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하게 사는 법, 죽는 법 - 엔도 슈사쿠의 인생론, 향기 가득한 교양산문의 빛나는 경지
엔도 슈사쿠 지음, 한유희 옮김 / 시아출판사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사람이 평생을 살아가면서, 별다른 불행 없이 행복하게만 산다면 더 바랄게 없을 것이다. 그런데 행복한 인생은 우리의 희망과 의지만으로는 어찌 할 수가 없다. 때로는 궂은 날도 있고, 아니 많고, 간혹 기쁜 날도 있으리라.

 김종삼 시인의 ‘어부’라는 시가 있다.

바닷가에 매어둔
작은 고깃배
날마다 출렁거린다
풍랑에 뒤집힐 때도 있다
화사한 날을 기다리고 있다.
머얼리 노를 저어 나가서
헤밍웨이의 바다와 노인이 되어서
중얼거리려고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고
사노라면
많은 기쁨이 있다고

삶의 고뇌를 출렁이는 ‘작은 고깃배’로 나타냈다. 숙명적인 인간의 삶을 인위적으로 어찌 할 수 없지만 ‘화사한 날’의 기대감 속에서 살아가자는 것이다. 즉 ‘헤밍웨이의 바다와 노인’처럼 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살다보면 좋은 날이 올 것이니 우리 스스로 위안을 삼자는 말이다.

 


  그래도 책을 통해서라도 나의 운명을 개척해 보려는 뜻에서 이 책을 읽었다. ‘유쾌하게 사는 법’은 알겠데,  어찌 ‘유쾌하게 죽는 법’이 있겠는가. 의아해 했다. 우리 내 인생의 생로병사 중 어느 하나 만만한 것이 없는데 말이다. 천상병도 아니고, 고은 시인처럼 ‘문의 마을’에 간 것도 아닌데. 어떻게 죽음을 달갑게 수용할 수 있을까?
 

다음은 이 책의 공감되는 내용의 요약이다.


 인생에서 쓸모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 인간의 마음에는 아주 사소한 것조차 절대화화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막상 내 몸에 병이 나면 아무리 상대적으로 생각하려 해도 그 고통은 결국 절대적인 것이 되고 마는 것이다. 이렇듯 우리의 삶에는 어떠한 이론이나 설법(說法)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비논리적인 부분이 있다.”(13쪽)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터득한 방법.
첫째 : 병이 들거나 불행이 닥쳤을 때 그것을 역이용해서 뭔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내는 것.
둘째: 그 불행한 상황을 재치 있게 넘길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다. 

 나는 병으로 인생을 삼분의 일을 보냈지만, 오히려 병으로 인해 물질적, 정신적으로 많은 것을 얻었다. (14 쪽)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이용할 가치가 있으며, 인생에서 헛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불행에서 행복의 가능성을 보다.

부정적인 사건 안에 긍정적인 요인이 있고 그와 동시에 긍정적인 사건 안에도 부정적인 요인이 있다는 사실은, 불교에서 ‘선악불이(善惡不二)’라는 말로 항상 강조하고 있는 진리이다.

 인간관계에도 이 원리는 똑같이 적용된다. 상대방의 좋은 부분을 보려고 노력하게 되면 원만한 대인관계는 물론 그 사람에게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고통에서 건져 올린 깨달음
  

고통은 나의 힘
‘유사의 법칙’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이나 결점을 거부하거나 부정하지 않고 반대로 그것을 역이용하는 방식.

어떻게 죽을 것인가

“죽을 때가 되면 죽어야 한다.”
“편안히 죽으리라 생각하니 이 내 마음 또한 그렇노라고 대답하네.”
“세월을 거스르지 않고 나이를 먹는다면 마땅히 슬퍼할 일도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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