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저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0-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0
프레데릭 포사이드 지음, 이창식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이 작품은 한국 추리소설의 거목 김성종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작가의 작품이라고 한다. 그로 하여금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게 해주었고, 창작 세계도 넓혀 주었다고 한다. 정말인가.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이 작가의 <자칼의 날>도 데뷔작으로 그를 장르 소설의 반석에 올려놓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어벤저를 사전에서 찾아보니,‘뇌격기’ 즉 함정을 침몰시키는 어뢰라는 뜻이었다. 이 소설에서는 주인공인 캘빈 덱스터의 암호명으로 쓰인다.  대개가 작품 전체의 내용을 짐작하게 하는 책 제목이 어벤저라는 암호명으로 쓰인 것이다. 이런 군사 용어를 책의 제목으로 할 정도로 이 작가는 자료 조사를 충분히 한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의 구찌 땅굴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굴에서 공격할 때의 요령 등은 군사 전문가를 방불케 한다. 아마도 그가 해외에서 기자 생활을 한 경험이 도움이 되었을 수도 있다.

이 작품은 내용 전개가 빠르고 문체 또한 별 수식어 없이 쭉쭉 뻗어 나간다. 구성 또한 치밀하고 뒤따르는 작은 이야기의 얼개가 뛰어나 작품 속으로 독자를 빠져들게 하는 흡인력이 있다.

 한 인물이 등장하면 그의 배경이 시원스럽게 소개 된다. 또한 그 인물에 대한 묘사가 여러 장치를 통하여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캐릭터가 확실히 설정된다. 이 소설 시작 부분에 캘빈 덱스터가 힘들게 조깅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것은 끝 부분에서, 그의 활약에 신뢰감을 심어 준다. 그가 광산을 떠돌아다니다가 어떻게 결혼하고, 변호사가 되어, 어떤 아픔을 겪게 되고, 나중에 추적자가 되었는가 하는 과정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리키 콜렌스로의 실종으로 시작된 덱스터의 추적도 흥미롭지만, 리키의 맘과 외조부의 이력의 소개도 작은 이야기로서 독자에게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구성이 소설에 단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450p되는 이 책을 한 자리에서 읽어 치우는 사람을 드물지 않을까. 그래서 시간이 지난 다음에 읽으려면 혼동될 수 도 있다. 이야기의 가지가 여러 갈래로 뻗다 보니 앞부분을 뒤적거려야 흐름을 파악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소설에서는 줄기차게 큰 줄기의 이야기는 속도를 내어 앞으로 거침없이 나가고, 부수적인 내용은 보조하는데 머물러야 한다고 본다.

또한 정확한 자료를 들이대는 것은 작품의 개연성을 높이고 인과 관계를 탄탄하게 하는 데 중요하기는 하다. 그런데 어차피 소설은 픽션인데, 또 군사 전문가들만 읽는 책도 아니므로, 무기의 재원을 너무 자세히 묘사하는  방법을 피했어야 한다. 그러면 여러 가지 이점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내용 전개의 맥이 분산되어 힘을 잃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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