓰든 결코 부동산 값 떨어트리지 않는다.
좀 더 구체적인 논의를 살펴보자.
1. 대한민국 집값 폭등의 진실
“우선 투기로 집값 상승, 그리고 건설업계와 중앙 정부의 유착, 건설업계의 담합 및 투기에 편승한 분양가 조작, 건설업계의 분양광고를 매개로 한 언론 매체의 선동적 왜곡 보도, 부녀회나 반상회 등 주민 등의 집 값 단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31p)
매우 올바른 지적으로 본다. 특히 건설 광고의 주요 대상이었던 보수 신문 3사의 힘이 크다. 노무현 시절 그 신문들은 무소불위의 힘을 가졌었다. 노무현과는 꼭 반대로 만 갔다. 그 당시 정부 각료가 집이라도 사면, 이 자식들 봐라. 국민한테는 투기 하지 말라고 하면서 지들은 집을 샀다. 좌파도 집을 사냐. 이름도 이백만이다.(모 수석이 이름이 이백만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결국 서울을 까려던 노무현은 실패했다. 결국 그 보수 신문 3사의 승리였다. 그들의 사주는 서울에 부동산이 많다고 하는데, 결국 그들은 승리했다. 비열하지만 잘 싸웠고, 서슴없이 왜곡했다.
2. 경제를 살리려면 지금이라도 거품을 빼야 한다.
“일부에서는 집값 거품이 붕괴되지 않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부양책을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로 건설업체들과 이들을 대변하는 학계 인맥들, 재벌계 경제연구소, 상당수 부동산 정보업체들이 그렇다. 그들은 집값이 폭등할 때는 시장 원리에 따른 것이니 정부가 억제책을 쓰지 말라고 주장했던 사람들이다.”(97p)
보수 신문과 강부자 정권, 그리고 극우 세력은 환상적인 결합을 하고 있는데 그럴리가 없다. 절대로 나라를 망하게 했으면 했지 부동산 불패의 신화는 영원할 것이다.
“1초라도 빨리 손절매하라.”(164p)
“그렇다면 지금 서민들이 내 집 마련에 안달한 필요가 없다. 거품이 가뜩 낀 집을 역사적 고점에 가까운 지금 사는 것은 미련하다 할만하다.”(168p)
“시간은 많다, 충분히 바닥을 확인한 다음에 사라 (180p)” 헐 헐 헐 ․ ․ ․
“세계 부동산 트렌드를 일고 대비하라.”(193p) 아니다. 우리나라는 특수하다.
왜 필자는 이명박 정부가 강력한 부양책 쓸 것이라는 사실을 예상하지 못 했을까. 그들은 경제 전문가 아닌가. 어느 인터넷 신문에 김광수 소장과의 인터뷰가 실렸었다. 인터뷰 당시, 집값이 급락하니 빨리 팔아야 한다고, 책 내고 각종 언론에 떠들었는데 결과는 정반대였을 때이다. 기자가 물었다. 당신 말만 믿고 집 팔고 부동산 팔아서 수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손실을 입어 고통을 당했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의 취지였다. 상당히 경제적 식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김 소장의 말이 걸작이었다.
분명히 부동산 가격이 떨어 져야 정상이다. 그런데 이 정권이 떨어지려면 부양책을 써서 하락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한심하다. 그러면 그런 전제를 예상해서 더 크게 부각시켜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