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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량의 상자 - 상 ㅣ 백귀야행(교고쿠도) 시리즈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 손안의책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우부메의 여름』을 읽고 난 여운에 힘입어 『망량의 상자』를 집어 들었다. 미스터리의 고전이라고 평하고 싶을 정도로 이 책은 아주 섬세한 부분까지 ‘이론과 실제’로 무장하여 정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위기도 있었다. 교고쿠도의 장황설이 끝도 없이 계속 될 때, 솔직히 이 책을 던져버리고 싶었다. 잡념으로 흐름이 끊겨 계속 읽기가 어려웠다. 높은 습도의 여름 날씨와 더불어 교고쿠도의 알 듯 모를 듯한 입담은 나를 짜증나게 하였다. 내가 점쟁이 연수를 받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영능력, 점술의 이론, 심령술의 전문적인 내용은 분량 면에서도 너무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은 동료의 충고로 참고 읽었다. 그에 의하면, 이런 지루한 것들이 모두 다음 이야기와 연결되어 이해된다. 인내심을 가지고 참고 읽은 만큼의 작품을 이해하게 되고 재미를 배가시켜 준다고 하였다.
“ 설령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그것에 의해 구원 받는 사람이 있는 한, 그건 나름대로 좋은 거다.” “어떻게 정보를 얻을 것인가는 사활의 문제다.” “우연도 테크닉 중하나다. 사소한 행동이나 몸가짐, 말꼬리 등에서 최대한의 정보를 끌어내는 거지, 교묘한 언변에 의한 유도 신문.” 여기 인용한 내용은 교고쿠도가 세키구치 다츠미에게 면박을 주면서 한 말로 의미심장한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