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 2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 2
박경철 외 지음 / 리더스북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중구난방 식으로 이 책 저 책 기웃거리고, 무엇을 읽을까 갈피를 잡지 못할 때 나는 책읽기의 고수들의 고언을 많이 참고하는 편이다. 물리적 나이가 나와 비슷하거나, 아니면 새파란 후배이더라도 그들의 홈페이지에도 들어가 많은 정보를 얻는다.  그 중에도 우선 챙겨보는 목록이, 명사들의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는 책이다.  

  각 대학 교수들의 강추 책을 보면 고전이 많다. 초보자인 나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약간은 식상함이 느껴지고, 너무 어렵고 이론서들을 많이 추천한다는 점이 맞지 않는다. 임마뉴엘 칸트의 <순수 이성 비판>이니 밀의 <실락원> 등 제목만 들어도 만정이 떨어지는 목록이 많다. 자크 랑캉이니, 프로이트, 융, 푸코, 데리다 등은 이름만 들어도 머리가 아프다.
 
  한편으로는, 나의 능력 부족을 한탄하며 그나마 여가를 음주가무로 보낸 세월이 후회가 아니 되는 것은 아니다. 흥미 위주의 피하고 좀 진지한 책읽기를 하여야 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언젠가 도서관에서 고1 짜리가 프로이트를 읽고 있었는데, 경외심이 생겨서 이해가 되는가 물어 보았다. 그 아이 말이 ‘천천히 읽으면 재미있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물론 그 아이는 학교 성적도 우수하다고 한다. 부럽고 두려웠다. 그러다, 할 수 없지, 내가 가진 재능만큼 선택하여 읽을 수밖에 하는 체념이었다.

 필자들은, 이 책의 제목처럼 한 권의 책이 인생을 바꾸지는 못한다고 한다. 당연하다. 한 권이 어느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 째 지배 한다면 그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필자들은 자신이 읽은 책들을 이렇게는 말한다.  

“한 권의 책을 통해 나를 가둬두었던 금기가 깨지고, 고식적인 것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내가 이르지 못한 생각에 접하고, 내가 보지 못했던 것을 마주할 수 있다. 참 인생에 이르는 길을 알려주지는 못할지라도,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가는 방법도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는 것이다. (박경철, 9쪽)

 “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바꿨을까? 라는 극적인 이야기를 기대할 것이다. 그러나 ‘추상명사로서의 책’이란 존재가 내 인생을 바꾼 것은 분명하지만 정말 극적이고 드라마틱하게 내 삶의 궤적에 영향을 준 ‘한 권의 책’이 내게는 없기 때문이다.”(미래에셋 이사 이상건, 189쪽)

 

시골의사 박경철 ; “‘논어’의 구절을 인용하며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다. 즉 논어에 대한 소극적이고 원문 해석 이해의 수준을 벗어나 의역하고 현대에 적용하여 본다.” 그가 지금까지 가장 많이 있는 책이다. 논어 주해가 나올 때마다 보아야 속이 시원할 정도라고 한다. 요즘 잘나가고 있어 그를 표지 대표 필자로 하였을 것이다. 박경철은 다방면의 재주꾼이다. 외과 전문의면서 글도 잘 써 제목이 확실치 않지만, 나도 읽어 본 <아름다운 동행>은 베스트셀러이다. 특히 우리나라에 주식이 활성화 되지 않았을 때, 아마존 외서를 통하여 전문가 된 최초의 미네르바이다.  

경영전문가 공병호 : 13년의 조직 생활을 접고, 혼자 1인 기업을 끌어가야 하는 불안한 시기에 자기와 너무 흡사한 찰스 핸디를 <코끼리와 벼룩>이라는 책을 통해서 만난다. 찰스 핸디는“나는 자유를 얻기 위해 안정을 내팽개치고 바로 그 새롭고 무모한 모험의 세계를 선택한 것이다.(24쪽) 자유, 바로 그 단어를 위해서 나 역시 모험을 무릅쓰고 있지 않은 가?

 공병호의 경영 독서 노트 류의 책이 읽는데 나에게는 별 공감이 가지 않아 읽다가 던져 버렸다. 노무현 시대에 조중동에서 당시의 정부를 까기 위해서 공병호를 많이 등장 시킨 걸로 기억한다. 그만큼 그는 보수주의자가 아닌가 생각한다. 토사구팽인가. 그들 신문이 조순형을 버렸듯이 요즈음 공병호도 잘 안 나온다. 내가 신문을 안 봐서 그런지 몰라도. 

 불확실하고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며 살아가는 저자에게 계속 등을 두들겨주고 격려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바로 확신과 용기를 주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렇게 책의 위대함을 말한다. “작가의 힘이란 참으로 위대하다. 시공간을 넘어서 글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 격려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28)


 자기 개발서 작가 이지성 : 새뮤얼 스마일즈 뇌졸중을 이긴 작가.<검약론> <의무론>
   “셀 수 없이 많은 자기계발 서적을 읽으면서 나는 ‘생생하게(vivid) 꿈구면(dream) 이루어진다(realization)는 R=VD 공식의 힘을 알게 됐고, 이 공식을 열심히 실천했다. ”(38쪽)

“나는 사고방식만 변화시키고 행동은 변화시키지 못했는데, 새뮤얼 스마일즈의 <자조론>을 읽고서 생생하게 꿈꾼다는 말의 의미를 제대로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80번, 아니 800번의 거절을 당하더라도 웃는 얼굴로 다시 일어나서 어제보다 더 힘차게, 더 뜨겁게 미래를 향해 달리는 사람, 그게 바로 꿈을 가진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39쪽)

