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씨 집안 자녀교육기
쑤퉁 지음, 문현선 옮김 / 아고라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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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으로 인해 촉발된 멜라민 파동은 온 세계를 골치 아프게 하고 전 인류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지방 함유량을 높이려고 인체에 치명적인 멜라민을 버젓이 우유에 넣어서 팔아먹고도 별로 놀라는 눈치가 아니다. 오히려 성공적 올림픽을 자축하며, 이어서 ‘우주선’의 성공적 발사를 세계적으로 과시하고 있다. 자국의 자랑스러움에 상기된 모습으로 들떠서 인터뷰하는 중국 사람들을 보았을 때 어이가 없었다.

  뻔뻔스러움인가, 아니면 대국적 기질로 봐야 하나. 몇 만 명 죽는 것은 눈도 깜짝 안하고 자기들 할 일만 한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땅덩어리는 크지만 수 십 억의 인구가 먹고 살려는 생존 경쟁이 치열하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고 너무한 감이 들 때가 있다.

 그럼에도 이런 사실이 상당히 역동적으로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최소한의 인간으로 살아남기 위해서, 아니면 더 유복한 삶을 꿈꾸기 위해서 범죄행위에 해당하는 일을 스스럼없이 해치운다. 사형을 감수하더라도 돈 만 벌면 된다는 생각에 꿈틀꿈틀 거리며 돈 되는 곳을 찾는 그들.

 작가의 의도 여부와 관계없이, 문학이 시대를 반영한다고 전제한다면 쑤퉁의 소설은 이에 적격이다. 그의 『마씨 집안 자녀 교육기』의 중편 소설에서도 풍자와 냉소적인 문체로 시대를 이야기 하며 우리를 웃기고 울린다. 특히 주인공 ‘마쥔’이 자기 부인에 의해서 화학 약품으로 제조된 밀주를 마시고 죽는 장면은 아이러니 하다. 고단한 삶을 사는 이들은 어디서나 몸을 아끼지 않고 경제적 이득을 위해서 헌신한다. 거친 말투와 악다구니, 그리고 배신과 슬픔이 항상 공존한다. 이 소설에서도 이런 면을 잘 묘사하고 있다. 단지 아무리 슬프고 괴로워도 해학을 잃지 않는 쑤퉁의 문체를 빌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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