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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분
쑤퉁 지음, 전수정 옮김 / 아고라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중국의 작가 중에서 ‘위화’나 ‘쑤퉁’의 책은 국내에서 출간되어 나오는 대로 읽게 된다. 여기에 『핸드폰』의 작가 류전윈이 추가 되어서 세 명으로 늘었다. ‘모옌’도 많이 추천되는 작가지만, 그의 『풍유비둔』을 읽다가 던지 이후로는 그에게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아직은 모르겠다.
이 책 『홍분』에서도 쑤퉁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오래된 우리 노래에 ‘여자의 일생’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가요를 생각하게 하듯이, 이 소설에서는 굴곡진 여성들의 삶을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문체로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세 부분으로 나누어 실린 이야기는 고단하고 처절한 여성들의 삶이 생생하게 재현된다. 각기 다른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여성들에게 유독 가혹했던 삶이 수련한 문체로 강물 흐르듯이 펼쳐진다. 밑바닥 삶을 살 수 밖에 없는 구조 속에서 때로는 그들의 진실을 볼 수 있고 웃음을 느끼게 하지만 행복 보다는 불행이 더 강하게 그들을 압박한다.
개인적으로는 간장 공장 같은 구질구질한 배경이 짜증나기도 했지만, 아무리 어려운 고난과 슬픔 속에서도 해학을 잃지 않게 하는 쑤퉁 특유의 입담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