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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vol.1 - 모든 꿈이 조각난 여자
야마다 무네키 지음, 지문환 옮김 / 엠블라(북스토리)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어찌 보면 가볍고 달착지근 하기만한(완전히 개인적인 견해) 일본 소설을 읽지 말자고 다짐해 보았지만, 오늘도 딸이 사온 이 책을 집어 들고 말았다. 조금 만 조금 만 하다가 오전 내내 이 소설을 읽게 되었다. 한 편으로는 불안하고 혐오스런 마음을 가지고. 그러나 재미있었다. 간혹 건너뛰기도 했지만, 마치 이어달리기를 하듯이 꼬여만 가는 마츠코의 슬픈 인생사에 빠져들고 말았다.
처음 이 책을 봤을 때, 제목 자체가 특이 했다. 얼마나 더러운 삶을 살았으면 좀 더 완화된 표현인 ‘기구한 마츠코의 일생’도 아니고 혐오스럽기 까지 했을까. ‘혐오스럽다’는 말은 마츠코가 자발적으로 막장 인생을 살아서, 마치 사람들이 ‘혐오시설’피하듯 저주하는 인생을 뜻하는가? 아니면 마츠코가 선량한 삶을 살아 보려고 노력했는데, 주위 환경이 따라주지를 않았는가?
전자와 후자가 반반이라고 본다. 즉 마츠코 주변 사람들의 모함과 몰이해가 빗어내 결과이다. 가족 구성원이 그녀의 한 번 잘못을 용서하고 포용했다면 문제는 달라졌을지 모른다. 마츠코 가족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오노대라가 내뱉은 말을 생각해보면 미움만이 되살아났다. 역시 나는 이상한 것일까? 자기중심적? 충동적? 지극히 좁은 대인관계? 정말로 그 말이 맞는 것일까? 나는 모자란 인간일까? 배려가 없는 인간일까? 인간으로서 자격이 없는 것일까? 그럴지도 모르겠다.”(2권 92쪽) 의 마츠코의 독백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녀는 보편적인 성격의 소유자는 아니다. 또한 우유부단하여, 적극적으로 자기의 삶을 개척하려는 노력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의 여러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인생을 너무 쉽게 살려고 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이 든다.
마츠코의 인생에 있어 비극과 불행이 너무 자주 반복되다 보니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녀를 동정할 틈이 없었다. 오히려 다음에는 그녀의 삶이 어떻게 꼬일까. 아니면 여기서 불행 끝, 행복 시작인가 생각하다 다 읽어 버리고 말았다.
이 책을 잡으면 단순에 읽게 되는 서사성이 뛰어난 작품이다. 이야기의 흐름이 거침없다. 짧은 단문으로 속도감이 있다. 수학여행 답사로부터 시작된 꼬리를 문 연속 불행속의‘빗나간 마츠코의 일생’
그러면 마츠코의 불행한 삶에 마침표를 짝은 자는 누구인가? 누가, 내장이 파열될 정도로 폭력을 써서 마츠코의 삶을 끝장낸 것인가? 단 한 번의 평온한 삶을 살지 못한 마츠코의 불행한 일생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