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미친 사내의 고백 모중석 스릴러 클럽 7
존 카첸바크 지음, 이원경 옮김 / 비채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무려 650여 페이지에 달하는 묵직한 스릴러 소설을 읽었다. 도서관에 뭔가를 하려고 노트북까지 챙겨 갔었는데, 도서관 마당에 차를 파킹시키고, 휴식 때 무엇을 읽을까하고 책을 뒤적이다 이 책이 손에 잡혔다. 참고로 내 차안에는 항상 최소한 15권 정도의 책이 항상 널려 있다. 정오 12시부터 차 안에서 저녁 06까지 읽었다. 집중이 어느 때보다도 잘 되었다. 한시도 딴 곳에 시선을 돌릴 수가 없었다.  그 자리에서 다 읽지는 못했지만 그 시간만은 행복하고 긴장했었다. 물론 아무 일도 못하고 노트북을 열어 보지도 못했지만 말이다.
 
  아무리 남이 가보지 못한 멋진 오지를 여행하고 여행기를 쓴다고 해도, 치밀한 구성과 많은 자료로 보기 드문 추리 소설을 펴낸다고 하더라도 글발이 밑받침이 되지 않으면 많은 공감을 얻기 힘들다. 그런 이유로 우선 존카첸바크는 글 쓰는 능력은 독자를 사로잡고도 남는다.  풍부한 어휘력과 상황에 맞는 적당한 묘사는 탁월하고 가히 일품이라고 할 만하다.

  정신병원을 무대로 설정하여, 희대의 살인마와 정신병자들의 대결이 압권인 아주 치밀한 심리전 스릴러이다. 어느 날 금발의 젊은 간호사가 무참히 살해되고, 정신병원이라는 특성상, 범인으로 키다리라는 환자가 지목되고, 어느 정도 개연성이 있어 묻혀 버릴 수도 있는 사건이었다.  스스로 피해자인 여검사가 파견되어 오면서 사건은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된다. 이 여검사를 중심으로 정신병자로 입원한 소방수 피터와 항상 내면의 소리로 괴로워하는 프랜시스의 살인마 색출 작전이 시작된다.

  정신병자가 나는 안 미쳤다고 백 번 주장해보아야 별로 믿어주는 사람이 없듯이 이 병원에서는 항상 ‘도와 달라’는 외침이 일상화 되어 있고, 그것이 무참히 무시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진실이 왜곡되고 모든 책임이 입원 환자들에게 돌아간다.  정상과 비정상, 주체적 사고와 망상이 혼재하는 곳에서의  살인 사건은 많은 억측을 낳고, 그런 이유로 해결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미궁 속으로 빠져 든다.

  여러 정황을 고려할 때, 나는 그 병원의 관리자들이 범인이 아닐까 짐작했다.  과연 그럴까?  후반부로 갈수록 이 소설은 팽팽한 긴장감 속에 묘사되어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속삭이며 한 발 한 발  조여 오는 그들의 대화와 내면의 소리가  꼬리와 꼬리를 물고 독자를 유혹하여 작가의 페이스에 말려들 수밖에 없게 한다.  
다음으로 이 작가의 『애널리스트』를 읽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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