작가 권기태 : <우주로부터의 귀환>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작가 조성기 : 집에서 보증을 잘못서는 바람에 집안에 몰락하고 풍지박산이 되었다. 하루에 한 끼 먹으며 대학을 다니며, 군대생활이랑 비슷하다는 취지에서 읽은 빅터 프랭클린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다시 접했다.
135쪽에 이런 구절이 나온단다
“이런 모든 것으로 우리는 이 지상에서 두 가지의 인간의 타입이 존재함을 배울 수가 있다. 즉 품위 있는 선의의 인간과 그렇지 못한 인간인 것이다”
“산다는 것은 고통을 당하는 것이고, 살아남는다는 것은 고통을 당하는 속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다.”(109쪽)


리더쉽다양성센터 주희진 : 결혼과 박사과정 입학을 동시에 하고, 두 가지 모두 배신과 실망으로 힘들 때 주위의 권유로 마사 베크의 <아담을 기다리며>를 읽게 되엇다. “정해진 삶의 각본은 없으며, 언제든 뜻하지 않게 수정될 수 있다. 즉흥 변주곡처럼 수정되어가는 수정본이 진짜 나의 인생이다.”(129쪽)


소설가 김진규 : 6남매의 막내로 태어나 거의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 아니 아버지와 친하지 못했고 오히려 증오했다. ‘당연하게도’아버지가 돌아가셨다. 하지만 나는 거의 울지 않았다.(138쪽)“ 어린 날 이후, 나는 내내 아버지의 죽음을 ‘기대’하고 살았다. ‘차라리 빨리’, ‘그냥 어서’, 틈틈이 그런 마음을 먹곤 했다.”(142쪽)

김진규도 그렇지만, 장정일은 자기 아버지가 죽으니 만세를 불렀다고 한다. 이것은 역설적이 아닐까.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증오도 하지 않는다.  그냥 잊어버리는 것이다.

"가끔 아버지를 느낀다. 집안이 지나치게 적막할 때, 새벽이 유난히 푸를 때, 함께 사는 강아지가 현관문을 가만히 응시할 때, 나는 저절로 ‘아버지셔?’ 한다.“(144쪽)

“<부서진 사월>을 읽고 나는 환장했다. 울었고, 울었고 또 울었다.”나도 이스마일 카다레<부서진 사월>을 읽고 환장해 보아야 겠다.

인력개발 전문가 안상헌 : 너무나 유명한 정호승의 <슬픔이 기쁨에게>의 시를 읽고 신선한 충격을 받는다. “내 삶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정신적인 면에서는 새로운 가치관을 받아들이는 계기가 되었으면, 생활적인 면에서는 글을 쓰기 시작한 삶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기 때문이다.”(150쪽) 
 
 달랑 시 한편이 이렇게 한 사람의 삶에 개입할 수 있는 게 놀랍다. 그의 말대로 군대 가서 짧고, 읽기 용이하기 때문에 시를 많이 읽고 외워서 그런 것은 아닌가? “군대를 갔다. 고립된 군 생활 속에서 나를 위로해준 것은 시였다. 많은 시를 읽고 외웠다. 야간 경계근무를 설 때도 행군을 할 때도 심지어 밥을 먹을 때도 늘 곁에 시가 있었다.”  태백산맥의 조정래가 글을 쓰기 위해 모든 욕망을 자제하고 심지어 밥도 적게 먹었다고 하더니 그의 노력이 가상하다.

현대리서치연구소 대표이사 이상경:  로맹 롤랑 <매혹된 영혼> 절판 <장 크리스토프> “지난 지금도 가끔 어려운 상황에 부딪힐 때마다 남자의 삶 뒤에서 내조하며 사는 것도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하물며 2차 세계대전 직전의 불안한 시대에 자유를 얻고자 하는 여성이 겪어내야만 하는 고단함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165쪽)

바이올리니스트 조윤범:  바이올리스트로 ‘음악계의 괴물’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한 현악사중주단의 리더다. 예당아크 TV의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을 통해 또 한 번 클래식 음악계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강의 쇼’는 방영되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다양한 재능의 소유자로 뛰어난 언변과 글솜씨로 한국일보 칼럼과 많은 월간지에 글을 연재. 디자인 컴 실력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대중문화의 아이콘이다.(220쪽)

데 크레센초의 <그리스 철학사> ‘대중화’를 어떻게 이루어내느냐를 보여준 선례였다. (218쪽)

 전교육부장관 문용린: 로버트 라이시 <부유한 노예>  “당신의 삶은 이미 균형을 잃었다. 온종일 일만 하며 살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과연 행복한가?” 열심히 일해 가정을 지키고 출세도 하고 남들처럼 소위 성공했다는 말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라이시는 그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단언하고 있다. 가족과 친구와의 정감 어린 교분, 나의 내면을 채우는 자아 실현, 그리고 내 것을 나누고 타인을 위해 무언가를 했을 때 오는 충만감----(244)

돌아가신 어머니가 하셨던 말을 내게 아내가 전했다.
“어느 명절인가 어머니가 제게 그러시더라고요. 당신을 어렸을 때부터 공부만 할 줄 알았지 집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요. 어느 때는 저만 아는 이기적인 놈이라는 생각이 들어 얄밉기까지 했다고 하시던데요?”(245)
쇠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으면 그런 기분이 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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